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Log

쇠솔새, 솔새, Japanese Leaf Warbler의 종 분리 및 동정에 관한 간단한 소개

Introduction of Arctic Warbler, Kamchatka Leaf Warbler, Japanese Leaf Warbler

 

 

솔새류 3종의 번식 지역 및 조사 지역

(출처: “Arctic Warblers” – three species instead of one)

 

 

아시아의 솔새류는 세계를 무대로 탐조를 하는 버드와처들에게도 3대 난제 중 하나라고 한다. 새들을 관찰하고 동정하는 일에 도가 튼 그들에게도 화려한 색을 가진 신대륙의 Warbler들과 달리 녹색과 갈색의 두 가지 색이 주조를 이루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나무와 덤불 속으로 숨어 다니는 아시아의 솔새류를 동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필자 또한 솔새류 동정에 정말 골머리를 앓았던 많은 경험들이 있기에 그들의 어려움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게 머리가 아프던 녀석들이 이제는 조금 눈에 들어오고, 몇 가지 특징들을 통해 그들을 구별해 낼 수 있게 된 요즘에도 여전한 골칫거리가 하나 있는데 바로 쇠솔새와 솔새를 동정하는 일이다. 쇠솔새와 솔새를 구분하는 동정 단서들이 충분하지 않고, 그조차도 경계가 모호하여 극단적인 개체가 아니라면 딱히 누구라고 언급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반복되었고, 급기야 그들의 동정에 대해 손을 놓고 말았던 적도 있었다.

 

최근 그토록 머리를 아프게 했던 쇠솔새와 솔새가 아종이 아닌 별개의 종으로 분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 종이 아종 관계였을 때조차 너무 사소한 차이를 가지고 아종을 분류한 게 아닌가 내심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쇠솔새가 Japanese Leaf Warbler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을 가진 종을 포함하여 모두 3개의 종으로 분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졌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그들이 아종이 아닌 3종의 독립종으로 분리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3종이 독립종으로 분류될만한 어떤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 또 동정을 위한 단서는 무엇인지 살펴 보려고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필드에서 그들을 만났을 때 동정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다만 그들에 대한 정보들을 모으고 정리한 이 글이 모쪼록 필드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동정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솔새? 아하 솔새!

 

새를 관찰하는 탐조가라면 솔새에 대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탐조가들이 솔새라는 말을 들으면 머리 속에 떠올리는 솔새는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솔새와 같은 솔새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솔새인가? 우리나라의 탐조가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 「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산새」, 한국조류목록(한국조류학회, 2009)에서 언급하고 있는 솔새와 이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솔새와는 몇 가지 미묘한 차이(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글의 말미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가 있다. 그래서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 글에서 말하는 쇠솔새, 솔새, Japanese Leaf Warbler는 어떤 종인지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적은 수가 통과하는 나그네새. 몸길이 13cm.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노랑눈썹솔새(10.5cm), 되솔새(12cm), 산솔새(12.5cm)보다 조금 더 큼. 몸 윗면은 갈색을 띈 녹색이며, 몸 아랫면은 회색을 띈 흰색. 솔새보다 눈썹선, 뺨, 몸의 아랫면에 노란색이 약하며 옆가슴과 옆구리에 회색 기운이 있음. 눈썹선은 길고 뚜렷하며, 날개에는 1개의 얇은 줄이 있고, 다리는 연한 황갈색.    

쇠솔새 쇠솔새

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충남 서산시. 2007. 5. 21. ⓒ 김신환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

흔한 나그네새. 몸길이 13cm. 몸 윗면은 녹색이며, 몸 아랫면은 노란색을 띈 흰색. 눈썹선, 뺨, 몸 아랫면에 노란색이 쇠솔새보다 더 진함. 봄과 가을의 이동기에 우리나라를 주로 통과함.

솔새 솔새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 충남 외연도. 2009. 5. 18. ⓒ 권찬수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

몇 회의 관찰 기록만 있음. 이동 경로나 시기 알려져 있지 않음. 대부분의 특징은 솔새와 비슷함. 새와 생명의 터 조류목록에서는 '일본솔새'라 명명하고 있음. 솔새에 비해 날개가 더 길며, 몸 윗면이 탁한 녹색(올리브색), 몸 아랫면의 노란색이 더 진하게 보임. 즉, Japanese Leaf Warbler가 몸 아랫면의 노란색이 제일 진하며, 쇠솔새는 몸 아랫면의 노란색이 거의 보이지 않고 옆구리에 회색이 보이며, 솔새는 몸 아랫면의 노란색이 약하게 있어서 두 종의 중간 정도로 보임. 솔새류 3종 중 크기가 가장 크고 몸무게도 가장 많이 나감(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솔새류 3종의 측정치' 참고).

우리나라에서 촬영된 사진을 구하지 못함.

글 서두의 3종의 비교 사진을 참조할 것.

 

 

 

 

 

솔새류 3종의 분리

 

국제 조류학 위원회(IOC)가 2011년 3월 발표한 조류 목록에서 솔새류 3종이 처음으로 3종의 독립된 종으로 종 변경이 이루어졌다. 기존에 몇 개의 아종을 가진 하나의 종으로 취급되었던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가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라는 3개의 독립된 종으로 분리된 것이다.

