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갈매기 X 큰재갈매기 성조 겨울깃-2

수리갈매기 × 큰재갈매기 성조 겨울깃-2

Glaucous-winged ×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2

 

Glaucous-winged X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기사문항에서 만난 또 다른 녀석. 이 녀석을 처음 봤을 때 '헉~!' 했던 건 크고 독특한 두상 때문이었다. 무슨 저런 머리가 ^^; 마치 흰갈매기의 두상을 보는 것 같았다. 큰재갈매기의 두상이라고는 믿기 힘든 비주얼. 누굴까 이 녀석은.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의 잡종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기사문항에 나타난 수리갈매기×큰재갈매기 Hybrid?

 

 

흰갈매기의 두상을 가진 이상한 녀석

 

등판의 색

큰재갈매기보다 연한 회색을 보여준다. 최근에 느끼는 건데 큰재갈매기의 동정이 참 어렵다는 거다. 순수한 큰재갈매기가 가지는 등판의 회색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로 진한 녀석부터 줄무늬노랑발갈매기보다 조금 진한 녀석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큰재갈매기의 동정 문제는 여전히 어려움으로 남을 것 같다.

 

부리

부리는 기부에서부터 굵고, 아랫부리각이 잘 발달해 있다. 자꾸 보다 보니 느끼는 건데 이런 형태의 아랫부리각을 보여주는 녀석들은 대체로 수리갈매기의 피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사진 2 참조).  

 

홍채

연한 노란색 홍채가 아닌 검은색 반점이 조금 섞여 있는 홍채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큰재갈매기의 홍채에 비해서 어두워 보인다.

 

날개돌출부

사진의 화질이 좋지 않아 명확한 꼬리 끝단을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꼬리 끝단을 기준으로 볼 때 녀석의 날개돌출부는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인다. 이 사진만으론 녀석의 날개돌출부가 두 종의 중간 특성을 나타내는 지를 판단하긴 어려워 보이며, 여기서는 녀석의 날개돌출부가 짧다는 정도로만 해두면 될 것같다(사진 3 참조).

 

머리 형태

정수리에서 부리까지의 라인은 가파르며, 정소루이에서 부리까지의 높이가 꽤 높다. 정수리는 둥글지 않고 평평하며, 사각형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형태의 두상은 흰갈매기 수컷에게서 자주 보이는 두상이다. 이 녀석의 다른 어떤 부분에서도 흰갈매기의 특징은 드러나질 않는데, 어찌된 일일까? 머리의 깃을 부풀리면 머리가 훨씬 더 커보이고, 두상이 변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렇다면 이 녀석도 머리 뒤쪽의 깃을 부풀린 것일까? 그렇다 하더라도 참 이상한 머리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녀석은. 큰재갈매기랑도 다르고, 정수리에서 부리까지의 라인이 완만한 수리갈매기랑은 더더욱 다르다.

 

머리의 줄무늬

머리부터 목까지 연한 갈색이 줄무늬가 조금 남아 있다. 여름깃으로 변화되어 가는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같다. 그런데 머리에 나타나고 있는 줄무늬가 날카로운 형태가 아니라 많이 뭉개져서 나타나고 있다. 큰재갈매기의 머리 줄무늬가 날카롭다기 보다는 조금 둔탁한 느낌이긴 하지만 이 녀석처럼 많이 뭉개져서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처럼 뭉개진 줄무늬는 수리갈매기의 영향이 아닐까?

 

 

녀석의 정체는

녀석에게서 드러나는 수리갈매기와 큰재갈매기로서의 명확한 특징은 매우 굵은 부리와 잘 발달된 아랫부리각 정도. 그 밖의 특징들은 큰재갈매기 평균을 벗어나긴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큰재갈매기의 허용 범위 안쪽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범위 안쪽의 특징들일지라도 평균을 벗어나는 특징들이 제법 많이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균을 벗어나는 특징들이 모이면 또 다른 종을 구성할 수도 있으니. 녀석은 평균을 많이 벗어난 큰재갈매기라기 보다는 큰재갈매기와 수리갈매기의 잡종으로 보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확신같은 건 없지만.  

 

 

1.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크고 둔탁한 머리와 굵은 부리가 제일 눈에 띈다. 사진의 각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첫째날개는 꽤 짧아 보인다. 

 

2.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둔탁하고 잘 발달된 아랫부리각을 보라. 수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형태와 일치한다. 이 녀석의 홍채는 큰재갈매기 성조에서 나타나는 연한 노란색의 깨끗한 홍채가 아니다. 홍채 군데군데 검은 반점이 섞여 있어서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을 보여준다. 머리의 줄무늬는 뭉개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3.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첫째날개의 커다란 날개끝 하얀 반점은 큰재갈매기의 특성. P6에 잘 발달된 화이트 텅도 보인다.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서 정확한 판단이 어렵지만 첫째날개의 돌출 정도는 큰재갈매기에 좀 더 가까워 보인다. 첫째날개의 검은색은 순수한 제트 블랙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회색이 그다지 많이 섞인 것도 아니어서 뭐라 말하기 참 애매하다.

 

4.

Gisamun Port, Gangwon. 17 February 2016. ⓒ Larus Seeker

분명 같은 녀석을 찍은 건데, 각에 따라서 인상이 이렇게까지 달라 보인다. 정면에서 보이는 갈매기들의 얼굴은 참 갸름한 편이라 고개를 정면으로 향하면 이렇게 꽤 늘씬한 두상을 보여주곤 한다. 이 녀석의 머리를 다양한 각도와 상황에서 찍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날 오후 기사문항은 정신이 없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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