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갈매기 X 큰재갈매기[Glaucous-winged X Slaty-backed Gull] 성조 여름깃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 성조 여름깃

Glaucous-winged × Slaty-backed Gull Adult summer at Uljin

 

Glaucous-winged × Slaty-backed Gull Adult summer.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2년 전 봄 동해를 돌면서 만났던 녀석. 처음 봤을 때 참 작고 아담한 수리갈매기구나 했었는데, 보면 볼수록 이상한 점이 많아서 현장에서 동정을 포기하고 말았던 녀석이다. 어찌 봐도 수리갈매기 순종은 아니어서 다양한 Hybrid들을 후보로 올려 놓고 검토하다가 답을 내지 못했었는데, 최근에야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에 관한 첫 번째 글 [기사문항에 나타난 수리갈매기×큰재갈매기 Hybrid?]를 먼저 읽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날 울진의 더 아래쪽에서 만난 수리갈매기 성조 여름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녀석(외견상으로는 일단 그렇다)에 대한 동정도 함께 진행할 예정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쪽 16번 사진부터 살펴보면 된다. 

 

 

전체적인 크기와 체형

크기는 주변의 재갈매기들보다 조금 작고 아담하다. 수리갈매기의 일반적인 크기보다 한참 작아서 참 당황스러웠었다. 아담한 크기에 비해서 머리는 상당히 커 보인다. 몸은 상당히 통통하고 다리는 짧아 보인다. 고개를 치켜 든 스탠다드 자세(11번 사진)에선 조금 인상이 달라 보인다. 전체적인 체형이 누구랑 닮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참 익숙하지 않은 체형. 누구랑 닮은걸까? 몇몇 자세에선 큰재갈매기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고. 

 

머리의 형태

머리는 덩치에 비해서 상당히 커 보인다. 머리는 매우 동그랗고, 자세에 따라선 정수리가 평평하게 보인다.

  

눈테와 홍채

눈테는 분홍색, 홍채는 연한 노란색으로 큰재갈매기와 매우 비슷하다. 매우 연한 노란색의 홍채는 수리갈매기와는 달라서 울진의 이 녀석이 수리갈매기의 유전자 외에 다른 유전자를 물려 받았음을 시사한다. 눈의 크기는 작고 동그랗게 생겼는데, 이는 수리갈매기의 특성과 유사하다.  

 

부리의 크기와 형태

부리는 기부에서부터 굵으며, 아랫부리각이 발달해 있다. 아랫부리 붉은점도 수리갈매기의 전형적인 형태. 부리만을 놓고 보자면 수리갈매기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부리는 진한 노란색으로 이미 여름깃으로 변환이 완료되었다.

  

머리와 가슴의 줄무늬

머리와 가슴에 줄무늬가 하나도 없는 순백의 여름깃을 보여주고 있다. 재갈매기류 중에서 이 시기(3월초)에 머리와 가슴에 줄무늬가 없는 여름깃으로 깃갈이가 완료되는 종은 큰재갈매기, 수리갈매기, 한국재갈매기 정도. 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흰갈매기는 머리와 가슴에 줄무늬가 아직 남아 있다. 따라서 뒤의 3종은 후보에서 조금 멀어지게 된다.

   

등판의 회색

등판의 회색은 수리갈매기보다 진하며, 재갈매기와 비슷하다(7번과 10번 사진 참조). 그동안 만났던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은 대체로 이 정도(수리갈매기보다 진하고, 재갈매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연한 정도)의 등판 회색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큰재갈매기의 등판 회색에 더 가까운 녀석이 분명 존재할 텐데, 아직 만나질 못했다. 

 

다리의

다리의 색은 붉은기가 있는 진한 분홍색. 

