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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Taiwan]


핑크색 다리를 가진 해오라기[Black-crowned Night Heron]


Black-crowned Night Heron(Nycticorax nycticorax). Da-an Forest Park, Taiwan. 7 May 2018 ⓒ Larus Seeker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타이완에서 해오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해오라기를 만난 일이 뭐 대단할까 싶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해오라기의 좀 색다른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해오라기 새끼부터 다양한 성장 단계의 유조, 그리고 1회 여름깃, 성조까지. 그리고 '핑크색 다리를 가진 해오라기'를 만날 수 있었다! 녀석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시~


해오라기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번식하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지만 새끼를 키우는 장면을 관찰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해오가기들은 백로류 집단 번식지에서 함께 번식에 참여하기 때문에 그들을 관찰하려면 집단 번식지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건 번식 중인 새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타이베이 도심에 있는 Da-an Forest Park에서 이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공원 내에 연못이 있고 연못 가운데에 작은 섬이 있는데 이 섬에서 백로들과 해오라기들이 번식을 하고 있었다. 연못 가장자리와 번식지인 섬 까지의 거리는 3~4미터 정도 되는데 새들도 지나가는 사람들에 그닥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서 편안하게 번식 장면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해오라기 새끼부터 유조까지 단계에 따른 다양한 성장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지난 번 여행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타이완에선 사람과 새가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고, 그런 모습들이 나에겐 참 부러웠다.


   

Black-crowned Night Heron의 분포

유라시아 대륙부터 아메리카, 아프리카까지 북반구 전체 지역에 퍼져 살고 있다. 아종은 4종이 기록되어 있는데 폭 넓은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적게 느껴진다. 

Distribution Map of Black-crowned Night Heron  BirdLife International 2017



해오라기의 성장 단계별 모습 

운이 좋았다. 녀석들의 성장 단계를 가까이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니~


01. 새끼(Chick)

▲ 말 그대로 새끼. 부화할 때 가지고 태어난 솜깃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형태. 둥지에서 새끼들끼리 열심히(?) 싸우면서 살고 있더라. 진짜 못생김이 뚝뚝~



▲ 이 녀석은 새끼와 유조(Juvenile)의 중간 단계쯤으로 보인다. 솜깃이 대부분 빠지고 깃이 자란 상태. 좀 맹해 보이긴 하다. 이 때까지 녀석의 홍채는 노란색. 



▲ 날개를 펼치니 이 녀석도 꽤 그럴싸해 보인다. 조금만 더 지나면 날 수 있을 지도. 전체적인 몸깃은 아직 검은색에 가까워 보인다.



02. 유조(Juvenile)

▲ 솜깃이 모두 빠지고 제법 각이 잡힌 형태. 새끼일 때 노랗던 홍채는 어느덧 성조와 같은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검은색 깃들도 밤갈색으로 변했고, 등판과 날개 덮깃에 반점이 가득하다. 다리는 녹색을 띤 노란색.



▲ 식물원 앞 연못에 있던 녀석이었는데 나름 날카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Black-crowned Night Heron juvenileTaipei Botanical Garden, Taipei. 23 January 2017 ⓒ Larus Seeker

▲ 작년에 만났던 유조. 위 개체에 비해 등판과 날개의 색이 좀 더 진하게 변했다.



03. 1회 여름깃(1st Summer)

▲ 이 녀석은 '1회 여름깃'. 성조가 되기 직전의 모습. 정수리와 등판 덮깃의 깃이 성조와 다르게 얼룩덜룩하다. 또한 성조와 다르게 머리 뒤로 장식깃이 보이질 않는다. 



04. 성조(Adult)

▲ 이 녀석은 다 자란 성조. 다리가 물에 젖어 불어 버린 건지 색이 좀 이상하다. 정말 살색같은 느낌? 녹황색 다리가 번식기의 핑크색으로 변해가는 중인 걸까? 



▲ 물 속에서 뭐하는 거냐? 사냥도 아니고. 목욕 중인 걸까? 깃 패턴과 머리 뒤 장식깃으로 볼 때 이 녀석도 성조.




핑크색 다리를 가진 해오라기

다 자란 해오라기의 다리는 녹색 기운이 있는 노란색이다. 일 년 내내 같은 색. 다만 번식이 이루어지는 짧은 기간 동안 녀석의 다리는 핑크색으로 바뀐다. 그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녀석의 핑크색 다리를 보는 건 꽤 드문 일. 이번에 운 좋게 만났다. 핑크색 다리를 가진 해오라기. 연못 바로 앞 돌 위에서 열심히 깃 다듬고 있던 녀석.


▲ 위 쪽 성조의 다리색과 비교해 보라~ 이 녀석 다리의 핑크색을. 머리 뒤로 돋아난 장식깃이 인상적이다.



5월이 타이완에선 번식기여서 이번 여행 기간 동안 새끼들을 키우느라 분주한 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덕분에 눈이 참 즐거웠다.


여러분의 댓글과 공감은 저에게 힘이 됩니다.

 

  1. Favicon of https://ddamddon.tistory.com BlogIcon 땀똔 at 2018.06.18 13:14 신고 [edit/del]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서 색이 변하는거겠죠?
    인간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으면 좀 좋을까요.. 고작 심장 콩닥거리는 거 밖에 안되는 인간이라니.... ^^;

    Reply
  2. Favicon of https://balgil.tistory.com BlogIcon @산들바람 at 2018.06.18 15:15 신고 [edit/del]

    해오라기에 대한 유익한정보
    잘보고 갑니다.

    Reply
  3. 백원희 at 2018.06.21 22:36 [edit/del]

    핑크색다리의 의문점이 번식기 때문이었군요.
    궁금증 해결~~자료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Reply
    • Favicon of https://gulls.tistory.com BlogIcon Larus Seeker at 2018.06.22 08:48 신고 [edit/del]

      가까이에 있는 녀석들인데도 아직 모르고 있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우리나라 도감에서 다리 색의 변화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없거든요.
      아주 짧은 기간이라 눈에 띄지 않아서 그럴 지도.
      먼 이국 땅에 가서야 녀석들의 비밀을 알아 내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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