 

2011년 이루어진 종 분리에서 3종이 독립되었다는 것 외에도 눈여겨 봐둬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솔새(2011년 변경 전 우리가 알던 그 솔새)의 정체성이 바뀐 점인데 이것은 학명의 변경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솔새의 학명은 그동안 Phylloscopus borealis xanthodryas로 표기되고 있었는데, 이번 종 분리에서 솔새를 Phylloscopus examinandus로 표기하고, 일본 전역에서 번식하는 Japanese Laef Warbler를 Phylloscopus xanthodryas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러한 학명 표기 변경의 의미는 아마도 그동안 솔새(Phylloscopus borealis xanthodryas)라고 뭉뚱그려 표기하던 종을 번식지와 소리 등의 차이점으로 인해 세분하여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와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로 분리하고 그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제 조류학 위원회는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를 이처럼 3종의 독립된 종으로 분류한 근거로 Alström 등이 2011년 Ibis에 발표한 논문을 제시하고 있다. 종 분리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이 논문은 구하기가 어려워 고생하다가 장병순선생님을 통해 어렵사리 구할 수 있었다. 또한 종 분리와 관련하여 논문의 저자들이 작성한 몇 개의 논문과 자료들을 추가적으로 찾을 수 있었기에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자 한다.

 

2011년 IOC 세계 조류 목록의 솔새류 3종의 독립적인 종 분리 

 순

국 명

학 명

영 명

1

쇠솔새

Phylloscopus borealis

Arctic Warbler

2

솔새

Phylloscopus examinandus

Kamchatka Leaf Warbler

3

국명 없음 

Phylloscopus xanthodryas

Japanese Leaf Warbler

 

    쇠솔새(Arctic Warbler)를 독립된 3종으로 종 분리한 자료는 2011년 3월에 작성된 종 업데이트 목록에서 살펴 볼 수 있다. 

IOC SPECIES UPDATES – IOC Version 2.8 (MAR 31, 2011)

 

 

솔새류 3종 분리의 근거가 된 논문

Alström, P., Saitoh, T., Williams, D., Nishiumi, I., Shigeta, Y., Ueda, K., Irestedt, M., Björklund, M. & Olsson, U. 2011. The 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 three anciently separated cryptic species revealed. Ibis 153: 395–410.

 

 

 

 

3종이 독립된 종으로 분리된 이유

 

아종 관계였던 종들을 갑자기 독립적인 종으로 분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이 종들은 외부 형태적 특징과 깃색이 비슷하여 필드에서 만났을 때 전형적인 개체들을 제외하면 동정이 쉽지 않았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형태적인 특징 때문에 분리가 된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유전자 분석? 논문의 저자들이 이에 대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 3종을 분리한 주요 이유는 세 가지인데, 첫째, 소리가 다르고, 둘째, 번식 지역이 다르며, 셋째,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종 분리의 3가지 이유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분리의 첫 번째 이유 - 솔새류 3종의 소리(vocalizations)

   

솔새류 연구의 대가인 Saitoh가 2010년 발표한 논문에서는 솔새류 3종의 분리 근거로 이들의 번식지역이 독립적이며 겹치지 않는 점과 유전자 분석 결과를 주요 이유로 언급하였었다. 그러나 소리 분석의 대가 중 하나인  Alström(Pipit 도감에서 보여준 그의 소리 분석에 대한 열정은 나에게 참으로 놀라웠다)이 솔새류 연구팀에 합류하면서 3종이 보여주는 소리의 차이에 집중하여 연구하게 되었고, 2011년 Ibis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소리의 차이가 종 분리의 주요한 이유로 언급되었다. 솔새류 3종은 외부 형태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동정이 쉽지 않지만 소리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인데, Alström 등(2011)의 논문을 중심으로 솔새류 3종의 소리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솔새류 3종의 소리가 어떤 차이가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제토 칸토(xeno-canto)에서 3종의 소리(song & call) 파일을 구해 들어 보았지만 워낙에 소리 구별과 분석에 문외한이다 보니 논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차이점을 제대로 구별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구글링을 통해 좀 더 쉽고 명확한 자료를 찾아 보던 중 '메기의 탐조 여행' 블로그에서 솔새의 소리에 관한 멋진 글을 찾을 수 있었다. 블로그의 글을 통해 다시 SLU(스웨덴 농업과학대학) 홈페이지에서 논문의 대표 저자인 Alström의 프로필과 논문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고, 그 곳에서 솔새류 3종의 정확한 노래와 소리를 모두 구할 수 있었다. 멋진 글 올려주신 메기님께 감사드린다.

   

Arctic Warblers vocalizations(솔새류 3종의 노래와 소리) 

from SLU Per Alström's Page

 

 

솔새류 3종의 노래(song)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

 

 

솔새류 3종의 소리(call)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

 

출처

솔새류 3종의 노래와 소리: SLU의 Alström 페이지

솔새류 3종의 노래와 소리 분석 소노그램: Alström 등(2011)

  

 

 

분리의 두 번째 이유 - 솔새류 3종의 번식 지역

   

어떤 종을 분류함에 있어서 번식지가 겹치지 않는다는 것은 종을 분리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번식지가 겹치지 않고 멀리 떨어진 독자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이러한 상태에서 진화가 지속되면 종의 특성이 달라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Saitoh 등(2010)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솔새류 3종의 번식지는 서로 겹치지 않는 독자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종 분리의 매우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번식지의 분리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유전자 분기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된다.

