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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도에서 만난 도둑갈매기류

Skuas of Socheong Island

 

Skuas. Socheong Island, Incheon. October 2016 ⓒ Larus Seeker

 

 

가을 시기에 맞춰 소청에 가는 이유 중 하나인 녀석들, 도둑갈매기들. 가을에 소청 앞바다를 통과하는 도둑갈매기류를 만나는 건 가을 탐조의 로망 중 하나이다 내게는. 비록 소청을 오가는 (너무나 빨라서 모든 게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페리의 선상에서 아주 잠깐 스치듯 만나게 되는 거라 해도 그 찰나의 만남이 가져다 주는 놀라움과 희열을 포기할 수 없어 해마다 가을이 되면 소청행 페리를 타곤 한다.


이번 소청 탐조에서도 이들을 만나기를 무척이나 기대했고, 페리호의 선상에서 바람을 맞아가며 녀석들을 눈이 빠지게 찾았지만 결과는 그닥 좋지 못했다.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작년까진 개방해주지 않았던 선상을 개방해 준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



우리나라의 도둑갈매기류

도둑갈매기과(Family Stercorariidae)는 전세계에 7종이 있고, 이 중 우리나라에는 4종(긴꼬리도둑갈매기, 북극도둑갈매기, 넓적꼬리도둑갈매기, 큰도둑갈매기)이 기록되어 있다. 이 중 넓적꼬리도둑갈매기의 관찰빈도가 제일 높은 듯하고, 북극도둑갈매기도 꽤 많은 수가 관찰되고 있다. 큰도둑갈매기와 긴꼬리도둑갈매기는 아직까지 관찰기록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긴꼬리도둑갈매기의 관찰 기록은 10회가 채 되지 않으며, 웹상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긴꼬리도둑갈매기 [Stercorarius longicaudus / Long-tailed Jaeger]

도둑갈매기류 중 크기가 가장 작은 종이며, 우리나라 관찰기록이 매우 적음. 웹상에서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긴꼬리도둑갈매기의 사진을 아직 보지 못하였음.

  2002년 5월 14일  Nial Moores님에 의해 전남 비금면 해상에서 첫관찰(사진 없음)이 이루어짐

  2010년 6월 13일  강창완선생님 일행이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1개체 관찰함(한국조류학회지 第18卷 第1號, 2011.3, 87-91)

  2011년 5월  3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팀(김현우, 안용락, 최석관, 손호선)이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3개체 관찰함(한국조류학회지 第18卷 第3號, 2011.9, 259-262)

  이 후 흑산도와 가거도 해상에서 몇 회의 관찰기록이 있음

  2015년 7월 17일  Nial Moores 일행이 포항 호미곶에서 3개체 관찰함(흐릿한 사진 자료 있음)

  주로 5월~6월에 관찰됨


큰도둑갈매기 [Stercorarius maccormicki / South Polar Skua]

South Polar Skua. Chilbal Island, Jeollanam-do. 29 July 2009 ⓒ Park Jong-Gil

도둑갈매기류 중 가장 덩치가 크며 날개가 넓고 육중한 종.

  1995년 11월 4일 Nial Moores님에 의해 부산 앞바다에서 첫관찰이 이루어짐

  이 후 다수의 관찰이 이루어짐

  6월, 7월, 8월, 10월, 11월에 관찰기록이 있음


북극도둑갈매기  [Stercorarius parasiticus / Parasitic Jaeger]

Parasitic Jaeger[Stercorarius parasiticus]. Socheong Island, Incheon. 4 October 2014 ⓒ Larus Seeker

넓적꼬리도둑갈매기와 유사하여 동정에 혼란이 많이 생김. 지난 몇 년간의 관찰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꽤 많은 개체수가 이동기에 먼바다를 주기적으로 통과하는 것으로 판단됨

  1987년 9월 15일  J. Booker 포항 앞바다 3km 해상에서 담색형 성조 3개체, 암색형 성조 1개체 관찰함

  2002년 9월  7일  최순규선생님이 강릉 연곡천에서 미성숙 1개체 관찰함

  2003년 9월과 10월  Nial Moores님이 소청도 앞바다에서 4개체 관찰함

  최근 몇 년간 소청도 앞바다에서 다수의 관찰 기록이 있음


넓적꼬리도둑갈매기  [Stercorarius pomarinus / Pomarine Jaeger]

Pomarine Jaeger[Stercorarius pomarinus]. Socheong Island, Incheon. 3 October 2016 ⓒ Larus Seeker
도둑갈매기류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종. 봄과 가을 주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듯 하지만 봄철 통과 시기는 불명확함. 담색형과 암색형이 있음.
  1995년 11월 4일 Nial Moores님에 의해 부산 앞바다에서 첫관찰이 이루어짐

