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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흰갈매기 유조/1회 겨울깃?

Glaucous Gull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Juvenile/1st winter?

 

Glaucous Gull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Juvenile/1st winter?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이번 동해안 갈매기 탐조에서 재미있는 녀석을 만났다.  흰갈매기[Larus hyperboreus pallidissimus] 같기도 하고 쇠흰갈매기[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같기도 하고 작은흰갈매기[Larus glaucoides kumlieni] 같기도 한 녀석. 특징이 명확하지 않아서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녀석이다. 누굴까 이 녀석은? 

 

우선 녀석이 가진 특징들을 정리해 보면,

  재갈매기보다 조금 작은 크기

  크고 둥그스름한 머리

  흰갈매기 부리 패턴(부리 기부가 분홍살색이고 부리 끝에 굵은 검은띠가 나타남)

  부리가 평행하며 아랫부리각이 발달해 있지 않음

  눈은 크지 않으며, 홍채가 어두움

  몸 전체에 회색이 조금 섞인 연한 갈색의 줄무늬가 많이 나타남

  날개 돌출부(wing projection)가 길지 않음(P7이 꼬리 안쪽으로 떨어지고,  P8이 꼬리 바깥으로 살짝 돌출됨)

 

녀석은 유조/1회 겨울깃 개체

등판과 덮깃의 깃 패턴, 부리의 패턴, 홍채의 색으로 볼 때 녀석은 유조에서 1회 겨울깃으로 깃갈이가 진행중인 개체로 보인다. 흰갈매기류의 깃갈이 패턴을 고려하면 아마도 3월 정도면 1회 겨울깃으로 깃갈이가 완료될 것이다.

 

이 글에서 '흰갈매기'라고 표현할 경우 따로 언급이 없다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월동하는 아종인 Larus hyperboreus pallidissimus를 가리키는 것이다.

 

흰갈매기일까?

어달에서 만난 이 녀석의 정체로 가장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건 흰갈매기. 녀석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흰갈매기의 아종인 Larus hyperboreus pallidissimus일까? 그러나 녀석을 흰갈매기 아종 palllidissimus로 보기엔 몇 가지 사항들이 마음에 걸린다.

   

크기

우선 지나치게 작은 크기. 녀석은 주변에 있던 큰재갈매기보다 훨씬 작았으며(사진 21~27번 참조), 재갈매기보다도 조금 더 작아 보였다(사진 28번 참조).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흰갈매기 아종 pallidissimus는 흰갈매기 3아종 중에 크기가 제일 크며, 필드에서 관찰해 보면 대개의 경우 큰재갈매기보다도 덩치가 더 커 보인다. 이 개체가 암컷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재갈매기보다 더 작은 크기는 pallidissimus에서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이 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오히려 쇠흰갈매기(L. h. barrovianus)와 작은흰갈매기를 고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머리의 형태

흰갈매기는 재갈매기류에 비해 머리가 크고, 정수리가 평평한 사각형 형태의 머리 형태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녀석의 머리는 작고 둥그스름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갈매기류의 머리 형태는 자세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언제나 조심스럽지만, 이 녀석은 다양한 자세에서 모두 작고 둥그스름한 머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리의 크기와 형태

흰갈매기의 부리는 평행하며 매우 길다. 이 녀석의 부리도 흰갈매기의 부리 특징에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균적인 흰갈매기에 비해서 부리가 조금 더 가늘고, 길이도 더 짧아 보인다. 매우 작은 흰갈매기 암컷이라면 이 정도의 부리를 보여줄 수도 있으므로, 부리의 이러한 특징은 이 개체가 흰갈매기가 아니라는 증거로는 적합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쇠흰갈매기일까?

그렇다면 어달의 녀석은 쇠흰갈매기[Larus hyperboreus barrovianus]일까? 참고로 쇠흰갈매기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쇠흰갈매기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의 특징

 알래스카에서 번식하며, 북서 아메리카에서 (남쪽으로 캘리포니아까지) 월동함

 날개와 다리가 상대적으로 더 길다

 부리는 더 작고 가늘다

 작은 크기, 긴 날개, 빈약한 셋째날개 계단(tertial steps) 등은 작은흰갈매기를 떠올리게 한다

 작은 암컷 쇠흰갈매기는 작은흰갈매기의 몸에 재갈매기의 머리를 조합한 것처럼 보인다

 등판 회색은 흰갈매기 기아종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둡다(Kodak Grey Scale 3-4.5(5))

 눈테는 노란색, 가끔 붉은색이거나 보라색 기운이 있는 갈색

 알류샨 열도의 번식 집단에서 어두운 홍채가 나타나는데 이는 수리갈매기와의 잡종으로 보임

  (알류샨 연구 지역에서 오직 2%의 개체만이 순수한 흰갈매기였음)