 

솔새류 3종의 번식 지역(출처: Saitoh T. 2011. Bird Research News Vol.8 No.11)

갈색은 쇠솔새(P. borealis), 회색은 P. borealis kennicotti, 보라색은 솔새(P. examinandus), 초록색은 Japanese Leaf Warbler(P. xanthodryas)의 번식지. 파란색 점은 쇠솔새, 노란색 점은 솔새, 붉은색 점은 Japanese Leaf Warbler의 연구 지역을 나타냄.

 

쇠솔새(Phylloscopus borealis)는 가장 분포 지역이 넓은데 유럽 북부에서 시베리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번식하며, 쇠솔새의 아종 중 하나인 Phylloscopus borealis kennicotti는 알래스카 서부 지역에서 번식한다. 솔새는 캄차카, 사할린, 일본 북단의 섬인 호카이도, 쿠릴 열도에서 번식하며, Japanese Leaf Warbler는 일본 북부의 섬인 호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혼슈, 시코쿠, 큐슈)에서 번식한다.

 

이 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간 같은 아종으로 취급받았던 솔새(P. examinandus)와 Japanese Leaf Warbler(P. xanthodryas)가 일본의 북부(호카이도, 쿠릴 열도)와 남부(혼슈, 시코쿠, 큐슈)에서 각각 번식하지만, 이들의 번식지가 겹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3종의 번식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것과 달리 이들의 월동지에 대한 정보는 현재 충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쇠솔새는 동남아시아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월동하며, 솔새와 Japanese Leaf Warbler의 월동지는 현재로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솔새의 표본이 발리와 인도네시아에서 기록되었다고 한다. 1938년 Ticehurst가 각 종의 월동지에 대해 조사하였으나 깊이 있는 연구는 시행되지 않았으며, 유전자 분석도 이뤄지지 않아 각 종의 월동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각 지역에서 기록된 소리(calls) 기록을 분석하면 월동지를 보다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솔새류 3종의 번식 및 월동 지역

종명

번식지

월동지

1

쇠솔새

유럽 북부, 시베리아 북부, 중국 북동부, 알래스카 서부

동남아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2

솔새

캄차카, 사할린, 호카이도, 쿠릴 열도

알려져 있지 않음

3

Japanese Leaf Warbler

호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

알려져 있지 않음

출처: IOC World Bird List(2014) Master List 4.2

 

 

우리나라의 솔새류 분포

      

우리나라의 솔새류 분포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으며 현재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다. 봄과 가을의 이동기에 많은 솔새류가 우리나라를 지나가지만 그들의 정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솔새인지 또 어떤 솔새가 어떤 이동 패턴을 가지는 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솔새류의 분포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솔새류가 봄철에는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 사이에 이동하고, 가을철에는 8월 하순부터 9월 하순 사이에 이동한다는 점과 고지대에서 소수의 개체들이 번식을 한다는 점 정도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기술하는 내용들은 우리나라 도감의 자료들과 필드에서의 경험들을 토대로 하는 불확실한 내용임을 미리 밝혀둔다.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에 보면 쇠솔새(쇠솔새와 솔새)는 흔한 나그네새이면서 흔하지 않은 여름철새라고 기술되어 있다. 실제로 봄과 가을의 이동기에는 어렵지 않게 많은 솔새류를 관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의 이동기에 흔히 관찰되는 솔새류는 분리된 3종 중 어떤 종일까? 봄과 가을의 이동기에 흔히 관찰되었던 솔새류는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borealis)인 걸까,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인 걸까,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인 걸까?

 

올해 봄 탐조 중 문갑도와 덕적도에서 이동하는 솔새류 대규모 무리와 만난 적이 있다. 숲 여기저기에 솔새류가 가득 있었고, 크게 노래를 부르며 먹이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누구였을까? 그 때 관찰했던 솔새류의 외부 형태적인 특징은 노란색이 있는 눈썹선, 몸 아랫면의 노란색의 정도로 볼 때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와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지만 형태적 특징만으로 이들을 구분하기에는 필자의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기는 어려웠다. 당시 숲속에선 그들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기에 솔새류 3종의 소리 파일들과 그들의 노래 소리를 대조해 보고, 현장에서 확신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검토를 위해 그들의 노래 소리를 녹음하였다. 아래는 2014년 5월 25일 문갑도의 숲에서 녹음된 솔새류의 소리이다. 문갑도에서 봄철에 대규모로 이동하던 솔새류의 노래는 솔새류 3종 중 누구의 노래인가?

 

 

문갑도에서 봄철에 녹음한 솔새류의 소리(문갑도, 2014년 5월 25일)

 

 

 

쇠솔새, 솔새, Japanese Leaf Warbler의 우리나라 분포는 어떠한까? 새 사진이 올라오는 여러 웹사이트(버드디비, 한국야생조류협회, 인천야생조류연구회)나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을 보면 봄과 가을 이동기에 쇠솔새가 간혹 관찰된 기록이 있으며, Japanese Leaf Warbler도 새와 생명의 터 웹사이트에 3건의 관찰이 기록되어 있다. 그 외에 새 관련 웹사이트에 올라온 대분분의 솔새류는 외부 형태적인 특징이 솔새와 제일 가까워 보인다.

