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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쩍새, 안곡습지에 나타나다!

Japanese Scops Owl[Otus semitorques ussuriensis] in Angok wetland

  

Japanese Scops Owl(Otus semitorques ussuriensis).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월요일 늦은 밤에 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당직기사님의 전화였는데, 커다란 새가 유리창에 부딪쳐 떨어져서 데리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한달음에 학교로 달려가서 확인해 보니 큰소쩍새였다. 아마도 학교 유리창에 가볍게 부딪친 듯 보였다. 너무 늦은 밤이고 조치를 취할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어쩌지 못하고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에 와서 살펴보니 눈이랑 부리는 이상이 없었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 날개 탈골 여부를 살펴보고 싶었지만 너무 놀라고 긴장하는 듯해서 그러질 못했다. 그렇게 상태를 살피면서 이틀을 더 데리고 있다가 오늘 오후 야생으로 돌려 보내도 괜찮을 듯 싶어 습지 안쪽의 숲으로 돌려 보내고 왔다. 안곡습지에서 두 번째로 기록되는 큰소쩍새. 녀석이 안곡습지에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큰소쩍새와 소쩍새의 구별

안곡습지에서 다소 흔하게 번식하는 소쩍새와 비교할 때 녀석의 덩치는 몸길이 3~4cm 차이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다. 거의 소쩍새 2배에 달하는 덩치. 그리고 눈에 확 들어오는 붉은 홍채. 영락없는 큰소쩍새. 두 종의 구별은 그닥 까다롭지 않은 편이지만 나중을 위해서 몇 가지 살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덩치의 차이

큰소쩍새는 ♂ 21.5~23.5cm, ♀ 23.5~25.5cm / 소쩍새는 ♂ 18~19cm, ♀ 19.5~21cm. 두 종의 몸길이는 약 3~4cm 정도 차이가 난다. 두 종 모두 암수가 크기에 있어서 성적이형을 보이는데 대체로 암컷이 덩치가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종의 크기는 서로 겹치지 않으며, 덩치 차이가 꽤 많이 나기 때문에 일단 크기로는 그닥 헷갈릴 일이 없다.

   

2. 홍채의 차이

큰소쩍새의 홍채는 붉은색 계열이며, 소쩍새는 밝은 노란색 계열이어서 두 종을 구별하는 중요한 필드마크 중 하나가 된다. 그러나 큰소쩍새의 경우에도 홍채에 노란색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게 있으며, 소쩍새의 경우에도 붉은 계열의 홍채를 가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존재하기 때문에 홍채의 색만으로 두 종을 구별하려 하기 보다는 다양한 특징들을 종합해서 동정할 필요가 있다.

      

3. 귀깃의 길이 차이

큰소쩍새는 귀깃이 길고, 소쩍새는 귀깃이 짧다. 칡부엉이와 쇠부엉이에서 그러는 것처럼. 그렇지만 필드에서 관찰해 보면 귀깃을 세우지 않고 있는 개체들을 자주 만나게 되며, 귀깃의 길이에도 개체마다 변이가 있으므로 절대적인 필드 마크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4. 발가락의 깃털 차이

큰소쩍새는 발가락까지 길고 푹신한 깃털로 덮혀 있지만 소쩍새는 발가락이 깃털로 덮혀있지 않고 발가락 피부가 노출되어 있다. 성조의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종의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를 아직 관찰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필드 마크라고 생각한다. 물론 유조의 경우에는 큰소쩍새도 발가락이 깃털로 덮혀있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소쩍새

