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3가지 유형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3가지 유형

Three types of Mongolian Gull 1st-winter

 

 

Three types of Mongolian Gull 1st-winter.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 Larus Seeker

 

 

올 가을 삽시도 해안에서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으로 추정되는 3개체를 만났다. 부리의 색과 형태도 다르고, 첫째날개의 색과 형태도 다른 이 녀석들은 한국재갈매기의 3가지 유형인걸까? 아니면 나이가 다른 녀석들인걸까? 녀석들에 대해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삽시도 해안에서 만난 3가지 유형의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들?

 

type A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형태로만 보면 가장 클래식한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이 아닐까? 정수리 부분이 좀 더 평평하고, 뒷머리가 떨어지는 각이 크고, 부리는 굵고 아랫부리 고니가 발달해 있으며, 앞가슴이 발달한 것처럼 보이는 모습. 클래식한 형태와는 달리 첫째날개, 셋째날개, 꼬리의 색은 흑갈색을 띠는 한국재갈매기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한참 벗어난 옅은 갈색을 보여준다. 마치 재갈매기와 같은 색 패턴.   

 

 

type B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첫째날개, 셋째날개, 꼬리의 색은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에서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전형적인 흑갈색을 보여준다. 그러나 둥그스름한 머리, 조금 가늘고 길어 보이는 부리, 부리 기부가 옅은 살색이며 부리끝의 검은색과 명확한 대비를 보여주는 모습은 한국재갈매기의 전형적인 형태와는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부리의 패턴은 A유형의 개체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또한 첫째날개의 모양도 A유형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type AB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A유형과 B유형의 중간 정도의 특성을 보여주는 개체. 머리와 부리의 형태는 A유형에 보다 가깝고, 첫째날개와 셋째날개의 색과 형태는 두 유형의 중간에 해당하는 특징들을 보여준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type A 살펴보기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머리 위쪽은 약간 평평하며, 뒷머리는 뚝 떨어지는 형태를 보여준다. 한국재갈매기에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머리 형태라고 생각된다. 부리는 굵고 아랫부리 고니가 발달된 형태를 보여 준다. 부리는 기부에만 살색이 아주 조금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재갈매기가 다른 종들에 비해 부리 기부의 살색이 더 조금 나타나고 더 늦게 발달하는 것 같다.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등과 어깨의 깃은 1회 겨울깃으로 깃갈이를 모두 마쳤으며, 회색이 섞인 흑갈색을 보여주는데, 닻무늬가 나타나고 있다. 덮깃은 마모가 심하며, 큰날개덮깃의 반점은 뭉개져 있다. 셋째날개는 갈색을 띠고 있으며 가장자리 흰색이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첫째날개는 한국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진한 흑갈색이 아닌 바랜듯한 옅은 갈색인데 깃끝의 마모가 상당히 심하다. 꼬리끝 검은띠도 첫째날개와 같은 바랜듯한 갈색을 보여주고 있다.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마모가 많이 진행된 첫째날개(P5-10)는 끝이 매우 뾰족한 유조깃의 특징을 보여준다. 꼬리끝 검은띠는 폭이 다른 종들에 비해 그닥 넓지 않다.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살짝 보이는 등과 허리에 연한 갈색 반점이 조금 남아 있다.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첫째날개의 바깥쪽과 안쪽은 농도 차이가 조금 나타나고 있으며, 둘째날개는 흑갈색이어서 하얗게 바랜 큰날개덮깃과 대비가 강하다.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활짝 편 꼬리에서 꼬리끝 검은띠는 폭이 좁아 보인다. 허리와 윗꼬리덮깃에 갈색 반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날개의 전체적인 색감은 흑갈색이 아닌 갈색. 한겨울에 관찰되는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 개체들에 비해 날개가 조금 더 어두워 보이고, 흰색이 덜 나타나는 것 같다.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type B 살펴보기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머리의 형태는 한국재갈매기에 비해 더 둥그스름하며, 부리는 길쭉하지만 굵은 느낌은 덜 든다. 얼굴만 보면 한국재갈매기와는 많이 다른 인상을 준다. 부리는 기부에서부터 2/3 정도 살색을 띠며, 부리끝 검은색과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보통 이 정도의 부리는 1회 겨울깃 후기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데, 아직 10월 초순인 점을 생각하면 1회 겨울깃에서 나타나기 힘든 성장 정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다른 종들에 비해서 부리의 살색이 더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한국재갈매기에서는 더더욱. 등판의 무늬는 A유형에 비해 갈색이 더 많이 남아 있고, 덮깃에도 갈색 반점이 더 많이 남아 있다. 이렇다는 건 A유형에 비해 깃의 마모가 심하지 않다는 건데, 왜 그런걸까? 2년생 개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이 개체를 2년생 개체로 본다면 첫째날개의 형태는 납득이 되지만 등판과 덮깃이 아직 1회 겨울깃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이상하다. 질병이나 특정한 이유로 깃갈이가 지체되는 arrested moult 개체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이 개체가 A유형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또 하나의 지점은 바깥쪽 첫째날개의 색과 깃의 형태이다. 바깥쪽 첫째날개가 A유형과는 달리 진한 흑갈색을 띠고 있다. 또한 P4-7의 깃은 유조에서 나타나는 뾰족한 형태가 아닌 2년생에서 주로 나타나는 둥그스름한 형태를 보여준다. 둥그스름한 깃가장자리는 연한 담황색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날개의 깃 마모 또한 A유형에 비해 심하지 않다. 뭘까 이 개체는? 부리와 첫째날개의 형태로 볼 때 1회 겨울깃이라기 보다는 2회 여름깃 정도로 봐야 하려나? 등판과 덮깃의 패턴은 1회 겨울깃처럼 보이는데. 참 어려운 녀석이다. 어쩌면 한국재갈매기가 아닐 지도.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등판과 날개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흑갈색이며, 첫째날개 바깥쪽과 안쪽의 농도차는 크지 않고, 둘째날개와 큰날개덮깃의 농도차도 A유형에 비해 크지 않다. 그에 반해 허리와 윗꼬리덮깃의 하얀색과 꼬리끝 검은띠의 흑갈색은 명확한 대비를 보여준다. 이 정도로 명확한 대비는 1회 겨울깃 후기에서 주로 나타나는 정도인 것 같은데.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몸아랫면의 흑갈색 반점도 A유형에 비해 더 많아 보인다. 누굴까 이 개체는? 나이는 몇살인 거지? 한 살, 아니면 두 살? 한국재갈매기가 맞긴 한 건가? 현재로선 이 개체는 깃갈이가 지체된 2년생(아마도 2회 여름깃) 개체가 아닐까 생각된다. 깃의 특징들로 볼 때 한국재갈매기일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어쨌든 특이한 개체인 것은 분명하다 이 녀석.

