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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수어 쟁투!

2016.03.23 00:09 | BIRDING STORY

임연수어 쟁투!

Struggle for Arabesque greenling!

 


최근에 공현진항에 두번이나 다녀왔다. 공현진 해변에 잔뜩 몰려들 재갈매기들과 흰갈매기들을 보러 간 거였는데, 갈 때마다 해변이 썰렁해서 항구 안쪽에서 큰재갈매기와 수리갈매기들을 보면서 놀다 왔다.


먹이를 차지하기 위한 쟁투! 최고의 후보는??

2월과 3월 공현진항에는 임연수어(Arabesque greenling)가 풍년이었다. 집에 가서 구워먹을 수 있게 5,000원어치만 주시라 말씀드렸는데 워낙 많이 잡히는지라 인심이 후해서 스무마리나 담아주시는 바람에 집에 와서 손질하느라 애를 먹었다. 물론 손질한 녀석들은 매운탕 끓여 먹고, 지져 먹고, 구워 먹고...아주아주 잘 먹고 있다. 껍질로 쌈밥을 해먹어도 맛있다고 하던데, 그건 아직 못해봤다. 이야기가 또 딴 데로 새버렸는데, 어쨌든 그 덕에 그물 작업하시는 선장님께 부탁드려 갈매기들에게 임연수어랑 잡어들을 실컷 던져주면서 사진을 찍었다. 물론 먹튀(달랑 임연수어만 받아먹고 튀는 녀석들)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꽤 가까운 거리에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그런데 녀석들, 먹이 앞에선 나이도 없고 체면도 없다. 한 마리 던질 때마다 항구 안쪽에선 물고기를 차지하려는 전쟁이 벌어진다. 동정을 위한 사진으론 쓸모가 없었지만 컴퓨터에 쳐박아 두기엔 아까운 사진들이 있어서 몇 장 올려 본다. 


Candidate 01.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작은 잡어 하나 던져줬는데, 네 마리가 서로 물고 놓지를 않는다. 사람이나 갈매기나 어린 녀석들은 언제나 배고픈가 보다. 큰재갈매기 성조들은 커다란 임연수어가 아니면 잘 움직이지 않았지만 배고픈 어린 녀석들은 아주 작은 생선에도 언제나 야단법석이다.


Candidate 02.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워낙에 이렇게 정신없이 움직이는 터라 동정을 위한 사진을 차분하게 찍을 수 없었다. 먹이를 던져줬으면 사진 한두 장 모델이라도 서줘야 할 거 아니냐. 이 날따라 선장님의 착한 따님이 계속해서 챙겨주시는 바람에 임연수어를 적어도 60~80마리는 던져줬을 거다. 그런데 제대로 건진 사진은 던져준 임연수어 숫자만큼도 안된다. 이봐, 먹튀는 곤란하다구!! ^^;


Candidate 03.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수리갈매기 2년생(왼쪽)이랑 큰재갈매기 2년생이랑 붙었다. 누가 이겼을까? 수리갈매기가 이겼다 이 싸움에선.


Candidate 04-1.

Gonghyeonjin Port, Gangwon. 18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이 빨간 생선의 이름을 선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었는데 도대체가 기억이 안난다. 이 망할 기억력. ^^;


Candidate 04-2.

Gonghyeonjin Port, Gangwon. 18 February 2016. ⓒ Larus Seeker


Candidate 05.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이렇게 고생하고도 갈가리 찢긴 작은 생선 조각 하나 건졌다. 먹고 살기 참 힘들 듯.


Candidate 06.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두 마리가 각자 다른 부위를 물고 싸우고 있다. 그걸 또 어떻게 해보겠다고 뒤늦게 달려드는 오른쪽 녀석. 승자는 결국 뒤늦게 달려든 맨 오른쪽 녀석. 하이재킹 성공!


Candidate 07.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이 사진에선 볼 수 없지만, 녀석들 물고기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꽤 깊은 곳까지 잠수도 마다 않는다.


Candidate 08.

Gonghyeonjin Port, Gangwon. 19 March 2016. ⓒ Larus Seeker

머리가 온통 새하얀 큰재갈매기 2년생(사진 가운데에서 왼쪽의 녀석)은 이 시기가 아니면 볼 수 없다. 멋진 녀석! 싸움도 잘 하더라. 왼쪽 하단의 갈매기는 이런 싸움엔 끼어 들지도 못하고 구경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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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anderers.tistory.com BlogIcon plover at 2016.03.23 10:37 신고 [edit/del]

    재미있네요. 역시 싸움 구경 ㅎㅎ
    애들 표정까지 오롯이 담겼네요.
    어릴 적 서울에 가니 끼니마다 임연수어를 구워 주더라구요. 처음엔 고등어인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일러주는 이름을 이면수로 들었어요. 임연수어인줄은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나서야 알았구요.
    남부지방에선 구경하지 못한 생선이었답니다.
    갑자기 먹고싶네요. ㅎㅎ

    Reply
    • Favicon of https://gulls.tistory.com BlogIcon Larus Seeker at 2016.03.23 14:23 신고 [edit/del]

      임연수어란 이름은 저도 여전히 익숙해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ㅎ
      사실 원양선에서 잡는 덩치 큰 녀석들만 먹다가...연안에서 잡히는 작은 녀석들은 이번에 처음 먹어봤습니다. 맛이 좋더라구요. 어쩌면 남쪽에서도 요맘때면 이면수어가 잡히지 않을까요?

  2. 별지기 at 2016.10.16 00:34 [edit/del]

    안녕하세요. 선생님!
    좋은 사진과 배움이 되는 글들을 읽으면서 공부가 됩니다.
    탐조는 이렇게 하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Reply
    • Favicon of https://gulls.tistory.com BlogIcon Larus Seeker at 2016.10.17 08:22 신고 [edit/del]

      임선생님께서 들러주셨군요! ^^
      탐조라는 건 언제나 사람 수만큼의 방식이 있는 거라서,
      저처럼 갈매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거고,
      또 선생님처럼 열정적으로 보시는 분도 있는 거고.
      제가 오히려 선생님의 열정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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