 

첫째날개의 길이

접혀진 첫째날개는 꼬리 뒤로 아주 조금 돌출되어 있어 짧아 보인다(5번 사진 참조). P8의 하얀 반점이 꼬리 뒤로 살짝 돌출되어 있다.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은 등판보다 어두운 회색인데 P7-10의 바깥우면은 따라 흑회색이 나타나고 있다. 울진의 이 녀석이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이라는 결정적인 증거. 물론 첫째날개의 색만 놓고 본다면, 흰갈매기 × 재갈매기, 수리갈매기 × Western Gull, 작은재갈매기 등도 후보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특징들을 함께 고려한다면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첫째날개 윙팁의 특징

접힌 첫째날개에서 드러나는 윙팁의 하얀 반점이 무척 크다. 수리갈매기는 날개끝 하얀 반점이 작은 편인데, 울진의 이 녀석은 날개끝 하얀 반점이 매우 크고, 얼핏얼핏 보이는 화이트 텅도 매우 발달해 있다. 이런 첫째날개 윙팁은 큰재갈매기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펼친 첫째날개의 특징

날개끝 검은띠는 P6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P8-10에 바깥 우면을 따라 짙은 회색의 띠가 나타나고 있다. 미러는 2개 나타나는데, P10의 미러는 매우 크고 길며, 날개 끝 하얀 반점과 오픈된 형태를 하고 있다. P9의 미러도 매우 크고, 화이트 텅과 오픈된 형태(thayeri pattern)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리갈매기에서 결코 나타나지 않는 패턴이다. P6-8에 화이트 텅이 매우 크고 발달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날아갈 때 큰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진주 목걸이'를 관찰할 수 있다(12번, 13번 사진 참조). 

 

울진의 개체를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로 동정한 이유

 홍채의 색 - 큰재갈매기처럼 연한 노란색의 홍채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 - 바깥쪽 첫째날개의 회흑색

 첫째날개의 패턴

  - 날개끝 하얀 반점이 큰재갈매기만큼 크다

  - 미러가 2개 나타나고 있는데 매우 크다

  - P9의 thayeri pattern

  - P5-8에 나타나는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

 

 

울진의 성조 여름깃 개체는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

위에서 점검한 내용들로 볼 때 울진의 녀석은 순수한 수리갈매기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특히 첫째날개의 패턴을 보면. 현재로선 울진의 이 녀석은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으로 보인다. 그러나 흰갈매기 × 재갈매기의 잡종을 후보에서 완전하게 제외할 수 없다는 제한이 따른다. 또한 녀석의 체형이 두 종 중 어느 쪽에도 일치하지 않는 점과 크기가 지나치게 작은 점은 앞으로 좀더 검토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참 이상하게 생기지 않았는가? 익숙하지 않은 체형. 머리는 크고, 크기는 아담하면서 덩치는 통통하다. 머리는 수리갈매기처럼 동그랗고, 눈은 큰재갈매기에 가깝고, 부리는 수리갈매기처럼 굵고 아랫부리각이 발달해 있다.

 

2.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3.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4.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목을 잔뜩 움츠린 상황에선 정수리가 평평해 보인다.

 

5.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바깥쪽 첫째날개의 바깥우면을 따라 짙은 회색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검은색이 많이 섞인 회흑색은 아니어서 판단이 참 어렵다. 수리갈매기의 그것보다 아주 조금 진한 회색. 수리갈매기의 범주 안에 넣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정도의 회색으로 보인다. 이러면 판단이 너무 어렵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갈매기와는 다른 중요한 차이가 보인다. 날개끝 하얀 반점이 수리갈매기의 그것에 비해 상당히 크게 형성되어 있다. 또한 살짝살짝 보이는 화이트 텅도 수리갈매기의 그것보다 크다. 보통 수리갈매기의 화이트 텅은 그다지 크지 않아서 접혀 있는 첫째날개에선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데, 이 녀석은 그 아래로 화이트 텅이 보이는 점만 봐도 수리갈매기와는 확실히 달라 보인다.

 

6.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오른쪽 뒤에 서 있는 흰갈매기에 비해서 얼마나 작고 아담한 지 살펴보라.

 

7.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오른쪽 흰갈매기에 비해서 많이 작으며, 왼쪽의 재갈매기(또는 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잡종)에 비해서도 살짝 작아 보인다. 재갈매기보다 더 작지만 통통한 느낌은 있다. 등판의 회색은 재갈매기에 비해 조금 연해 보인다.