 깃갈이는 기아종보다 3주 정도 빠르게 진행됨

  (6월하순에 P2-4, 7월하순-8월중순에 P5-7, 8월하순에 P8-9, 10월하순에 P10)

 유조/1회 겨울깃의 부리에서 부리끝 검은띠가 기아종보다 더 넓음 

출처: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어달의 개체가 보여주는 대부분의 특징들은 쇠흰갈매기에 일치한다. 그러면 어달의 이 개체는 쇠흰갈매기인걸까? 한가지 문제를 제외한다면 그렇다. 어달의 개체가 보여주는 특징 중 날개돌출부는 전형적인 쇠흰갈매기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날개의 돌출 정도(wing projection)

흰갈매기는 재갈매기에 비해 첫째날개의 길이가 짧아서 꼬리 뒤로 돌출되는 첫째날개의 길이가 매우 짧은 편이다. 개체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흰갈매기는 P7이 꼬리 안쪽으로 떨어지며, P8이 꼬리 바깥으로 아주 조금 돌출된다. 이에 비해 쇠흰갈매기는 첫째날개가 좀 더 길어서 날개돌출부가 좀 더 길다(대개의 경우 P7의 끝이 꼬리 끝보다 아주 조금 짧거나 일치하며, P8이 꼬리 바깥으로 돌출된다). 쇠흰갈매기의 긴 날개돌출부는 29~32번 사진을 참고하라. 그렇다면 어달의 이 녀석은 어떨까? 어달의 개체는 P7이 꼬리 안쪽으로 떨어지며, P8이 꼬리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다. pallidissimus barrovianus의 중간 정도의 특성을 보여주는 길이. 참 애매하다. ^^; 어달의 이 녀석은 다른 많은 특징들이 쇠흰갈매기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날개돌출부는 쇠흰갈매기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며 오히려 흰갈매기에 조금 더 가까워 보인다.

   

날개돌출부(Wing Projection)

꼬리 끝에서 제일 긴 첫째날개 끝까지의 길이. 첫째날개가 길 경우 날개돌출부가 길고, 첫째날개가 짧고 둥그스름할 경우 날개돌출부가 짧다. 재갈매기, 한국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등은 날개돌출부가 길고, 흰갈매기, 수리갈매기, 큰재갈매기 등은 날개돌출부가 짧아서 동정에 매우 중요한 필드 마크가 된다. 특히 P7의 끝을 기준으로 P7의 끝이 꼬리 바깥으로 돌출되는 지 그렇지 않은 지를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위 그림의 큰재갈매기는 깃갈이 중이라 P7이 빠져 있어서 정확한 판단이 쉽지 않다. 하지만 P8이 꼬리 바깥으로 살짝 나와 있는 정도로 보면 큰재갈매기의 날개돌출부가 재갈매기에 비해 그리 길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갈매기 몸의 부위별 명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갈매기 몸의 부위별 명칭과 설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날개돌출부에도 불구하고, 어달의 개체는 많은 부분에서 쇠흰갈매기에 좀 더 가까워 보인다. 쇠흰갈매기로 보면 한 가지 점만 마음에 걸리지만 이 녀석을 흰갈매기로 보면 훨씬 더 많은 부분이 마음에 걸리니까. ^^;

 

작은흰갈매기[Iceland Gull]일 가능성은 없나?

어달의 개체가 보여주는 작고 아담한 몸매는 작은흰갈매기를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면 이 녀석, 작은흰갈매기일 수도 있는걸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어달의 개체가 작은흰갈매기가 아닌 이유가 네 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어달의 개체가 작은흰갈매기가 아닌 이유

 머리의 크기와 형태 - 어달의 개체는 작은흰갈매기에 비해 머리가 더 크고 둔탁해 보인다

 부리의 형태 - 작은흰갈매기에 비해 부리의 길이가 길고 아랫부리각이 발달해 있다

 부리의 패턴 - 작은흰갈매기는 부리 기부와 부리끝 검은띠의 경계가 불명확한데, 어달의 개체는 경계가 명확하다

 날개돌출부 - 작은흰갈매기는 날개돌출부가 매우 길어서 P7이 꼬리끝보다 더 바깥으로 돌출되는데, 어달의 개체는 날개돌출부가 매우 짧다

 

짧은 날개돌출부로 인해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어달에서 만난 이 녀석은 많은 특징들이 쇠흰갈매기에 조금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런 이유로 현재로선 이 녀석을 쇠흰갈매기 유조/1회 겨울깃 개체로 동정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1.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3.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4.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입이 정말 크다. 이러니 커다란 물고기를 한입에 꿀꺽 삼키지.

  

5.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최근 동해안에서 만난 녀석들 중 도루묵 알이나 물고기를 통째로 삼킨 녀석들이 이런 모양의 두상을 보여주어 동정이 곤란했던 적이 있다.

