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oon Woodpecker

[Birds of Borneo]

Maroon Woodpecker


Kinabatangan Jungle Camp의 밤은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천국 같았다. 숲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렸고, 매혹적인 녀석들이 캠프 주변에 터잡아 살고 있었다. 우리 숙소 앞 커다란 나무에는 Maroon Woodpecker가 나무 구멍 속에서 쉬고 있었고, 사향고양이(Malay Civet) 한 쌍이 숙소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돌아 다니고 있었다. 야간 탐조를 위해 나서는 길엔 숙소 복도 천장에서 쉬고 있는 칼집꼬리박쥐도 한 마리 만날 수 있었다. 멋진 밤!!  


Maroon Woodpecker(Blythipicus rubiginosus). Kinabatangan Jungle Camp, Borneo. 12 August 2017 ⓒ Larus Seeker


   

   이름의 유래  Maroon Woodpecker [Blythipicus rubiginosus]

   Maroon : 고동색 또는 밤색

   Woodpecker : 'pecker'가 쪼는 새라는 뜻이니 woodpecker는 나무를 쪼는 새. 딱다구리를 가리킴.

   Blythipicus : Blyth는 Edward Blyth(1810–1873, 영국의 동물 학자이자 벵골 아시아학회 박물관 큐레이터)에게 헌정된 이름, picus는 딱다구리. Blythipicus는 Blyth의 딱다구리라는 뜻.

   rubiginosus : rubiginosus는 녹슨 또는 붉은 빛을 띤.




▲ 작년에 만났던 Maroon Woodpecker랑은 느낌이 너무 달랐다. 밤이 만들어 내는 기운 때문일까? 진한 상아색 부리가 아니라면 Maroon Woodpecker라고 생각하지 못할 뻔 했다.


▲ 우리의 가이드였던 린다의 말로는 여기가 이 녀석의 잠자리라고 했다. 녀석이 여기에서 번식을 하는 지는 알 수 없었다.


2016년 만났던 Maroon Woodpecker

Maroon Woodpecker. Sepilok RDC., Borneo. 13 August 2016 ⓒ Larus Seeker

▲ 밤에 만난 녀석이랑은 확실히 다른 느낌. 등판의 붉은색은 이 녀석이 Maroon임을 확실히 말해준다.





밤의 생명들

  

01. Lesser Sheath-tailed Bat

야간 탐조를 위해 식당으로 걸어가던 길. 숙소 밖 천장에 붙어 있던 녀석을 만났다. 이 녀석의 이름은 우리말로 직역하면 작은칼집(sheath)꼬리박쥐가 된다. 무리를 지어 쉬는 박쥐들의 습성과 다르게 홀로 쉬고 있었다. 무리에서 쫓겨났다? 어떤 일이 있었던거냐? 어둠이 내리면 모든 박쥐들 중 제일 먼저 움직여 곤충을 사냥하는 박쥐. 

Lesser Sheath-tailed Bat. Kinabatangan Jungle Camp, Borneo. 12 August 2017 ⓒ Larus Seeker

▲ 쥐를 싫어하는 나로선 쥐를 닮은 박쥐도 썩 달갑지 않지만 이 녀석들을 마냥 외면할 순 없게 된다. 열대 지역의 박쥐들은 그 생김이나 행동 생태 모두 신비롭기도 해서.


▲ 가슴의 풍성한 붉은 털은 이 녀석을 좀 더 우아하게 보이게 만든다. 담에 정글 캠프에 가게 되면 다시 만나자~



02. Malay Civet

사향고양이와 세상에서 제일 비싼 루왁커피(Kopi Luwak)

Civet은 우리나라에서 사향고양이라고 불리는데 독특한 생산과정과 어마무시한 가격 때문에 유명한 루왁커피(Kopi Luwak)와 깊은 관련이 있다. 사향고양이(정확히 말하자면 Parm Civet가 여기에 해당됨)가 커피 열매를 먹고, 몸 속에서 커피콩이 발효되어 배설물로 나올 때 이를 수거하여 커피로 만든 것을 루왁 커피라고 하는데, 몸 속에서의 발효과정 때문에 독특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고 한다. 주로 미국과 일본 사람들이 루왁 커피를 즐겨 마시는 데 소매가로 1파운드(0.45kg)에 15만원~6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하니 최고급 원두보다 적어도 5배 이상 비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라고 할 수 있겠다. 런던의 한 백화점에서는 루왁과 블루마운틴을 섞은 커피(Caffe Laro)를 한 잔에 50유로(67,0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고, 이를 취급하는 커피 전문점에서도 루왁커피는 한 잔에 4만원~9만원 정도의 어마무시한 가격을 자랑한다. 이러한 어마무시한 가격 때문에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사향고양이를 잡아 좁디좁은 우리 안에 가둬 두고, 억지로 커피 열매 만을 먹여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루왁커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사향고양이의 야생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또 우리 안에서 학대받는 사향고양이의 동물복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나도 우연한 기회에 루왁 커피를 마실 기회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독특한 향미가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특별히 맛이 좋다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생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불쾌하기까지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여행 바람이 불면서 다람쥐 배설물로 만든 콘삭커피(Con Soc Coffee)와 족제비 배설물로 만든 위즐커피(Weasel Coffee)가 꽤 인기가 좋다고 한다. 꼭 이렇게까지 커피를 마셔야 하나? ^^;

 

Malay Civet은 커피콩을 먹는 Parm Civet과 달리 주로 무척추동물이나 작은 척추동물 등을 먹고 살며, 과일도 일부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르네오 지역에서는 이 녀석이 사람들이 키우는 닭을 잡아 먹기도 하기 때문에 유해조수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어서 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지만 뭐든지 가리지 않고 먹는 이들의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아직은 버티고 있는 듯하다. 


Malay Civet. Kinabatangan Jungle Camp, Borneo. 12 August 2017 ⓒ Larus Seeker

▲ 정글 캠프 근처에서 살며 캠프에 자주 놀러 오기도 하는 한 쌍이 있다고 린다가 말해줬다. 녀석을 부르는 이름도 있던데....기억이 안난다. ㅠㅠ 이 녀석은 그 중 수컷. 고양이라기 보다는 삵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 이 녀석 침을 흘리고 있던데 어디 아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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