 

 

type AB 살펴보기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머리와 부리의 형태는 A유형에 더 가까워 보인다. 부리 기부의 살색은 A유형보다 좀 더 확장되어 나타나고 있다. 셋째날개는 갈색이며, 깃 마모가 심하게 진행되어 있다. 셋째날개의 깃가장자리 흰색은 한국재갈매기에 비해 폭이 좁아 보인다. 부리도 좀 더 가늘어 보이고. 첫째날개는 흑갈색인데 B유형에 좀 더 가깝게 보인다. 첫째날개 깃 가장자리의 형태는 A유형보다 조금 더 동그랗고, B유형보다는 뾰족해 보인다. 깃가장자리에 담황색이 나타나고 있다. 

3가지 유형의 개체에서 첫째날개의 색과 형태가 모두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색은 밝은 갈색부터 진한 흑갈색까지, 형태는 뾰족한 형태부터 둥근 형태까지, 마모도 매우 심한 상태에서 마모가 매우 적은 상태까지. 이런 것들은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이 나타낼 수 있는 스펙트럼일까? 아니면 다른 나이와 다른 종이어서 그런 걸까?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이 개체는 A유형에 비해 깃갈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개체인걸까?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등판과 날개는 전체적으로 흑갈색으로 보이며, 반점이 꽤 남아 있다. 첫째날개 바깥쪽과 안쪽의 대비는 크지 않으며, 둘째날개와 큰날개덮깃은 약간의 대비를 보여주지만 극단적이진 않다. 꼬리끝 검은띠는 흑갈색이며 폭이 그닥 넓지 않다.