 

쇠솔새(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borealis)는 『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산새』와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에 보면 매우 적은 수가 통과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새 관련 웹사이트에도 쇠솔새의 관찰 기록은 형태적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그닥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필드에서 쇠솔새의 형태적 특징과 일치하는 개체를 본 경험이 별로 없는 점을 떠올려보면 쇠솔새가 매우 적은 수만 통과한다는 기록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원병오와 고아(1971,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에서 재인용)가 북방쇠솔새라 명명했던 쇠솔새는 번식지가 3종 중 가장 북쪽에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주요 이동 루트가 우리나라보다 좀 더 북쪽에 형성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선 보기가 쉽지 않은 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쇠솔새의 분포에 대해 위의 기록과는 상반되는 두 개의 의견이 있다. 첫번째 의견은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의 기술인데, 봄과 가을에 관찰되었던 솔새(외부 형태에 근거한 동정)의 측정 자료를 Saitoh의 자료와 비교한 결과 솔새라고 판단되었던 종의 상당수가 쇠솔새와 일치했다고 한다. 기존의 자료와 상반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쇠솔새와 솔새의 분포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하는 의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의견은 새와 생명의 터 조류목록의 기술인데, 우리나라의 다른 자료들(쇠솔새는 귀한 나그네새, 솔새는 흔한 나그네새라는 분포 자료)과 달리 쇠솔새를 P2(나그네새, 추정분포 2등급), 솔새를 P4(나그네새, 추정 분포 4등급)로 표기하고 있다. 새와 생명의 터 조류목록의 약호를 살펴보면, 추정 분포 2는 개체수 10,000 - 99,999 사이, 추정 분포 4는 개체수 100 - 999 사이를 뜻한다. 그렇다면 새와 생명의 터에서는 쇠솔새를 흔한 나그네새로, 솔새를 매우 적은 수가 통과하는 나그네새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새와 생명의 터 조류목록의 추정 분포가 어떠한 방식으로 작성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사실 여부에 관해 판단하기 어렵지만, 새와 생명의 터 조류목록이 꽤 공들여 작성되고 있고 또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쇠솔새의 추정 분포에 대한 이러한 의견은 검토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이렇게 상반되는 의견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도 쇠솔새와 솔새의 분포에 관해 논쟁거리가 있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는 몇 개의 자료들(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산새,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과 탐조가들의 관찰 기록으로 볼 때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종으로 보인다. 탐조가들이 올리는 사진들을 살펴 보면 우리나라에서 이동기에 관찰되는 솔새류는 형태적 특징과 깃색으로 볼 때 솔새와 좀 더 가까워 보이며, 이동기에 들리는 소리(주로 노래)도 솔새의 소리와 좀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형태적 특징과 깃색, 소리로 미루어볼 때 우리나라에서 이동기에 흔히 관찰되는 솔새류는 캄차카 지역과 일본 북부의 호카이도에서 번식하는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Phylloscopus examinandus)인 것으로 판단된다.

 

Japanese Leaf Warbler(Phylloscopus xanthodryas)는 봄과 가을 이동기에 우리나라에서 매우 적은 수가 관찰된 기록이 있다. 새와 생명의 터 웹사이트에는 이 종에 대한 3건의 관찰 기록이 올라와 있는데 그마저도 1종에 대해서는 동정이 불확실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관찰 기록이 적은 것은 Japanese Leaf Warbler가 이동기에 우리나라를 지나가지 않는 이동루트를 가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간 Japanese Leaf Warbler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동정 또한 쉽지 않아 관찰 기록이 많지 않은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Japanese Leaf Warbler의 존재가 탐조가들에게 알려지고, 더 많은 탐조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다 보면 몇 년 후에는 Japanese Leaf Warbler의 우리나라 분포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은 사실들이 밝혀질 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솔새류 번식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에 보면 쇠솔새(쇠솔새와 솔새)는 흔하지 않은 여름철새라고 되어 있으며, 그 외에 여러 도감 자료들에서도 솔새류는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 번식을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일부 높은 지대(점봉산, 지리산 일대)에서 솔새류의 번식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번식을 하는 종이 정확히 솔새류 3종 중 어떤 종인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에 대해 잘 모르겠다. 이 기록 외에 우리나라에서 솔새류가 번식한다는 다른 기록을 현재로서는 찾지 못하였다. 솔새류는 주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번식을 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번식 실태를 밝히려면 번식 시기인 5월 하순부터 8월 사이에 우리나라의 고산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살펴 본 자료들로 볼 때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솔새류의 종과 분포에 대한 기록들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명확하지 않은 솔새류 3종에 대한 자료들로 인해 탐조가들은 필드에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솔새류에 대한 소리와 유전자 분석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그들의 정체를 밝히는 체계적인 분류학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분리의 세 번째 이유 - 유전자 분석 결과

 

솔새류 3종의 유전자 분석 결과(출처: Saitoh 등, 2010.)