   (2001년 3월 Nial Moores님에 의해 전남 가거도 해상에서 첫관찰이 이루어졌다는 기록도 있으나 자세한 내막을 파악하지 못함)

  2002년~2003년 10월~11월 Nial Moores님이 소청도 앞바다에서 관찰함
  이 후 다수의 관찰이 이루어짐



우리나라에서 도둑갈매기류를 관찰하는 방법

도둑갈매기류는 대체로 봄과 가을의 이동기에 먼바다를 통과해 이동하기 때문에 해안가에서 관찰이 쉽지 않다(도둑갈매기류의 우리나라 앞바다 이동 루트와 패턴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도 관찰이 어려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이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배를 빌려서 실시하는 해양성 조류 선상 조사나 섬을 오가는 여객선 위에서 녀석들을 찾는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두 가지 방법 중 탐조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섬으로 오가는 길에 여객선 갑판 위에서 녀석들을 눈이 빠지게 찾는 것이다. 녀석들을 관찰하기 위해 탐조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예전엔 가거도나 흑산도를 오가는 여객선이었고, 최근엔 소청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자주 이용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엔 흑산도를 오갈 때와 외연도를 오갈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도둑갈매기들을 찾곤 했었는데, 슴새류 몇 마리를 만났을 뿐 도둑갈매기들은 만나지 못했었다. 도둑갈매기들을 만난 건 몇 년전 가을 소청도로 가는 뱃길에서였다.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탓에 제대로 즐기기도 어려웠지만 그들과의 첫만남은 만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이 어디 그렇던가. 해가 갈수록 그들을 좀 더 제대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이러저러한 묘책을 세워 그들을 관찰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둑갈매기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뾱족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시간이 좀더 지나면 눈 밝고 머리 좋은 누군가가 멋진 방법을 찾아내는 날이 올테지.



북극도둑갈매기[Parasitic Jaeger] VS 넓적꼬리도둑갈매기[Pomarine Jaeger] 미성숙 개체

   

          Parasitic Jaeger. 4 October 2014 ⓒ Larus Seeker                    Pomarine Jaeger. 3 October 2016 ⓒ Kwon Chan-Su


북극도둑갈매기와 넓적꼬리도둑갈매기는 번식깃 상태에서는 특이하게 생긴 꼬리의 형태로 인해 동정이 어렵지 않지만 비번식깃 상태이거나 다 자란 성조가 아닌 경우 두 종의 구별이 상당히 어렵다. 특히 미성숙 개체의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2014년과 올해 관찰한 두 종의 미성숙 개체 사진을 살펴보는 것이 동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사진 자료를 제시한다. 두 종의 동정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늘어놓을 만한 실력이 되질 않아 설명은 최대한 간단하게.

북극도둑갈매기 미성숙 개체
2014년 가을 소청도 앞바다에서 관찰한 개체. 운이 좋아 꽤 다양한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유조도 아니고 성조도 아닌 미성숙개체여서 동정에 꽤나 애를 먹었지만 아래의 사항들을 고려하여 북극도둑갈매기 미성숙 개체(2년생~3년생)로 동정하였다.

이 개체가 보여주는 북극도둑갈매기로서의 특징들
  • 중앙꼬리깃이 뾰족하고 많이 돌출되어 있음. 돌출 정도는 성조에 가까움.
  • 머리의 dark- cap이 목까지 내려 오지 않음.
  • 부리는 가늘고 짧으며, 부리 기부는 살색이고 부리끝은 검은색.
  • 날개깃의 폭이 (넓적꼬리도둑갈매기와 비교하여)상대적으로 좁고, 날개가 날렵하게 보임. 
  • 첫째날개깃 깃축의 흰색이 7장.
  • 아랫날개덮깃에 굵은 줄무늬와 가슴의 줄무늬로 볼 때 2년생~3년생 미성숙 개체로 보임.
 
1-1. 

Parasitic Jaeger[Stercorarius parasiticus]. Socheong Island, Incheon. 4 October 2014 ⓒ Larus Seeker

2014년 소청도 앞바다에서 관찰했던 개체. 첫째날개깃 깃축의 흰색이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이 사진에서 보이기로는 7장으로 보인다. 사실 이 개체가 긴꼬리도둑갈매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었는데, 첫째날개깃 깃축으 흰색이 너무 폭넓어서 녀석은 후보에서 제외하였다.   

 

1-2. 

Parasitic Jaeger[Stercorarius parasiticus]. Socheong Island, Incheon. 4 October 2014 ⓒ Larus Seeker

부리는 부척 가늘고 날렵해 보인다. 넓적꼬리도둑갈매기의 부리는 이보다 두툼하게 나타난다. 이 사진에서 가운데 꼬리깃이 뾰족하게 돌출된 것이 잘 보이는 데, 북극도둑갈매기의 특징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미성숙 개체의 경우에도 가운데 꼬리깃이 돌출되기는 하지만 이처럼 길게 돌출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1-3. 