 

8.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이 정도면 부리는 꽤 굵어 보이지 않는가? 물론 수리갈매기 수컷처럼 굵지는 충분히 않다.

 

9.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오른쪽 큰재갈매기와 더 오른쪽의 괭이갈매기와 크기를 비교해보라.

 

10.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괭이갈매기를 제외한 4마리의 재갈매기류 중 제일 통통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은 제일 작고 동그랗게 보인다. 이런 형태의 눈은 수리갈매기의 특성.

 

11.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고개를 들고 있는 이런 자세에선 전체적인 인상이 많이 달라 보인다.

 

12.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13.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P6-8에서 나타나는 진주 목걸이가 보이는가? 이 녀석의 화이트 텅은 수리갈매기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형태보다 확실히 더 발달해 있다. 그러나 바깥쪽 첫째날개의 바깥 우면을 따라 나타나는 회색은 그다지 진하지 않아 보인다. 

 

이 사진에서 드러나는 첫째날개의 패턴은 큰재갈매기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러가 2개 나타나는데, P10의 미러는 날개끝 하얀반점과 연결되어 있으며, P9의 미러도 매우 크다. P9에는 thayeri pattern도 나타나고 있다. P5-8에 진주 목걸이도 나타나고 있다. 둘째날개의 날개끝 흰줄도 폭이 매우 넓다. 어떤가? 큰재갈매기의 첫째날개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지 않는가? 정말 드라마틱한 첫째날개 패턴.

 

14.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15.  

Uljin, Gyeongbuk. 1 March 2014. ⓒ Larus Seeker

 

 

 

울진에서 만난 또 다른 녀석. 수리갈매기? 아니면 잡종?

위의 녀석을 3월 1일에 만났고, 다음날 울진의 더 아래쪽 작은 어촌 마을 해안가에서 지금부터 살펴볼 녀석을 만났다. 다음날 만난 이 녀석은 홍채가 조금 연한 색을 보여준다는 점과 첫째날개 P6-8의 화이트 텅이 발달해서 '진주 목걸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큰재갈매기와 유사하고, 그 밖의 대부분의 특징들은 수리갈매기에 훨씬 더 가깝다. 큰재갈매기와 유사한 두 가지 특징들이 수리갈매기에서 전혀 나타날 수 없는 특징들이라면 이 녀석을 두 종의 잡종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울진의 이 개체가 보여주는 그 두 가지 특징들이 명확하지도 않을 뿐더러 수리갈매기에서 전혀 나타날 수 없는 특징도 아니어서 단정적으로 잡종이라 동정을 할 수가 없다. 이런 경우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아직 내 능력으론 이 녀석의 정체를 밝히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하여 울진에서 3월 2일 만난 이 녀석의 동정은 나중으로 미뤄두려고 한다. 

 

16. 

Uljin, Gyeongbuk. 2 March 2014. ⓒ Larus Seeker

홍채의 색은 연한 노란색이다. 바깥쪽 첫째날개에서 나타나는 검은띠는 확실히 수리갈매기의 그것에 비해 진해 보인다. 미러도 2개 나타나고 있고, 화이트 텅이 꽤 발달해 있다. 둘째날개의 화이트 트레일링 엣지도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울진에서 3월 1일에 만난 녀석처럼은 아니지만 이 녀석에게서도 큰재갈매기의 특성들이 꽤 나타나고 있다.

 

17. 

Uljin, Gyeongbuk. 2 March 2014. ⓒ Larus Seeker

날개끝 하얀 반점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날개끝 검은띠는 확실히 검은색이 섞인 흑회색을 보여주고 있다. 

 

18. 

Uljin, Gyeongbuk. 2 March 2014. ⓒ Larus Seeker

사진의 가운데에서 왼쪽은 바라보고 서 있는 녀석. 눈은 매우 작고 동그랗게 보인다. 머리의 모양과 전체적인 체형은 수리갈매기와 비슷해 보인다.

 

19. 

Uljin, Gyeongbuk. 2 March 2014. ⓒ Larus Seeker

누굴까 이 녀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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