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까마귀를 다시 만나다

[Birds of Borneo]

집까마귀를 다시 만나다


우리나라엔 한 번의 기록(2010년 문갑도) 밖에 없는 집까마귀를 만나기 위해 메르디앙호텔 뒷골목을 일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일년이 지났어도 녀석들은 호텔 뒷골목에 어시장 언저리에 그대로 살고 있었다. 반갑다 집까마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시간도 많지 않았지만 다시 만난 녀석들이 반가워서 몇 컷!


House Crow(Corvus splendens). Kota Kinabalu, Borneo. 17 August 2017 ⓒ Larus Seeker


   

   이름의 유래  House Crow [Corvus splendens]

   Crow : 까마귀. Corvus속에 속하는 까마귀. 우리나라에서는 떼까마귀류(Rook), 갈까마귀류(Jackdaw)도 까마귀로 통칭함. 

   House Crow : 남부 아시아에 사는 까마귀. 인도까마귀(Indian Crow) 또는 회색목까마귀(Grey-necked Crow)로도 불림. 

   Corvus : corvus는 큰까마귀(Raven)를 가리킴.

   splendens : 반짝거리는 또는 눈부신. 집까마귀의 광택나는 깃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듯.



집까마귀의 분포

인도에서부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태국, 부탄, 중국 남부 지역 등 주로 남부 아시아에 서식하고 있다. 이번에 녀석을 만난 보르네오의 코타 키나발루는 녀석의 분포지가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갑자기 나타난 녀석들이 어시장을 중심으로 모여 살더니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여객선이나 상선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머나먼 타지에서 내려 정착하기도 하는 녀석들의 습성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코타 키나발루에도 그렇게 들어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재미있는 녀석들. 

   

녀석들의 주요 서식지는 남주 아시아 지역이지만 녀석들의 독특한 습성 때문에 이들의 서식지는 전세계에 결쳐 있다. 이들이 도입된 동아프리카 지역은 물론이고, 남쪽으로는 호주 대륙에 이들이 배를 타고 와서 정착했다는 기록이 있다(현재는 보이지 않는다고). 녀석들은 유럽에도 이주했는데 네덜란드의 항구 도시 Hook of Holland에는 1998년 이후 정착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홍콩, 싱가폴 등에도 녀석들이 이사와서 살고 있으며, 심지어는 대륙을 건너 북아메리카의 플로리다에도 이들의 소규모집단이 언제부턴가 살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생명력! 


Distribution Map of House Crow  BirdLife International 2016


집떠나는 방랑자 까마귀

사름들이 사는 인가 근처에서 살며 온갖 것들을 주워 먹거나 훔쳐 먹기도 하는 그들의 습성 때문에 아마도 집까마귀(House Crow)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녀석들의 집 떠나는 습성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방랑자 까마귀라고 불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사는 동네를 지나는 무역선이나 화물선을 타고 바다를 이리저리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적당한 곳이 있으면 그곳이 어던 곳이든 개의치 않고 터잡아 살고 하는 녀석들. 2010년 문갑도에도, 지금의 코타 키나발루에도 그러한 여행을 통해 도착한 것이 아닌가 짐작할 뿐이지만, 화물선을 타고 이동하는 집까마귀의 모습을 관찰한 사례들이 여럿 보고되고 있다. 이율배반적인 이름, 방랑자 집까마귀!  



▲ 말레이시아 국기 아래에 앉아 있던 녀석. 묘하게 어울린다.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골목에서 이 녀석은 무어라 울부짖는 것일까? 이 녀석은 여기에서 태어난 여기가 고향인 녀석인걸까? 아니면 어디 머나 먼 나라에서 흘러들어온 방랑자 까마귀일까?



2016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만났던 집까마귀.

일년 전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이 녀석을 만났었다. Kota Kinabalu에 있는 메르디앙 호텔 뒷골목에서 나무 위에 무리지어 앉아서 하릴없이 장난을 치던 녀석들.  


House Crow(Corvus splendens). Kota Kinabalu, Borneo. 17 August 2016 ⓒ Larus Seeker


▲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린 녀석.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는지 발밑까지 내려온다. 자신을 관찰하던 우리를 한참동안 빤히 바라본다. 내가 신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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