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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의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 Hybrid?

Glaucous-winged × Slaty-backed Gull Hybrid at Jumunjin

 

Glaucous-winged X Slaty-backed Gull Hybrid?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주문진에서 만난 4회 겨울깃(또는 성조 겨울깃) 개체. 이 녀석은 정말 수리갈매기 순종처럼 보이지만 몇 가지 의심가는 점들 또한 나타나고 있다. 수리갈매기치고는 꽤 어두운 등판 회색과 첫째날개 바깥쪽에서 나타나는 흑회색. 주문진에서 만난 이 녀석도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이 아닐까 의심되는데,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이 글을 읽기 전에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에 관한 첫 번째 글 [기사문항에 나타난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 Hybrid?]를 먼저 읽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전체적인 체형과 크기

크기는 주변의 작은 재갈매기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크다. 몸 전체적인 체형은 수리갈매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체형에 관해선 16번 사진에서 바로 뒤에 서 있는 큰재갈매기와 비교해보라).

 

머리의 형태

육중한 부리에 비해 머리는 꽤 작으며, 정수리에서 뒷목까지 매우 동그랗게 생겼다. 정수리에서 앞이마로 이어지는 경사는 완만해서 수리갈매기의 두상과 매우 닮았다. 머리의 형태는 전체적으로 수리갈매기를 떠올리게 한다.

 

눈테와 홍채

주문진의 녀석은 채도가 낮은 분홍색 눈테를 보여주는데 수리갈매기와 좀 더 가깝다. 홍채는 어두운 반점이 많이 섞여 있으며, 조금 어두운 갈색이다. 홍채의 색은 수리갈매기에 가깝지만 수리갈매기만큼 충분히 어둡지는 않다.

 

부리의 크기와 형태

부리는 기부에서부터 매우 굵으며, 아랫부리각이 매우 발달해 있다. 아랫부리의 붉은점은 수리갈매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며, 붉은점 옆에 검은색 점이 형성되어 있다(아랫부리와 윗부리끝에 나타나는 검은색 반점은 이 개체가 성조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나타낸다). 부리의 크기와 형태는 이 녀석이 수리갈매기의 피를 물려받았음을 압도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머리와 부리의 모양을 종합해 보면 주문진의 이 녀석은 오히려 Western Gull을 떠올리게 한다. 특이한 녀석!

  

머리와 가슴의 줄무늬

머리와 가슴에 옅은 갈색의 줄무늬가 1/4 정도 덮고 있다. 줄무늬는 뭉개져 있으며, 가느다란 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줄무늬가 뭉개져 나타나는 건 수리갈매기의 특성이지만, 줄무늬가 줄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 건 수리갈매기와는 다른 특성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수리갈매기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등판의 회색

등판의 회색은 큰재갈매기보다는 연하지만 수리갈매기보다는 진하며, 주변의 재갈매기들과 비슷한 정도의 회색을 보여주고 있다(10번 사진 참조). 수리갈매기보다 더 어두운 등판 회색은 주문진의 이 개체가 순수한 수리갈매기가 아니라 등판의 회색이 더 진한 다른 종과 유전자가 섞였음을 나타내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수리갈매기의 등판 회색이 이 정도로 어두운 회색을 나타내기도 하는걸까?

 

다리의

다리의 색은 주변에 있는 다른 재갈매기류보다는 좀 더 진한 분홍색이며, 큰재갈매기와 유사해 보인다(2번, 16번 사진 참조). 

 

첫째날개의 길이

접혀진 첫째날개는 꼬리 뒤로 아주 조금 돌출되어 있어 짧아 보인다. P8의 하얀 반점이 꼬리 뒤로 살짝 돌출되어 있다(15번 사진 참조). 4번 사진에서 뒤에 서 있는 재갈매기류와 비교해보면, 이 개체의 첫째날개가 짧다는 걸 알 수 있다.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

15번 사진에서 보이는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은 등판보다 어두운 흑회색이며, 맨 바깥쪽 첫째날개 바깥 우면으로 검은색이 섞여 있다. 주문진의 이 녀석 또한 기사문의 개체처럼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중간에 해당하는 정도의 바깥쪽 첫째날개 색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여러 도감과 자료들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이 두 종의 중간 특성을 나타내는 건 잡종의 매우 강력한 증거로 볼 수 있다. 바깥쪽 첫째날개의 끝에 보이는 하얀 반점은 작아서 수리갈매기의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펼친 첫째날개의 특징

날개끝 검은띠는 P5까지 6장 나타나며, P7-10에 바깥 우면을 따라 검은색 띠가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미러는 2개 나타나는데, P10의 미러는 매우 크며, 날개끝 검은띠가 완전치 않아서 바깥 우면에서 날개 끝 하얀 반점과 연결되어 있다. P9의 미러는 바깥 우면과 안쪽 우면에 작게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리갈매기는 P10에 1개의 미러를 가지는 데, 이 녀석은 P9에도 미러가 나타나고 있어서 일반적인 수리갈매기와는 차이를 보인다. 수리갈매기에서 간혹 나타나는 2개의 미러를 가진 개체들의 경우, P5의 날개끝 검은띠가 바깥 우면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나는데, 주문진의 이 개체는 P5의 날개끝 검은띠가 온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수리갈매기와의 차이로 보인다. 화이트 텅은 P5-8까지 나타나는데, 수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형태에 비해 더 발달해 있다. 특히 P5-7에 나타나는 화이트 텅은 큰재갈매기의 '진주 목걸이'를 연상시킨다.