 

Saitoh 등이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솔새류 3종은 유전자(Mitochondrial cytochrome b gene) 분석 결과 주목할 만한 차이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표를 보면 약 250만년 전 빙하기에 쇠솔새(P. borealis)와 Japanese Leaf Warbler(P. xanthodryas)의 종 분기가 일어났으며, 약 190만년 전에  쇠솔새(P. borealis)와 솔새(P. examinandus)의 추가적인 종 분기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들 3종 사이의 유전적 거리는 종으로 분리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그동안 지역에 따라 다양한 아종으로 취급되기도 했던 아종들은 유전자 분석 결과 그 차이가 미미하여 아종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했다. 다만 알래스카에서 번식하는 P. borealis kennicotti는 북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번식하는 P. borealis borealis와 유전적으로 다소간 차이를 보여 아종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러한 유전자 분석 결과는 그동안 같은 종 내에서 아종으로 취급되었던 3종을 독립된 종으로 분리하는데 강력한 근거가 되었다. 또한 Clements Checklist(2013) 등에서 지역에 따라 쇠솔새(P. borealis)를 다수의 아종으로 나누곤 했었는데, 유전적 차이가 크지 않음을 근거로 이들을 다시 합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Saitoh 등은 솔새류를 위에서 언급한 3개의 종으로 분리하고, 쇠솔새 아래에 P. borealis borealis(북부 유럽과 시베리아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번식하는 종)와 P. borealis kennicotti(알래스카 서부 지역에서 번식하는 종) 2개의 아종을 둘 것을 제안하였고, 국제 조류학 위원회가 이를 승인하여 세계 조류 목록에 반영하였다.

 

 

 

 

 

3종의 동정 방법

 

필드에서 솔새류 3종을 동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솔새류는 경계심이 강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주로 높은 나무의 위쪽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활동하기 때문에 형태적 특징을 살피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필드에서 솔새류를 관찰할 때 나무 사이로 빠르게 움직일 때 얼핏얼핏 보이는 형태적 특징만을 가지고 솔새류 3종을 동정하는 것은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대개의 경우 '솔새류'라고 대충 동정해 버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연구실이 아닌 필드에서 솔새류를 제대로 동정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밴딩 조사나 연구실이 아닌 필드에서 솔새류를 동정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 방법은 번식기에 번식 지역에서 관찰하는 방법, 두번째 방법은 소리의 차이를 이용하는 방법, 세번째는 외부 형태적 특징과 깃색(plumage coloration)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방법은 아니지만 필드에서 솔새류를 동정하는 일에 도전하기 위해 차근차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동정 방법 1. 번식기에 번식 지역에서 관찰하는 방법

번식지가 겹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종 분리의 주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종 동정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단서로 이용될 수 있다. 솔새류 3종은 번식지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3종을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솔새류 3종의 번식지역은 위의 표 '솔새류 3종의 번식 및 월동 지역'을 참고하기 바란다. 솔새류가 번식하는 시기인 6월~8월 사이에 각 종의 번식 지역에서 어떤 솔새류를 관찰했다면, 그 솔새는 해당 번식지역에서 번식하는 종일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번식기인 6월에 일본의 혼슈 지역에서 솔새류를 관찰했다면 그 종은 Japanese Leaf Warbler일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며, 같은 시기에 호카이도에서 솔새류를 관찰했다면 그 종은 솔새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6월-8월 사이에 솔새류의 번식이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고, 솔새류가 주로 관찰되는 시기는 봄과 가을의 이동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탐조가들이 이 방법을 활용하는 것은 아쉽긴 하지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동정 방법 2. 소리의 차이를 이용하는 방법

솔새류 3종의 소리(vocalizations)는 종 분리의 주요 이유가 될만큼 종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3종의 노래(song)와 소리(call)를 익혀두고 이를 이용하여 종을 동정하는 것은 아주 유용한 방법, 어쩌면 필드에서 종을 동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솔새류의 봄철 이동기인 5월-6월 사이에 솔새류의 무리를 만나면 노래와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 이 노래와 소리를 이용해서 3종의 소리가 가지는 미묘한 차이들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의 가장 나쁜 점이라면 솔새류 3종의 노래와 소리의 미묘한 차이점들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솔새류 3종의 노래와 소리는 위쪽의 자료와 소노그램을 참고하기 바란다.

 

솔새류 3종의 노래(song)

쇠솔새

지이-지이-지이-지이-지이-지이

굵은 소리로 빠르게 반복되는 단순한 노래

솔새

지지르-지지르

굵은 소리로 된 3개의 음절로 된 노래

Japanese Leaf Warbler

코-코-코-리

2번째 음절에 강세가 있는 노래

출처: Saitoh, 2011.