  

6.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7.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8.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9.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0.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1.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2.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3.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4.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5.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6.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7.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쇠흰갈매기가 보여주는 첫째날개의 특징들에 관해선 아직 잘 모르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8.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19.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0.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1.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왼쪽에 선 큰재갈매기보다 훨씬 작아 보인다. 그렇다곤 해도 괭이갈매기에 비해선 확실히 큰 크기. 작은흰갈매기라면 괭이갈매기보다 아주 약간 커야할 것이다.

  

22.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큰재갈매기보다 조금 뒤에 서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확실히 작다.

  

23.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4.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5.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과 크기를 비교해보라.

 

26.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7.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28. 

Eodal, Gangwon. 16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주변의 재갈매기들에 비해서도 크기가 확실히 작다.

 

 

쇠흰갈매기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어달의 개체를 그동안 만난 쇠흰갈매기로 추정되는 개체들과 비교해보라.  

 

29.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Adult summer. Ayajin, Gangwon. 17 February 2013. ⓒ Larus Seeker

2013년 아야진에서 만난 쇠흰갈매기. 이 당시 아야진의 이 녀석은 쇠흰갈매기로 유명했었다. 크기는 흰갈매기에 비해 확실히 작았으며, 큰갈매기와 비슷한 크기. 재갈매기보다는 조금 더 컸다. 흰갈매기 암컷 작은 개체라면 충분히 가능한 크기. 그러나 각이 지지 않고 둥그스름한 머리, 길다란 날개돌출부로 인해 쇠흰갈매기로 동정.

   

30.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Adult summer. Gangneung, Gangwon. 24 February 2013. ⓒ Larus Seeker

같은 해 강릉에서 만난 개체. 아래 31번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이 녀석은 주변의 재갈매기들보다도 확실히 작았다. 목을 접고 있어서 머리가 조금 둔탁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머리에 각이 져 있지 않고 둥그스름하다. 부리는 재갈매기들만큼 가늘고 아랫부리각도 발달해 있지 않다. 결정적인 건 녀석의 매우 긴 날개돌출부. P7이 꼬리끝과 거의 일치하며, P8이 꼬리 바깥으로 많이 돌출되어 있다. 첫재날개가 조금만 더 돌출되었다면 작은흰갈매기로 봐도 무방한 녀석이었다.

  

31.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Adult summer. Gangneung, Gangwon. 24 February 2013. ⓒ Larus Seeker

왼쪽에 있는 두 마리의 재갈매기와 크기를 비교해보라. 처음 이 녀석을 봤을 때 너무 작은 크기 때문에 작은흰갈매기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재갈매기스러운 커다란 머리와 작은흰갈매기라기엔 조금 짧은 날개돌출부 때문에 쇠흰갈매기로 동정했었다.

  

32.

Larus hyperboreus barrovianus Adult summer. Ayajin, Gangwon. 16 March 2014. ⓒ Larus Seeker

2014년 아야진에서 만난 개체. 2013년 아야진에서 만났던 개체와 동일한 개체인지 아닌지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그러나 머리의 형태, 등판 회색, 첫째날개의 돌출 정도로 볼 때 다른 개체가 아닌가 생각된다. 작은 크기, 작고 둥그스름한 머리, 가늘은 부리, 길다란 날개돌출부 등을 근거로 쇠흰갈매기로 동정.

 

 

 

흰갈매기 [Larus hyperboreus pallidissimus]

어달의 개체를 아래의 흰갈매기성조들과 비교해보라.

 

33.

Larus hyperboreus pallidissimus Adult summer. Gangneung, Gangwon. 8 March 2014. ⓒ Larus Seeker

앞에 서 있는 재갈매기에 비해 월등하게 커다란 크기. 머리는 덩치를 고려해도 꽤 커다랗다. 부리는 길고 꽤 굵다. 등판의 회색은 흰갈매기 평균보다 살짝 어두운 느낌. 날개돌출부는 확실히 짧다.

   

34.

Larus hyperboreus pallidissimus Adult winter. Uljin, Gangwon. 1 March 2014. ⓒ Larus Seeker

주변의 재갈매기보다 조금 큰 크기. 흰갈매기치곤 작은 크기와 둥그스름한 머리, 가늘은 부리 때문에 조금 고민했었던 개체. 그러나 짧은 날개돌출부로 볼 때 흰갈매기로 동정했다. 아마도 흰갈매기 암컷.

 

 

어달에서 만난 개체의 더 괜찮은 사진들이 강릉에서 갈매기를 관찰하시는 심헌섭선생님의 블로그에 게시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같다.

Gulls in Korea [2016년 2월 13일]

 

 

참고문헌

Malling Olsen, K. & Larsson, H. 2004.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London: Christopher He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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