Parasitic Jaeger[Stercorarius parasiticus]. Socheong Island, Incheon. 4 October 2014 ⓒ Larus Seeker

날개의 형태가 꽤 날렵하게 보인다. 북극도둑갈매기와 긴꼬리도둑갈매기는 다른 새들을 추격해서 먹이를 가로채는 도둑질을 많이 하기 때문에 날개가 매처럼 날렵하고 뾰족한 반면, 도둑질을 덜 하는 넓적꼬리도둑갈매기(번식지에서 주로 쥐를 사냥한다)는 날개폭이 더 넓고 둔탁한 편이다. 아래의 2-1 넓적꼬리도둑갈매기의 날개 형태와 비교해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1-4. 

Parasitic Jaeger[Stercorarius parasiticus]. Socheong Island, Incheon. 4 October 2014 ⓒ Larus Seeker
이 개체가 북극도둑갈매기임을 잘 나타내 주는 사진.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미성숙 개체
이번 탐조에서 관찰한 넓적꼬리도둑갈매기. 이 녀석을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사진이 너무 형편없어서 함께 했던 권찬수선생님의 사진을 대신 싣는다. 사진 사용을 기꺼이 허락해 준 권찬수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위에서 언급했던 북극도둑갈매기의 특징들과는 다른 특징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여 이 개체는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미성숙 개체로 동정하였다.

이 개체가 보여주는 넓적꼬리도둑갈매기로서의 특징들
  • 중앙꼬리깃이 뾰족하게 돌출되어 있으나 돌출 정도가 많지 않음.
  • 머리의 dark- cap이 목까지 내려 오지 않음.
  • 부리는 북극도둑갈매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굵게 보임.
  • 날개깃의 폭이 (북극도둑갈매기와 비교하여)상대적으로 넓고, 날개가 둔탁하게 보임. 
  • 아래날개의 흰색이 폭 넓으며, 초승달 무늬가 2개로 보임.
  • 아랫날개덮깃에 굵은 줄무늬와 가슴의 줄무늬로 볼 때 2년생~3년생 미성숙 개체로 보임.


2-1. 

Pomarine Jaeger[Stercorarius pomarinus]. Socheong Island, Incheon. 3 October 2016 ⓒ Kwon Chan-Su



2016년 10월 탐조에서 관찰한 넓적꼬리도둑갈매기

소청에서 돌아오는 배 위에서 꽤 많은 수의 도둑갈매기류를 관찰했는데, 거리가 멀고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 정확히 어떤 도둑갈매기인지 동정하는 건 쉽지 않았다. 동정이 가능했던 대부분의 개체는 넓적꼬리도둑갈매기로 보였다. 


3-1.

Pomarine Jaeger[Stercorarius pomarinus]. Socheong Island, Incheon. 3 October 2016 ⓒ Larus Seeker


3-2.

Pomarine Jaeger[Stercorarius pomarinus]. Socheong Island, Incheon. 3 October 2016 ⓒ Larus Seeker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비번식깃 성조로 보인다.


3-3.

Pomarine Jaeger[Stercorarius pomarinus]. Socheong Island, Incheon. 3 October 2016 ⓒ Larus Seeker

이 개체 역시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비번식깃 성조로 보인다.




가을에 소청 앞바다를 통과하는 많은 수의 도둑갈매기들에 대한 정밀한 해상 조사가 이루어져 이들의 이동 생태나 패턴이 자세히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내년이면 소청도에 철새연구센터가 들어선다니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사진 사용을 기꺼이 허락해 준 박종길선생님과 권찬수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공감은 저에게 힘이 됩니다.

 



  1. Oh Tae Seok at 2016.10.18 13:51 [edit/del]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네!
    사진도 상당히 디테일해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

    Reply
  2. Favicon of https://wanderers.tistory.com BlogIcon plover at 2016.10.20 01:01 신고 [edit/del]

    우선 갈매기, 슴새 그리고 도독갈매기를 구분하는 것 부터 해야겠군요.
    아무래도 만년 초보를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요.
    김선생님 덕분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ㅎㅎ

    Reply
    • Favicon of https://gulls.tistory.com BlogIcon Larus Seeker at 2016.10.21 10:59 신고 [edit/del]

      서해에선 괭이갈매기 유조와 슴새, 도둑갈매기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하심 됩니다.
      처음엔 그들의 실루엣 때문에 혼동이 많이 되는데, 차츰 실루엣이 눈에 익게 되면 그때부터 구체적인 동정이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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