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재갈매기 여름깃으로의 변화

큰재갈매기 여름깃으로의 변화

Slaty-backed Gull(Larus schistisagus) winter to summer plumage

 

Slaty-backed Gull[Larus schistisagus] Adult summer.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큰재갈매기 여름깃을 보고 싶어서 올 3월엔 유난히 동해에 자주 갔었다. 3월의 동해엔 여름깃으로 갈아입은 큰재갈매기가 그렇지 않은 겨울깃 개체들보다 더 많아 보인다. 그런데 막상 마주친 큰재갈매기 여름깃은 사람을 참 혼란스럽게 만든다. 특히 등판색과 다리색이 겨울깃에 비해 훨씬 연하게 나타나는 개체들은 더더욱.

 

 

A. 2010년 아야진 항구 안에서 만난 겨울깃에서 여름깃으로 가고 있는 개체.

얼굴의 스트릭이 아주 조금 남아 있다. 다만 이 개체의 경우 등판에 약하게 갈색이 보이고, 부리의 고니딜 스팟 위에 검은 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완전한 성조라기 보다는 4회 겨울깃(advanced)에서 여름깃으로 넘어가고 있는 개체로 보인다.

  

A-1.

Slaty-backed Gull. 4th cycle winter → summer. Ayajin, Gangwon. 21 February 2010.

 

A-2.

Slaty-backed Gull. 4th cycle winter → summer. Ayajin, Gangwon. 21 February 2010.

 

 

 

B. 3월의 첫날 어달항에서 만난 개체.

머리의 스트릭이 적어 꽤 깨끗하게 보이며, 전체적인 인상이 큰재갈매기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깨끗한 머리와 아이쉐도우가 거의 없는 눈, 주변의 큰재갈매기들보다 옅은 회색의 등판. 하지만 핑크빛 눈테와 진한 핑크색 다리, 넓은 화이트 트레일링 엣지 등으로 볼 때 큰재갈매기가 아닌 다른 녀석으로 볼 수도 없었다. 아직도 부족한 실력이라서 일단은 여름깃으로 넘어가고 있는 큰재갈매기 성조로 동정. 특히 날 때 보여지는 첫째날개깃의 패턴은 영락없는 큰재갈매기. P10의 미러가 화이트 윙팁과 연결되듯 크게 형성되어 있고, P9의 미러도 제법 크게 보이며, P6-8에서 보여지는 커다란 화이트 텅(tongue). P6에서 트레일링 엣지로 이어지는 굵고 하얀 라인. Jizz(외관상의 특징이나 느낌)로만 갈매기들을 동정하기엔 아직은 한참이나 부족한 실력.

 

B-1.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1 March 2014.

 

B-2.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1 March 2014.

 

B-3.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1 March 2014.

 

B-4.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1 March 2014.

 

B-5.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1 March 2014.

 

B-6.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1 March 2014.

 

 

 

 

C. 울진 위쪽의 작은 항구에서 만난 개체

다음 날 울진 위쪽의 작은 항구에서 만난 개체 또한 혼란스러웠다. 다른 여러 가지 특징들로 볼 때 큰재갈매기 여름깃이 분명하지만 훨씬 밝은 등판을 가진 개체. 크기는 큰재갈매기 평균치보다 작았지만 이건 암수의 문제일 수 있으니 넘어가더라도 등판은 밝아도 너무 밝았다. 큰재갈매기 여름깃으로 넘어가면서 푸른빛이 약간 돌 수 있다는 자료는 본 적이 있지만(출처;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이렇게까지 밝은 등판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 걸까? 개체간 차이? 여름깃으로 넘어가면서 다리색은 겨울깃과 비슷하거나 좀 더 진한 핑크색으로 변한다고 했는데, 이 개체의 경우 다리색은 겨울깃과 같거나 좀 더 옅게 보인다.

 

C-1.  

Slaty-backed Gull. Adult summer. Uljin, Gyeongsangbuk-do. 2 March 2014.

 

위 사진에서 왼쪽의 개체는 아직 겨울깃이 남아 있는 큰재갈매기. 오른쪽에 서 있는 녀석이 문제의 큰재갈매기 여름깃.

분명 오른쪽 큰재갈매기 여름깃 개체는 큰재갈매기와 뒤쪽에 서 있는 재갈매기 등판의 중간 정도의 회색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리 색도 미묘하지만 오른쪽 개체가 좀 더 옅은 핑크색으로 보인다. 

 

 

C-2.  

Slaty-backed Gull. Adult summer. Uljin, Gyeongsangbuk-do. 2 March 2014.

 

옅은 등판색과 조금 연하게 보이는 다리를 제외하면 이 녀석은 무난하게 큰재갈매기 여름깃으로 끼워넣을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첫째날개깃의 P8과 P9이 보이지 않는 것엔 의문이 남는다. 3월이라면 첫째날개깃을 깃갈이하기엔 조금 이른 시기인데

이 시기에 깃갈이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

 

C-3.  

Slaty-backed Gull. Adult summer. Uljin, Gyeongsangbuk-do. 2 March 2014.