 

 

 

3가지 유형의 머리 모양 비교

3가지 유형의 머리 모양, 부리의 형태와 성장 정도를 좀 더 자세히 비교하여 살펴 보라. 특히 B유형의 부리에 주목하라.

 

type A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type AB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type B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3가지 유형의 첫째날개 비교

3가지 유형의 첫째날개의 모양과 색을 비교해 보라. 3가지 유형의 바깥쪽 첫째날개는 갈색부터 흑갈색까지 확실히 차이가 있으며, 바깥쪽 첫째날개(P5-10)의 모양도 뽀족한 모양부터 둥근 모양까지 명확한 차이를 보여준다. 색의 변이에 관해서는 개체간 차이라 인정하더라도 깃의 형태에 있어선 분명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뭘까? 깃의 새대 차이? 깃의 모양만 본다면 B유형의 P4-7은 확실히 2년생 개체에서 나타나는 모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ype A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type AB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AB유형은 첫째날개의 길이가 무척 짧아 보인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해서 그런 거라면 이 개체는 2년생 개체라는 이야기가 되고, 다 자란 거라면 이 개체는 한국재갈매기가 아닌 게 된다. 참 어렵네 ^^;

 

type B

Sapsi Island, Chungnam. 11 October 2015.ⓒ Larus Seeker

 

 

 

10월 하순과 11월 중순의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과 비교하기

10월 하순과 11월 중순에 만난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으로 추정되는 개체들과 비교해 보자. 북성포구에서 만난 이 개체들 또한 삽시도 개체들만큼이나 같은 종으로 보기 힘들만큼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Bukseong Port, Incheon. 24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개체는 북성포구에서 10월 24일에 만난 녀석이다. 이 개체는  형태와 색상 모든 면에서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가장 클래식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흑갈색을 보여주는 첫째날개와 등판의 흰색이 명확한 대비를 이루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부리 기부의 살색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 지도.

 

Bukseong Port, Incheon. 14 November 2015. ⓒ Larus Seeker

이 녀석은 조금 더 늦은 11월 14일에 북성포구에서 만난 녀석이다. 흑갈색이 아닌 밝은 갈색의 첫째날개를 보여주어 사람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개체. A유형이 좀 더 진행된다면 딱 이렇게 될 것 같은 그런 녀석이다. 특히 첫째날개의 색과 형태는 매우 유사해 보인다. A유형을 한국재갈매기로 본다면 이 녀석도 한국재갈매기로 봐야 하겠지?

 

Bukseong Port, Incheon. 15 November 2015. ⓒ Larus Seeker

11월 15일에 북성포구에서 만난 개체. 부리 기부의 살색이 중간 부분까지 확장되어 있고, 부리끝 검은 부분과 경계가 비교적 명확해 보인다. 첫째날개와 꼬리끝 검은띠는 연한 흑갈색. 이 녀석 역시 전형적인 한국재갈매기로 보이지만 부리의 발달이 너무 빠르다.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삽시도 해안에서 만난 3개체를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으로 가정하고 글을 써 왔지만 글을 마쳐야 하는 지금 그들의 정체가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 과연 어떤 녀석이 한국재갈매기인 걸까? 3개체 모두 한국재갈매기? 아니면 오직 한 개체만 한국재갈매기? 현재로선 속 시원하고 깔끔한 해결은 어려울 것 같고. 이들에 대한 몇 가지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가능성 1.

3가지 유형(A, B, AB) 모두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일 것이다.

이럴 경우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스펙트럼을 상당히 넓게 잡아야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가능성 2.

A유형과 AB유형은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 B유형은 한국재갈매기 1회 여름깃→2회 겨울깃일 것이다.

이럴 경우 깃갈이가 지체되거나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경우에 대한 사례들을 모으고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1회 여름깃에서 2회 겨울깃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이 가설이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능성 3.

A유형은 한국재갈매기 1회 겨울깃, B유형은 다른 종(아마도 재갈매기) 2년생, AB유형은 역시 다른 종 2년생일 것이다. 

제일 골치아픈 경우. 이럴 경우 재갈매기류 3종의 1회 겨울깃과 2년생들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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