 

 

동정 방법 3. 외부 형태적 특징을 이용하는 방법

솔새류 3종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데 서식 지역에 따라 깃색(plumage coloration)이 서로 다르며, 개체 간에도 깃색에서 많은 변이를 보인다. 최근 솔새류 3종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Saitoh에 의하면 깃색 등의 외부 형태를 이용한 동정은 다양한 변이를 고려할 때 충분치 않으며, 유전자 분석, 소리 분석 등을 추가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필드에서 새를 동정할 때 그 차이가 미세한 측정치를 활용하거나 혈액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 등을 활용하는 것은 아마추어 탐조가들이 활용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필드에서 새를 관찰하게 될 때 외부 형태와 깃색에 주로 의지하게 되는 탐조가들에겐 매우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깃색과 외부 형태적 특징을 활용한 동정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솔새류 3종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새류 3종이 가지는 전형적인 깃색과 외부 형태적 특징들을 알아두는 것은 필드에서 솔새들을 만나게 되는 탐조가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여전히 유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여기에서는 솔새류 3종의 전형적인 모습(깃색)과 측정 자료들을 중심으로 동정에 도움이 될만한 외부 형태적 특징을 기술하고자 한다.

 

솔새류 3종의 외부 형태 측정치(출처: Saitoh, 2011.)

 

 

쇠솔새

솔새

Japanese Leaf Warbler

 • 몸윗면은 회색 기운이 있는 녹갈색

 • 몸윗면은 노란 기운이 약함

 • 아랫면은 완전히 하얀색

  옆구리와 가슴옆에 회색 기운

 • 날개길이   65.9mm

 • 체      중    9.6g

 • 몸윗면은 녹색

 • 아랫면은 노란 기운이 약함

  서식지역과 개체간 차이가 많음

 • 깃색에 의한 동정이 어려움

 • 날개길이   66.6mm

 • 체      중    11.1g

 • 몸윗면이 탁한 녹색(올리브색)

 • 3종 중 아랫면 노란 기운이 가장 진함

 • 날개 길이가 더 김

  3종 중 제일 크고 무거움

 • 날개길이   70.8mm

 • 체      중    11.9g

 

 

솔새류 3종이 개체와 지역간 변이가 많아 깃색이 동정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의 전형적인 깃색(plumage coloration)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몸윗면의 색을 살펴보면 쇠솔새는 회색기운이 섞인 녹갈색을 띄며 노란 기운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솔새의 몸윗면은 주로 녹색을 띄며, Japanese Leaf Warbler는 탁한 녹색(올리브색)을 띄고 있어서 서로 차이를 보인다. 몸 아랫면은 3종 모두에서 하얀색을 띄며 노란색이 나타나는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쇠솔새 같은 경우는 몸 아랫면에 노란색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하얀색을 띄며, 가슴옆과 옆구리에 회색이 약하게 나타난다. 솔새는 옆목, 가슴옆과 옆구리에 아주 약한 노란색이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Japanese Leaf Warbler는 목, 가슴옆, 옆구리에 노란색이 나타나는데 노란색이 나타나는 범위가 제일 넓으며, 아랫면의 노란색도 3종 중 제일 진하게 나타난다. 

 

전형적인 깃색에서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데 왜 깃색을 이용한 동정에 어려움이 생기는가? 그것은 아마도 솔새류 개체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깃색의 변이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면 전형적인 깃색을 벗어나는 솔새는 쇠솔새처럼 몸 아랫면의 노란색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고, Japanese Leaf Warbler처럼 몸 아랫면에 노란색이 진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또한 쇠솔새의 경우도 솔새와 비슷하게 몸 아랫면에 노란색 계열이 제법 많이 나타나는 개체들도 있기 때문에 동정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경험이 더 쌓인다면 깃색을 활용한 솔새류의 동정이 가능해지려나? 가능해 진다면 좋겠다.

 

솔새류 3종의 외부 형태적 특징 중 동정에 활용할 수 있는 단서는 무엇일까? Saitoh의 솔새류 3종에 대한 측정치 중 2가지 항목이 동정에 활용할 수 있는 단서로 생각된다. 첫번째 단서는 크기와 체중에 관한 것이다. 날개, 꼬리, 부척의 길이를 측정한 자료를 살펴 보면 쇠솔새가 제일 작으며, Japanese Leaf Warbler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또한 쇠솔새가 9.6g으로 제일 가벼우며, Japanese Leaf Warbler가 11.9g으로 제일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필드에서 봤을 때 육안으로 이러한 크기와 체중의 차이가 느껴질 수 있을까? 워낙 경험이 부족하여 현재로선 어떨지 전혀 모르겠지만 경험이 좀 더 쌓인다면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숙련된 탐조가들에게는 솔새류 3종의 크기가 꽤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주목할 부분은 'P10-PC의 길이[각주:1]'에 관한 것이다. 쇠솔새의 P10-PC의 길이는 -1.2mm로 P10( 맨바깥쪽 첫째날개깃)이 가장 긴 첫째날개덮깃(PC)보다 짧다. 반면 Japanese Leaf Warbler는  P10-PC의 길이가 2.7mm로 P10이 첫째날개덮깃보다 많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필드에서 관찰할 경우 P10-PC의 길이는 육안으로 관찰하기는 매우 힘들지만 사진을 촬영할 경우 움직임에 따라 P10(맨바깥쪽 첫째날개깃)을 찍을 수 있는 경우가 간혹 있으며, 이럴 경우 P10과 가장 긴 첫째날개덮깃 사이의 대략적인 길이차와 그 유형을 판단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P10-PC이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 값이 +인지 -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포획을 통한 직접 측정 등의 전문 연구자들이 활용하는 방법이 아닌 사진 촬영으로도 P10-PC의 유형 확인이 가능하다면 P10-PC의 유형은 쇠솔새와 Japanese leaf warbler를 동정하는 데 매우 유용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도감과 조류목록은 솔새류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