 

C-4.  

Slaty-backed Gull. Adult summer. Uljin, Gyeongsangbuk-do. 2 March 2014.

 

깃 상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장면을 제대로 찍어보려 했는데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다. 위 사진에서 보면 앉아있을 때 보이지 않던 P8과 P9이 보인다. 다만 바깥쪽 첫째날개깃의 크기가 지금 막 자라고 있는 것처럼 작아 보인다. 마치 깃갈이 마지막 시기에 첫째날개깃이 자라고 있는 것처럼. 큰재갈매기의 첫째날개깃 중 P9과 P10은 빠를 경우 9월 말, 보통 10월-11월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상황은 아직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 공부가 더 필요해 ^^;

 

 

D. 어달에서 만난 극단적으로 작은 큰재갈매기

극단적으로 작은 큰재갈매기를 만났다. 자료에 의하면 암컷이 수컷보다 약 30% 정도 작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필드에서 보여지던 작아 보이던 큰재갈매기들에 비해서도 좀 더 작아 보인다. 암컷 중에서도 매우 작은 암컷?

 

D-1.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왼 편에 서 있는 2cy(advanced) 개체의 크기와 비교하면 30% 이상 작아 보인다. 뒤편에 서 있는 재갈매기들에 비해서도 작아 보이는 이런 개체는 필드에서도 흔치 않다.

 

D-2.  

 Slaty-backed Gull. Adult winter → summer.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다른 큰재갈매기에 비해 경부(tibia)가 무척 짧게 보인다. 목과 얼굴의 형태는 휴식 중인 상태라 작고 뭉툭하게 보일 수 있다지만 경부의 경우에도 그럴까?

 

 

 

 

E. 어달 해변의 큰재갈매기들

같은 날 어달항에서 보이는 큰재갈매기들은 겨울깃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개체들이 소수 보였고, 대부분 여름깃으로 깃갈이 중이었다. 큰재갈매기의 경우 여름깃으로의 부분 깃갈이는 머리깃과 몸깃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깃갈이 외에 여름깃으로 넘어가면서 부리와 고니딜의 붉은 점의 색이 더 진해지고, 다리의 색도 좀 더 핑크빛이 진해진다고 한다. 필드에서 만난 여름깃으로 갈아입고 있는 큰재갈매기들은 다양한 등판색과 머리깃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E-1.  

Slaty-backed Gull.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F. 어달항에서 만난 깃갈이중인 큰재갈매기

역시 같은 날 만난 개체. P7 깃이 보이질 않는다. 이 녀석도 깃갈이 중인 개체인건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큰재갈매기의 깃갈이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에 대한 자료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일본의 기록과 비교해 볼 때 분명 이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기록을 찾아봐야겠다.

 

F-1.  

Slaty-backed Gull.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접힌 첫째날개깃에서 P7의 하얀 윙팁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자라고 있는 것일가? 덮깃도 군데군데 빠져서 하얗게 보이고 있다. 이건 덮깃을 깃갈이 중일 때 보이는 일반적인 현상인데... 그렇다면 이 개체는 월동지로 이동하기 전 2월에 첫째날개깃과 덮깃을 깃갈이 중인걸까? 작년 가을에 이루어졌어야 할 깃갈이(complete moult)가 지체되어 지금에서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가? 먹이나 질병의 문제로 3월까지 깃갈이가 지체되고 있는 갈매기들의 깃갈이에 대한 자료를 읽은 적이 있다. 이 개체도 그런 경우로 봐야 하나?

 

F-2. 

Slaty-backed Gull.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F-3.

Slaty-backed Gull. Eodal, Gangwon. 22 February 2014.

 

윗날개의 덮깃이 군데군데 빠져서 하얗게 보이는 모습은 이 개체가 깃갈이 중에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갈매기 도감에 나오는 큰재갈매기 첫째날개깃의 3가지 패턴을 모두 찾아 보려고 하였으나 실패. 내년 겨울이 되면 3가지 첫째날개깃 패턴을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다.

 

 

 

Slaty-backed Gull Primary Wingtip Pattern.

출처: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큰재갈매기가 겨울깃에서 여름깃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궁금하여 깃갈이 진행 상태를 간략하게 살펴 보았다. 깃갈이 상황을 관찰하면서 궁금증이 해결되기는 커녕 큰재갈매기의 깃갈이에 대해 의문점들만 더 생겨 버렸다.

 

 여름깃으로 넘어가면서 큰재갈매기의 등판색이 옅어지는 것은 단지 개체의 문제인가 아니면 경향성인가?

 2월에서 3월 사이에 큰재갈매기의 완전깃갈이(비행깃과 덮깃)가 일어나는 경우가 얼마나 나타나는가?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큰재갈매기의 깃갈이 사이클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큰재갈매기는 지리적 변이가 비교적 적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등판이 좀 더 밝고 작은 개체들의 경우 좀 더 남쪽에서 번식하는 개체들(Southern population)로 봐야 하는가?

 

 

 

참고문헌

Malling Olsen, K. & Larsson, H. 2004.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London: Christopher He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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