 

 

주문진의 4회 겨울깃(또는 성조 겨울깃) 개체는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의 잡종[Glaucous-winged × Slaty-backed Gull Hybrid]

이상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기사문항의 개체에 이어 주문진의 개체 또한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피가 섞인 잡종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수리갈매기의 극단적인 개체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주문진의 개체를 두 종의 잡종으로 판단한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주문진 개체를 잡종으로 판단한 주요 근거

  등판의 회색 - 등판의 회색이 어두워서 재갈매기와 비슷한 정도로 어두움(10번 사진)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 - 바깥쪽 첫째날개 P7-10에 등판의 회색보다 검은색이 섞인 회색이 나타남

  펼친 첫째날개의 형태 -  미러가 2개이며, P5-7에 화이트 텅이 발달해 있어 큰재갈매기에서 보이는 '진주 목걸이'가 나타남

 

 

1.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부리가 압도적으로 크고 굵으며, 아랫부리각이 발달해 있다. 등판의 회색은 어두우며, 첫째날개 바깥쪽은 흑회색이어서 등판과 대비를 보여준다.

 

2.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3.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크기는 주변 재갈매기류와 비슷하고, 머리는 주변의 재갈매기류보다 더 작아 보인다. 수리갈매기의 머리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작아 보인다. 굵은 부리와 작은 머리가 묘하게 대조를 이룬다.

 

4.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뒤에 서 있는 재갈매기류와 첫째날개 윙팁의 색을 비교해보라. 주문진 개체의 윙팁은 회색도 아니고 진한 검은색도 아닌 흑회색을 띠고 있다. 

 

5.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다리의 색은 붉은 톤이 강한 분홍색인데 수리갈매기의 다리색보다 진하며 큰재갈매기와 유사해 보인다.

 

6.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왼쪽에 서 있는 재갈매기와 비교할 때 부리의 굵기는 압도적이다. 특히 아랫부리각이 잘 발달되어 있다.

 

7.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8.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9.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10.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주변의 재갈매기류와 크기를 비교해 보라. 크기는 주변의 재갈매기들과 비슷하며, 등판의 회색도 비슷한 정도로 보인다. 수리갈매기에서 보이는 연한 회색의 등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문제는 순수한 수리갈매기의 등판 회색이 어느 정도까지 어두운 색이 나타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필드에서 이 정도로 어두운 수리갈매기를 관찰한 경험이 없다.

 

11.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12.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13.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14.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눈테의 색은 큰재갈매기보다 좀 더 채도가 낮은 분홍색이다. 수리갈매기와 유사하다. 홍채는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중간 톤.

 

15.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첫째날개의 윙팁은 등판의 회색보다 진하며, 검은색이 많이 섞여 있다. 등판의 회색과 흑회색의 첫째날개가 대비를 이루고 있다. 날개끝 하얀 반점은 작아 보인다. P7의 날개끝 하얀 반점이 꼬리끝보다 훨씬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첫째날개의 돌출 정도는 매우 짧아 보인다.

 

16.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뒤에 서 있는 큰재갈매기와 전체적인 체형을 비교해 보라. 부리 때문에 인상이 많이 달라 보이는 점을 제외한다면 비슷한 점도 보인다.

 

17.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18. 

Jumunjin, Gangwon. 11 January 2016. ⓒ Larus Seeker

P5-7에 나타나는 화이트 텅은 큰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진주 목걸이'를 연상시킨다. P10과 P9에 2개의 미러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수리갈매기의 일반적인 패턴과는 다른 특성이다. P5의 날개끝 검은띠는 잘린 형태가 아닌 온전한 형태를 보여준다. 둘째날개의 트레일링 엣지는 잘 발달해 있지만 큰재갈매기에 비하면 살짝 부족해 보인다. 첫째날개와 둘째날개는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특성이 섞여서 나타나고 있다.

 

 

주문진의 이 개체는 수리갈매기 순종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수리갈매기와 닮아 있어서 판단이 참 어렵다. 그러나 수리갈매기로 보자면 지나치게 극단적인 특징들(어두운 등판 회색, 첫째날개의 흑회색, 첫째날개 패턴 등)이 주문진의 이 개체를 수리갈매기로 동정하는 데 주저하게 만든다. 이와 비슷한 좀 더 많은 개체들을 관찰하게 된다면 이 녀석에 대해서도 뭔가 알 수 있게될까? 그러기를. 잡종의 동정은 너무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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