 

솔새류 3종의 독립적인 종 분리는 2011년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전에 발간된 우리나라의 주요 도감과 목록에는 이에 대한 사항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러한 이유로 탐조가들이 솔새류의 종 분리가 반영되어 있지 않은 도감과 목록을 참고하여 솔새류를 동정할 경우 여러 가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탐조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감과 조류목록에서 솔새류가 어떻게 분류되고 기술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탐조가들이 마주치게 되는 혼란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는 쇠솔새(Phylloscopus borealis)를 종명으로 채택하고 있고, 쇠솔새의 아종으로 쇠솔새(Phylloscopus borealis borealis)와 솔새(Phylloscopus borealis xanthodryas)를 두고 있다. 이 도감의 쇠솔새에 관한 기술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왼쪽에서 설명하는 아종 솔새의 깃색과 오른쪽에 그려진 솔새 그림의 특징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도감의 왼쪽 설명 부분에서는 '솔새는 쇠솔새보다 눈썹선, 뺨, 몸의 아랫면에 노란색이 약하지만 야외에서 구별하기 힘들다.'라고 솔새의 특징을 기술하고 있으나 오른쪽에 그려진 그림에는 솔새가 쇠솔새보다 눈썹선, 뺨, 몸 아랫면의 노란색이 더 진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솔새의 전형적인 깃색을 생각해 볼 때 이 도감의 아종 솔새의 특징에 대한 기술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글을 '솔새는 쇠솔새보다 눈썹선, 뺨, 몸의 아랫면에 노란색이 더 진하지만 야외에서 구별하기 힘들다.'로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 발간될 개정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수정과 아울러 2009년 발간된 한국조류목록에서 솔새류의 국명이 솔새로 개정된 점과 솔새류가 3종의 독립된 종으로 분리된 점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야생조류길잡이 - 산새

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 산새편에서는 쇠솔새를 종명으로 선택한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와 달리 솔새를 종명으로 채택하고, 솔새의 아종으로 솔새(Phylloscopus borealis xanthodryas)와 쇠솔새(Phylloscopus borealis borealis), Phylloscopus borealis kennicotti(알래스카 서부 지역에서 번식하는 종으로 3종 중 크기가 제일 작음) 3개 아종을 두고 있다. 아종에 대한 설명 중 솔새에 대한 부분을 보면 일본 전역과 캄차카, 쿠릴 열도에서 번식하는 종을 솔새(Phylloscopus borealis xanthodryas)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호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혼슈, 시코쿠, 큐슈)에서 번식하는 P. xanthodryas와 캄차카, 쿠릴 열도, 호카이도 등에서 번식하는 P. examinandus를 뭉뚱그려서 하나의 아종으로 보고 있는 견해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종의 분포에 대한 설명에서 우리나라를 주로 통과하는 아종은 솔새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본 도감에서 뭉뚱그려서 하나의 종으로 보고 있는 솔새(Phylloscopus borealis xanthodryas)를 현재는 독립된 2종으로 취급하고 있으므로 솔새가 우리나라를 다수 통과한다는 기술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아종이나 분류학적인 견해를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려 노력한 이 멋진 도감의 개정판이 나온다면 이 부분에 대한 문제가 어느 정도는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국조류목록

2009년 발간된 한국조류목록(우리나라 조류 연구자들의 대표적인 단체인 (사)한국조류학회에서 발간한 공식 목록)에서는 솔새류를 대표하는 종명이 쇠솔새에서 솔새로 변경되었고, 그 아래에 솔새와 쇠솔새의 2 아종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조류목록에는 같은 시기인 2009년 12월에 발간된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에서 언급된 알래스카 서부에서 번식하는 아종인 Phylloscopus borealis kennicotti에 대한 언급은 되어 있지 않다. 아마도 Phylloscopus borealis kennicotti의 관찰 기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했는지도 모르겠다.

탐조 인구의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매년 새로운 종들이 발견되고, 전세계에서 활발한 분류 연구를 통해 조류들의 분류학적인 지위가 수시로 바뀌고 있는 요즘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조류목록이 없다는 점이 너무나 아쉬울 때가 많다.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조류목록인 한국조류목록이 매년 발간되고, 우리나라에서 매년 새롭게 발견되는 종과 분류학적인 변화들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조류목록 링크 ((사)한국조류학회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한국야생조류협회 게시판의 자료를 링크한다)

 

새와생명의터 2014 대한민국 조류목록

새와 생명의 터에서 발간한 2014 대한민국 조류목록에서는 솔새류 3종을 독립된 종으로 각각 분리하여 나타내고 있다. 솔새류 3종을 독립종으로 표기하는 방식은 2013년 5월에 발간된 목록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국제 조류학 위원회(IOC)가 2011년 공인한 분류학적인 견해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와 생명의 터 목록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솔새의 학명을 Phylloscopus examinandus로 표기하고, Phylloscopus xanthodryas를 일본솔새로 표기하고 있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조류목록과 도감들에서 솔새의 학명을 xanthodryas로 표기했었는데, 새와 생명의 터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솔새라고 부르던 종이 xanthodryas가 아니라 캄차카, 쿠릴 열도, 호카이도 등에서 번식하는 종인 examinandus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표기의 변경이 어떠한 근거와 자료를 통해 진행된 것인지 알 수 없기에 이에 대한 신뢰의 문제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솔새류 분포에 대한 근원적이며 무척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새와 생명의 터 조류목록 작성자의 답변을 들어보고 싶다.

