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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 성조 겨울깃-1

Glaucous-winged ×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1

 

Glaucous-winged X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터키의 이스탄불[Istanbul]같은 기사문항과 공현진항

이번 갈매기 여행에서 나의 멘탈을 붕괴시킨 3개의 장소가 있었는데 어달해변, 기사문항, 공현진항이다. 어달해변에선 큰재갈매기와 재갈매기의 잡종이 너무 많아서 놀라웠고, 기사문항과 공현진항에선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이 드글드글해서 놀랐다. 녀석들이 우루루 몰려 다니나? 왜 이렇게 몰려있는 거지? 마치 동서양의 문화가 뒤섞인 용광로같은 터키의 이스탄불[Istanbul]을 보는 느낌. 덕분에 다양한 녀석들을 볼 수 있어서 즐겁긴 했지만 놀랍기도 놀라웠다.

 

어쨌든 2월의 갈매기 여행에선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으로 보이는 개체를 18개체나 만났다. 이들 중 몇몇은 두 종의 잡종이라 확신을 가지기에 조심스럽지만 몇몇 개체들은 두 종의 잡종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두 종의 잡종이 이렇게나 많았는데 그동안 왜 보지 못했던 걸까? 갈매기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렵고, 볼 때마다 새롭다. ^^;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기사문항에 나타난 수리갈매기×큰재갈매기 Hybrid?

 

 

기사문항에서 만난 이상한 녀석

여행 셋째날 오후에 들른 기사문항에는 이상한 녀석들이 너무 많았다. 큰재갈매기인데 큰재갈매기같지 않은 녀석들. 수리갈매기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이상한 녀석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좀 정리가 될만하면 모든 걸 헝클어 놓는 녀석들. 도대체가 감당이 안된다. 피가 이렇게까지 섞여 버리면 순종이라는 게 의미가 있는걸까? 그 날 기사문항에선 큰재갈매기가 모두 조금씩은 이상해 보여서 어떤 녀석에게도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줄 수 없었다.'

    

기사문항에서 만난 이 녀석은 얼핏 보면 큰재갈매기 성조 겨울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상하다. 몹시 이상해 보인다.

 

등판의 색

큰재갈매기의 등판 회색은 매우 짙은 회색(slaty-grey)이다. 괭이갈매기보다도 더 진한. 아직 성조가 되지 못한 미성숙 개체들의 경우 좀 더 연한 회색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재갈매기 정도의 회색을 보여주지는 않으며, 압도적으로 어둡고 진한 회색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사문의 이 개체는 큰재갈매기 성조 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진한 회색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비교 사진이 없어 사진에선 잘 드러나지 않지만 현장에서 관찰했을 때, 녀석의 등판 회색은 주변에 있던 전형적인 큰재갈매기의 그것과 비교하여 더 연한 회색을 보여 주었다. 이는 수리갈매기의 피가 섞인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사진 1 참조).

 

부리

이 개체의 부리는 기부에서부터 매루 굵으며, 아랫부리각이 둔탁하고 잘 발달되어 있다. 큰재갈매기의 부리가 가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 굵기의 부리와 아랫부리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개체의 부리는 수리갈매기의 피를 물려받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 할 수 있다(사진 2 참조).

 

날개돌출부

이 개체의 첫째날개는 매우 짧다. P7이 꼬리 안쪽으로 떨어지고, P8의 하얀반점이 꼬리 바깥으로 살짝 튀어나와 있는 정도. 이는 P7의 하얀반점이 꼬리와 거의 일치하는 큰재갈매기의 첫째날개에 비해 매우 짧은 것이며, P8의 하얀반점이 꼬리 끝과 거의 일치하는 수리갈매기에 조금 긴 것이다. 따라서 녀석의 날개돌출부는 큰재갈매기와 수리갈매기의 중간 정도로 보인다(사진 3 참조).

 

첫째날개의 색

첫째날개의 안쪽 우면에 조금이지만 회색이 섞여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첫째날개에 회색이 섞여서 나타나는 건 하이브리드 개체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것 같다(사진 3 참조).

 

홍채

녀석의 홍채는 연한 노란색이며, 오른쪽에 동공 절반 크기의 검은 반점을 가지고 있다. 연한 노란색의 홍채도 깨끗하지 않으며, 작은 검은반점들이 섞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깨끗하고 연한 노란색을 보여주는 큰재갈매기와 검은 반점이 많이 섞인 어두운 홍채를 보여주는 수리갈매기의 특성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개체에게선 큰재갈매기의 특성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사진 2 참조).

 

머리 형태

기사문항의 이 개체는 머리가 참 크다. 일반적인 큰재갈매기보다는 확실히 커 보인다. 정수리에서 부리로 이어지는 라인은 큰재갈매기와 수리갈매기의 중가 정도로 보이지만 매우 미묘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사진 2 참조).

 

 

녀석의 정체는

기사문 개체가 보여주는 이상의 특징들을 고려하면, 기사문의 개체는 큰재갈매기의 특성을 조금 더 많이 가진 수리갈매기×큰재갈매기 성조 겨울깃 개체로 보인다. 물론 부리가 많이 굵고, 머리가 크며, 홍채에 어두운 반점이 있고, 등판의 색이 밝으며, 첫째날개가 짧은 큰재갈매기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이 두 종의 특성을 정확하게 나누어 가질 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이 녀석처럼 2세대 잡종(아마도 B1)일 경우 동정은 미궁에 빠지기 마련이다.     

 

 

1.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등판의 회색은 큰재갈매기의 짙은 회색(slaty-grey)에 비해 조금 더 밝아 보인다.

 

2.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부리는 기부에서부터 굵으며, 아랫부리각이 잘 발달되어 있다. 홍채 오른쪽에 어두운 검은 반점이 나타나고 있다. 홍채의 다른 부분에도 매우 작은 검은 반점이 섞여 있다.

 

3.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P7의 하얀 반점이 꼬리 끝보다 훨씬 안쪽에 있으며, P8의 하얀 반점이 꼬리 바깥으로 살짝 돌출되어 있다. 또한 첫째날개가 꼬리 바깥으로 매우 짧게 돌출되어 있다. 첫째날개의 안쪽 우면을 보라. 바깥 우면에 비해 회색이 섞인 검은색이 나타나고 있다.

 

4.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5.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6.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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