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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밭종다리 유조 관찰

Observation of  Richard's Pipit(Athus richardi) Juvenile

 

공릉천에서 관찰된 밭종다리류 .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며칠 전 공릉천에서 밭종다리 1개체를 관찰하였다. 커다란 덩치와 길고 붉은 부리로 인해 큰밭종다리류(큰밭종다리, 쇠밭종다리)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큰밭종다리와 쇠밭종다리 중에 누구일까? 공릉천에서 관촬된 기록이 없는 쇠밭종다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녀석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았다.

 

 

넌 누구니?

 

공릉천에서 관찰된 밭종다리류 .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위 사진을 살펴보자. 장면에선 먼저 다른 밭종다리들보다 굵은 부리가 눈의 띈다. 굵지만 그리 길지 않은 부리. 멱 바로 아래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굵고 진한 줄무늬. 꽤 길게 뻗어 있는 다리와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서 있는 모습. 마치 키다리아저씨가 생각나는.  부리가 좀 짧아 보이는 모습이 거슬리긴 하지만 전반적인 특징은 큰밭종다리와 일치하였다.

 

공릉천에서 관찰된 밭종다리류 .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이 개체의 옆모습을 살펴 보도록 하자. 큰밭종다리와 쇠밭종다리를 구별하기 위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건 큰날개덮깃의 가장자리 색과 가운데날개덮깃의 검은색 축반의 형태. 이 녀석의 큰날개덮깃 가장자리는 연한 갈색. 가운데날개덮깃(가운데날개덮깃의 가장자리 깃은 변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가운데 부분에 있는 덮깃 3개 정도를 살펴 봄)의 검은색을 띠는 암갈색의 축반은 뾰족한 역삼각형 형태. 그리고 하얗게 보이는 아랫배의 색. 이러한 특징들 모두 이 개체가 큰밭종다리임을 말하고 있었다. 녀석의 정체에 대해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큰밭종다리. 아쉽게도 쇠밭종다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조금 이상하지 않나?

 

이 개체를 처음 봤을 때 키가 크고 일어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마도 큰밭종다리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녀석은 큰밭종다리였다. 그러나 이 개체를 큰밭종다리로 동정하고 마치기엔 몇 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릉천에서 관찰된 큰밭종다리 어린 개체?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제일 먼저 드는 의문은 일반적인 큰밭종다리에 비해 길어보이지 않는 부리. 큰밭종다리는 꽤 필드에서 여러 번 관찰한 경험이 있는데 이 녀석은 부리가 일반적인 큰밭종다리에 비해 유난히 짧아 보인다. 부리의 색을 자세히 살펴 보니 아랫부리가 연한 살색을 띠고 있고, 부리 기부 부분에 어린새에게서 보이는 노란색이 보인다. 아~그랬구나. 녀석은 성조가 아닌 올해 태어난 어린 개체(유조)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부리가 조금 짧아 보이는 점은 이 녀석이 유조라서 그런 걸까? 자료를 찾아봐야 하겠다.

 

 

공릉천에서 관찰된 큰밭종다리 어린 개체?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이 녀석은 큰밭종다리 성조에 비해 발가락의 뒷발톱(hind claw)도 조금 짧아 보였다. 큰밭종다리는 쇠밭종다리에 비해 훨씬 기다란 뒷발톱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개체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뒷발톱의 길이가 쇠밭종다리 만큼이나 짧아 보인다. 큰밭종다리 유조는 뒷발톱도 짧게 나타나다가 자라면서 점점 길어지는 건가? 유조들의 성조와 다른 형태적 특징들은 여전히 어렵고 동정을 참 까다롭게 만드는 것 같다.

 

 

공릉천에서 관찰된 큰밭종다리 어린 개체?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머리 꼭대기에서 뒷머리로 이어지는 강렬한 줄무늬와 마치 비늘무늬처럼 보이는 등판의 덮깃들. 도감을 찾아보니 큰밭종다리류 유조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이란다. 꼬리깃 끝부분의 형태도 성조보다는 조금 뾰족하게 보인다. 가운데날개덮깃 가장자리의 하얀 줄무늬는 성조에 비해 조금 넓고 더 하얗게 보인다. 큰밭종다리보다는 쇠밭종다리의 가운데날개덮깃 가장자리 형태(덮기 가장자리로 굵은 하얀색 가장자리 선이 나타남)와 더 유사해 보인다.

 

 

 

이 녀석은 어디에서 온 녀석일까?

 

야생조류 필드가이드를 보면 큰밭종다리는 중앙아시아에서 오호츠크해 연안, 러시아 극동 지역, 중국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와 동부,  대만,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한다고 하며, 가을철에는 9월 초순부터 10월 중순 사이에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나그네새라고 한다. 그렇다면 녀석은 어느 지역에서 태어난 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공릉천에서는 봄철 이동기에 큰밭종다리 성조들이 자주 관찰되곤 한다. 그러나 가을철 이동기에는 성조는 거의 관찰되지 않으며 주로 유조들의 모습이 관찰되곤 한다. 왜 그런걸까? 어쩌면 봄철 북상하는 성조들의 이동루트와 가을철 남하하는 성조들의 이동루트가 다른 걸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유조들은 왜 가을철에 성조들이 이용하지 않는 남하 루트를 이용하고 있는걸까? 새들의 이동은 여전히 미스터리한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큰밭종다리(Richard's Pipit Anthus richardi) 유조.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큰밭종다리(Richard's Pipit Anthus richardi) 유조.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큰밭종다리(Richard's Pipit Anthus richardi) 유조.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큰밭종다리(Richard's Pipit Anthus richardi) 유조.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큰밭종다리(Richard's Pipit Anthus richardi) 유조. 파주 공릉천. 2015. 9. 4. ⓒ Larus Seeker

 

 

 

[Pipits and Wagtails]에서 묘사하고 있는 큰밭종다리

 

 

 

Adult Richard's Pipit(source: Pipits and Wagtails, 2003)

 

 

Juvenile Richard's Pipit(source: Pipits and Wagtails, 2003)

 

 

 

 

참고 문헌

 

박종길. 2014. 야생조류 필드가이드. 자연과 생태.

• Alström, Per and Krister Mild. 2003. Pipits and Wagtails.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ew Jer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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