소쩍새[Oriental Scops Owl]. Mungap Island, Incheon. 21 May 2010. ⓒ Larus Seeker

▲ 큰소쩍새와 위 사진의 소쩍새를 비교해 보라.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이 녀석의 홍채는 밝은 톤의 붉은색(선홍색?)이 주조를 이루며, 홍채 가장자리에 진한 노란색 반점이 점점히 흩뿌려져 있다. 필드에서 조금 떨어져서 관찰할 경우 붉은색으로 보이기 보다는 진한 오렌지색으로 보일 수도 있다. 붉은색 홍채 곳곳에 흩뿌려진 노란색 반점이 많을 경우 진한 노랑에 가깝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참 고운 눈꺼풀!! ^^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녀석을 데리고 있는 동안 낮에 주로 보여주던 모습이다. 밤이 되면 눈이 말똥말똥해지지만 낮에는 주로 이렇게 눈을 감고 졸곤 했다.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왼쪽 눈(이 사진에선 오른쪽 방향에 있는 눈)을 보면 홍채의 아랫부분을 중심으로 진한 노란색 반점이 불규칙한 띠 형태를 이루며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필드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관찰한다면 오렌지색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부리 위에 위치한 콧구멍을 중심으로 뻣뻣하고 굵은 강모가 자라 있다. 큰소쩍새의 경우 이 강모는 감각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오른쪽 첫째날개의 줄무늬를 보라.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다른 올빼미류처럼 큰소쩍새도 비행깃 바깥우면에 빗살무늬의 털이 있어서 날개짓을 하면서 내는 소리를 상쇄시켜 준다. 소리없는 밤의 사냥꾼, 무시무시하다.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머리 오른편에 귀깃이 얌전히 누워 있다. 이 녀석도 간혹 귀깃을 세우곤 했는데 확실히 소쩍새보다 길어 보였다.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발가락에 덮혀있는 깃털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겨우 이거 한 장 건졌다. 그런데 이 사진에서도 발가락의 깃털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

 

Japanese Scops Owl. Angok wetland, Gyeonggi. 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습지의 숲으로 돌아간 녀석. 걱정했던 것보다 날개짓이 힘차서 마음이 놓였다. 아프지 말고, 또 유리창에 부딪치지도 말고 건강하게 지내렴. 

   

Japanese Scops Owl. Chungnam Wild Animal Rescue Center, Chungnam. 30 July 2015. ⓒ Larus Seeker

올여름 예산에 있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만났던 큰소쩍새. 머리 위로 길다랗게 뻗은 귀깃이 인상적이다. 이 사진에선 발가락을 덮고 있는 털이 잘 나타나 있다. 아래 사진의 소쩍새 발가락과 비교해보라.



소쩍새

    

Oriental Scops Owl. Mungap Island, Incheon. 21 May 2010. ⓒ Larus Seeker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소쩍새의 홍채는 밝은 노란색. 발가락은 깃털로 덮혀있지 않으며 피부가 노출되어 있다.  

  

Oriental Scops Owl. Mungap Island, Incheon. 21 May 2010. ⓒ Larus Seeker

위 사진 속 머리 양쪽에 작은 귀깃이 보인다. 귀깃이 모두 서 있을 경우에도 그닥 길지 않다. 머리와 가슴의 줄무늬를 큰소쩍새와 비교해 보라.  

  

Oriental Scops Owl. Mungap Island, Incheon. 21 May 2010. ⓒ Larus Seeker

마치 둥근 공처럼 앉아 있는 귀여운 녀석.

 

소쩍새[Oriental Scops Owl]. Paju, Gyeonggi. 28 June 2017. ⓒ Larus Seeker

▲ 위 사진의 녀석은 소쩍새 적색형. 회색형 개체와는 참 다른 인상을 보여준다. 색을 제외한다면 외형적인 특징에선 소쩍새의 여러 가지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참고 문헌

박종길. 2014.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자연과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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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anderers.tistory.com BlogIcon plover at 2015.11.05 14:16 신고 [edit/del]

    아이쿠!!
    멋집니다. 새는 불행 중 다행이겠지만.
    홍채의 색이 너무 예쁘네요. 눈꺼풀 완전 섹시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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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o on air at 2015.11.11 23:52 [edit/del]

    사진이 섬세하니까 엄청 신비롭게 보이네요
    님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얼른 회복했나봐요
    헤어짐은 서운하지만 다쳤던 아이가 힘차게 나는것을 보는것이야말로 진정 행복할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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