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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최초 관찰된 후 매년 1~2 개체가 관찰되곤 하던 나무밭종다리가 올봄에는 중부에서 남부에 이르는 다양한 도서 지역에서 4개체나 관찰되었다. 운 좋게도 이 중 2개체를 현장(어청도와 외연도)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었고, 녀석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면서 나무밭종다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후 올봄에 다른 지역에서 관찰된 나무밭종다리들의 사진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각각의 개체가 뿜어내는 개성이 상당해서 '이 개체들이 과연 같은 종이 맞나?' 하는 놀람과 감탄을 연발했었다. 이 글에서는 올봄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나무밭종다리 4개체의 외부 형태(깃차림과 구조적 특성)를 톺아보고, 이를 통해 봄철에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나무밭종다..
새들의 이동기에 섬에 들어가면, 다양한 밭종다리들을 만나게 된다. 힝둥새, 붉은가슴밭종다리, 흰등밭종다리, 밭종다리, 큰밭종다리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만나는 건 힝둥새. 밭이나 숲 가장자리 여기저기에서 꼬리를 까딱거리며 바삐 돌아다니는 힝둥새들의 모습 속에서 나는 (있는 그대로 힝둥새를 사랑스런 눈길로 보질 못하고) 늘 엉뚱한 녀석을 찾곤 한다. 저 녀석 옆구리 줄무늬가 얇아 보이는걸? 등판이 너무 갈색인데? 혹시 나무밭종다리 아닐까? 소리 없이 날아가는 저 녀석이 나무밭종다리는 아녔을까? 운 좋게도 올봄 어청과 외연에서 나무밭종다리를 2차례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두 번에 걸쳐 관찰한 나무밭종다리는 깃차림과 구조적 특성 면에서 힝둥새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들(특히 얼굴 패턴과 옆구리의 줄무늬)..
새 이름에 '솔새사촌'이 붙은 새는 모두 4종 - 솔새사촌, 노랑배솔새사촌, 긴다리솔새사촌, 쇠긴다리솔새사촌. 올봄 노랑배솔새사촌을 관찰하면서 솔새사촌류 4종을 모두 관찰하였다. 그 기념으로~ ^^ 솔새과의 계통 분류 솔새과(Family phylloscopidae)의 계통 분류는 지난 세기동안 끝없는 변화를 겪어 왔다. 최근에는 분자유전학을 이용한 계통 분류가 진행되면서, 외부 형태를 이용한 분류에서 생각치 못했던 다양한 사실들이 밝혀 지고 있다. 솔새과도 그 중 하나인데, 각 학자들이 일부 종들을 대상으로 분류를 하다 보니 과 전체적인 모습을 살피는 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가 Alström 등이 2018년 솔새과 전체를 정리하는 논문을 발표해 주었고, 이 논문을 통해 솔새과 각 종들이 어떤..
필드에서 연노랑눈썹솔새(라고 생각하는 개체)를 만났을 때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연노랑눈썹솔새의 소리(song이나 call)를 내는 개체를 만나거나 아주 전형적인 외형 특징을 보여주는 개체를 만나게 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이번 봄에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 노랑눈썹솔새들이 가득한 봄 섬에서 연노랑눈썹솔새의 call을 4번 정도 들었지만 소리를 내고 있는 개체를 육안으론 관찰하지 못했다. 눈 앞에 보이던 연노랑눈썹솔새처럼 생긴 녀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울지를 않더라. 어쩌라고? ^^; 노랑눈썹솔새들 사이에서 연노랑눈썹솔새처럼 보이는 녀석들(아랫부리가 검어 보이고 다리가 어두운 녀석들)을 만나게 되면 마음을 다해서 관찰을 하게 된다. 아랫부리까지 까맣고 뾰족한 부리, ..