새와생명의터 2014 대한민국 조류목록 링크

 

 

 

 

Japanese Leaf Warbler의 우리말 이름

 

Japanese Leaf Warbler는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독립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아직까지 공인된 우리말 이름이 없다. 현재로서는 '새와생명의터 2014 대한민국 조류목록'에서 '일본솔새'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유일한 우리말 이름이다. 이 종에게 어떤 우리말 이름이 붙여지게 될까? 우리나라의 경우 새롭게 발견된 종에 대해 이름이 붙여지는 방식은 영명을 그대로 번역하거나 종의 외부 형태적 특성을 반영하거나 행동 습성을 반영하여 붙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Japanese Leaf Warbler의 경우 영명을 그대로 번역한 '일본솔새'라는 표현보다는 3종의 솔새류 중 가장 남쪽에서 번식하는 점을 강조하여 '남방솔새'라고 하거나, 3종 중 덩치가 제일 크고 몸무게가 무거운 점을 반영하여 '큰솔새'라고 부르면 어떨까? Japanese Leaf Warbler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그에 어울리는 우리말 이름이 정해지면 좋겠다.

 

 

 

 

참고 문헌

 

• 국립공원관리공단. 2009.  휘파람새과 분류 매뉴얼. 국립공원관리공단.

박종길, 서정화. 2008. 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 산새. 신구문화사.

이우신, 구태회, 박진영, 타니구찌 타카시. 2000.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 LG상록재단.

한국조류학회. 2009. 한국조류목록. 한국조류학회.

Alström, P., Saitoh, T., Williams, D., Nishiumi, I., Shigeta, Y., Ueda, K., Irestedt, M., Björklund, M. & Olsson, U. 2011. The Arctic Warbler Phylloscopus borealis – three anciently separated cryptic species revealed. Ibis 153: 395–410.

Saitoh, T., Alström, P., Nishiumi, I., Shigeta, Y., Williams, D., Olsson, U. & Ueda, K. 2010. Old divergences in a boreal bird supports long-term survival through the Ice Ages. BMC Evolutionary Biology 10:35.

Saitoh T. 2011. Arctic Warbler Ko-mushikui (Jpn) Phylloscopus borealis, Kamchatka Leaf Warbler Oh-mushikui (Jpn) P. examinandus, Japanese Leaf Warbler Meboso-mushikui (Jpn) P. xanthodryas. Bird Research News Vol.8 No.11. 4-5.

 

 

웹페이지

 

• 새와 생명의 터. 2014. 새와생명의터 2014 대한민국조류목록. 새와 생명의 터.

• 메기의 탐조 여행. 쇠솔새(Arctic Warbler), 솔새(Kamchatka Leaf Warbler) 및 국명이 없는 Japanese Leaf Warbler

"Arctic Warblers" vocalizations Online at http://www.slu.se/sv/centrumbildningar-och-projekt/artdatabanken/kontakt1/personal-a-o/per-alstrom/per-alstroms-forskning/arctic-warblers-vocalizations/  [accessed 1 June 2014] 

 

 • “Arctic Warblers” – three species instead of one. Online at http://www.slu.se/Global/externwebben/centrumbildningar-projekt/artdatabanken/Dokument/Personal/Per%20Alstr%C3%B6m/Arctic%20WarblersNY.pdf  [accessed 1 June 2014] 

 Clements Checklist 6.8(2013.8)

   http://www.birds.cornell.edu/clementschecklist/wp-content/uploads/2014/05/ClementsChecklists6_8_excel.xlsx

IOC World Bird List(2014) Master List 4.2(엑셀 파일) © 2014   Updated 15-Apr-2014 with version 4.2

   http://www.worldbirdnames.org/IOC_Names_File_Plus-4.2c.xls

 

 

 

이 글에 대한 의견이 있을 경우 알려 주시면 보다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 'P10-PC'는 맨바깥쪽 첫째날개깃인 P10과 첫째날개덮깃(Primary Covert) 중 길이가 가장 긴 깃 사이의 길이차를 나타낸 것이다. 맨바깥쪽부터 첫째날개깃을 세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맨바깥쪽 첫째날개깃이 P1이 되며, 이런 방식에서는 'P1-PC'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본문으로]
  1. Favicon of https://blog.naver.com/eliya85 BlogIcon 졸리냥 at 2019.08.21 02:00 [edit/del]

    치밀하고도 정성어린 분석에 감동하고 갑니다.
    초보 탐조인으로 공부 도중, 저 셋이 다른 종으로 분리된 근거가 도대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알 수 없어 머리를 싸 매고 있었는데 이렇게 명쾌하게 해설된 글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또한 탐조 시에 관찰기록과 연구결과를 어떻게 융합시켜야 할 지 감을 잡게 된 것도 개인적으로 또 하나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앞으로도 종종 구독하러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ply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