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만나고 싶던 흰가슴숲제비

[Birds of Borneo]

그렇게 만나고 싶던 흰가슴숲제비

White-breasted Woodswallow


예전에 발간되었던 LG도감에서는 흰가슴숲제비를 제주에서 기록된 길잃은새로 기록하고 있었고, 이 녀석 그림을 보고 또 보면서 언젠가 만나기를 그렇게 소망했었다. 그러다가 2009년 발간된 한국조류목록에서 제주도 서귀포를 비롯해서 제주도 산악 절벽에서 흔히 번식하는 여름철새라는 원병오(1993)와 박행신(1999)의 기록이 근거가 없으며 신뢰도가 떨어진다 하여 이 녀석을 범주 바(한국의 조류로 인정되지 않는 종)로 조정하였다. 한 마디로 흰가슴숲제비는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워낙에 이동성이 없는 녀석이고, 서식지가 우리나라랑 너무 멀어서 길을 잃고 날나올 가능성도 없어 보였다. 이렇게 해서 내 꿈은 날아갔고, 우리나라에선 영영 이 녀석을 볼 수 없구나 싶었다. 그런데 보르네오에 가니 이 녀석은 참으로 흔했다. Kota Kinabalu에서도 그랬고, 어딜 가나 나뭇가지에 이 녀석들 한두 마리쯤은 앉아 있었다. 이런 게 해외탐조의 묘미일 지도. 


White-breasted Woodswallow(Artamus leucorynchus). Mantanani Island, Borneo. 11 August 2017 ⓒ Larus Seeker

▲ Mantanani섬엔 이 녀석들이 정말 많았다. 가지 위에 앉아 있다가 잠자리가 지나가면 휘리릭 날아서 잠자리를 잡아 먹곤 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파랑새를 보는 것 같았다.

   

   이름의 유래  White-breasted Woodswallow [Artamus leucorynchus]

   White-breasted : 흰 가슴을 가진.

   Woodswallow : 숲제비. 삼각형의 짧은 날개를 가진 중형의 새로 공중에서 곤충을 잡아 먹음.

   Artamus : artamos는 도살자 또는 살인자. 때까치처럼 잡은 먹이를 나뭇가지에 걸어 두는 습성 때문에 이름 붙음. 예전엔 숲제비를 제비-때까치(Swallow-shrikes)라 불렀었는데, 그 이유는 숲제비가 제비와 때까치의 습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임. 

   leucorynchus : leukos는 흰색, rhynchos는 부리. leukorhunkhos는 흰색의 부리. 이 녀석의 하얀색 부리를 보라.



흰가슴숲제비의 분포

말레이시아 반도, 수마트라, 보르네오, 필리핀, 호주 등지에 분포하고 있으며, 이동성이 거의 없는 텃새로 생활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9아종이 기록되어 있다.


Distribution Map of White-breasted Woodswallow  BirdLife International 2016



▲ 탁 트인 나뭇가지에 앉아서 날아 다니는 곤충들을 살펴 보다가 사냥감을 발견하면 재빨리 날아 내려와 곤충을 잡아 먹는다. 때까치처럼 잡은 곤충을 걸어두는 습성 때문에 도살자새(butcherbird)로도 불리운다. 사실 이 녀석 이름 뒤에 제비(swallow)가 붙어 있지만 분류학적으론 제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회색숲제비

흰가슴숲제비와 같은 숲제비속과 속하는 회색숲제비(Ashy Woodswallow). 우리나라에서도 옹진군에서 2차례 관찰 기록이 있다. 흰가슴숲제비와 회색숲제비는 습성이 매우 비슷하지만 지리적으로는 전혀 겹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나라에서 이 녀석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 내 경우엔 다행히도 2014년 태국 치앙마이의 사원에서 회색숲제비를 만날 수 있었다. 


Ashy Woodswallow(Artamus fuscus)Chiang MaiThailand. 22 January 2014 ⓒ Larus Seeker

▲ 흰가슴숲제비에 비해 등판의 회색이 연하고, 등판에 푸른색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배 또한 때묻은 흰색.


▲ 내가 방문했던 황금사원(정확한 이름은 까먹었다 ^^;) 지붕 위에는 정말 많은 회색숲제비들이 살고 있었다.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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