번식이 끝난 후 깃갈이를 마친 가을철 새깃 상태에서 노랑눈썹솔새 복합군은 서로 다른 깃차림을 보여서 외형으로 동정이 가능하다. 깃이 바래고 마모된 봄철 낡은깃 상태에서도 전형적이며 극단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개체들은 외형으로 어느 정도 동정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간적인 특징들을 보여주는 개체들은 어떨까? 연노랑눈썹솔새 느낌이 나지만 부리가 조금 밝다거나 둘째날개 기부의 흑갈색 반점이 크지 않다거나 하는 개체들은? 정말 이들의 동정은 포기해야 하는 걸까? 1부에서 소리(song과 call)로 이들을 동정하는 법을 살펴봤다면, 이번 글에서는 외형으로 이들을 동정하는 방법을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전형적인 개체들의 외형 특징들을 살펴보고, 이후 중간 특성들을 보이는 개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과정들..
봄철 이동기가 되면 섬과 육지에서 참 많은 노랑눈썹솔새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가을에 깃갈이를 마치고 새깃을 가진 채 이동하는 (비교적 동정이 수월한) 개체들과 달리 봄에 이동하는 개체들은 깃의 마모와 손상 정도가 개체마다 다르고 이에 따라 깃차림이 정말 다양해서 동정을 시도할 때면 언제나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정말 이렇게 다르게 생긴 녀석들이 모두 노랑눈썹솔새인 건가 하는 의문이 들고. 그러다가 연노랑눈썹솔새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난 후부터는, 노랑눈썹솔새 무리 중 다리 색이 유난히 어둡고, 아랫부리가 까맣고 부리가 뾰족한 녀석을 만나게 되면 혹 연노랑눈썹솔새가 아닐까 늘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동기에 매우 드물게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만나기도 어렵고 구별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는 연노랑눈썹솔새. ..
동박새, 작은동박새, 한국동박새를 구별하기 위해 우리가 제일 먼저 살펴보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옆구리 색을 살펴보는 것일 테다. 동박새는 옆구리에 옅은 담황색이 나타나고, 작은동박새는 담황색이 없이 회백색이며, 한국동박새는 밝은 밤색이 나타난다. 그러나 미성숙 개체일 경우 세 종 모두 옆구리에 특별한 색이 나타나지 않고 회백색이나 흰색을 보여준다. 따라서 옆구리 색 패턴에만 의존해서 동박새류 세 종을 동정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문제 - 그 중 가장 흔한 실수가 옆구리에 담황색이 나타나지 않는 동박새나 한국동박새를 작은동박새로 오동정하는 일 - 가 발생하게 된다. 옆구리 색과 상관없이 이들 세 종을 동정하는 일은 가능할까? 옆구리의 색 이외에도 이들의 동정을 위한 식별 포인트는 꽤 다양하..
동네 어귀에서도 유리딱새와 검은딱새들이 보이는 걸 보니 봄은 봄인가 보다. 본격적인 봄 시즌이 시작되면 새롭게 만나게 될 종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올봄에는 어떤 녀석들을 만나게 될까? 여기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새로운 도전이 있다: 동박새들 사이에서 작은동박새 찾기! 2004년 소청도에서 처음 관찰된 이래로 최근 몇 년간 관찰기록이 증가하고 있는 작은동박새. 동박새와 작은동박새는 어떻게 다를까? 동박새들 사이에서 작은동박새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 글씨가 작아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시길 권장합니다. 작은동박새 Swinhoe's White-eye 동박새 Warbling White-eye 크기와 느낌 작고 날렵한 느낌 크고 통통한 느낌 얼굴 대비가 확실..
아메리카홍머리오리 암컷 동정하기 Identification of American Wigeon[Anas americana] female-type plumage in South Korea 제주에서 월동하는 갈매기들을 살펴보고 싶어 찾아간 여행이었다. 그런데 이 날은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고 하늘도 잔뜩 흐려서 사진을 찍어도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원하던 갈매기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오늘은 참 재수도 없구나 싶어 성산포 쪽을 포기하고 그나마 갈매기들이 모여 있을만한 종달리로 이동하던 길이었다. 해안을 따라 움직이다가 길 안쪽으로 움푹 들어온 해안가에서 먹이활동 중인 홍머리오리 무리를 발견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홍머리오리라도 찍고 가자고 차에서 내려서 녀석들을 관찰하던 중 먼 바다 쪽에서 머리에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