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순의 갈매기] 02. 노랑발재갈매기 Birula's Gull

 

'10월 초순의 갈매기' Series 02.

 10월 초순에 만난 노랑발재갈매기

Birula's Gull(Larus vegae birulai), which met in early October

 

노랑발재갈매기 Birula's Gull(Larus vegae birulai) Adult summer→winter.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10월 초순에 재갈매기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겨울에 동해에서 만나는 재갈매기류와는 어떻게 다를까? 10월 초순에 만나는 재갈매기류는 12월과 1월의 재갈매기들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시각과 동정 포인트를 활용해야만 한다. 지금부터 10월 초순(10월 9일과 10일)에 충남 대천항과 삽시도 해변에서 만난 재갈매기류를 살펴보도록 하자. 

 

'10월 초순의 갈매기' 글 싣는 순서

01. 재갈매기

02. 노랑발재갈매기 Birula's Gull

03. 한국재갈매기

04. 줄무늬노랑발갈매기

05. Hybrid Gull(재갈매기X줄무늬노랑발갈매기)

06. Mystery Gull

 

 

 

10월 중순(2015-10-24)의 재갈매기류 동정하기

10월 중순의 재갈매기류 동정하기 Identification of Herring Gull Assemblage at mid-October 24 October 2015 Herring Gull Assemblage at Bukseong Port. 24 October 2015. ⓒ Larus Seeker 10월 중순(10월 24일)에 북성포구에서 만난 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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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샛노란 재갈매기[Birula's Gull]를 아세요?

다리가 샛노란 재갈매기[Birula's Gull]를 아세요? Birula's Gull(Larus vegae birulai) in South Korea 포항신항 옆에 있는 자그마한 임곡항 옆 해변에서 다리가 샛노란 재갈매기(Birula's Gull) 무리를 만났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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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항에서 노랑발재갈매기 [Birula's Gull]를 만나다

대천항 해변에서 재갈매기 무리를 관찰하던 중 재갈매기의 아종인 Birula's Gull(Larus vegae birulai)로 판단되는 개체를 관찰하였다. Birula's Gull은 재갈매기의 번식 지역 중 서쪽에 위치하는 Taimyr반도 서쪽과 Yakutia 북서쪽에서 번식하는 집단인데, 번식기에 다리색이 노랗게 나타나는 종이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에 주로 도래하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Taimyr Gull Larus heuglini taimyrensis)의 번식지역이기도 하며, heuglinivegae의 중간적 특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잡종이 발생하기 때문에 Birula Gull을 아종으로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재갈매기류 중에서 Birula's Gull의 특징을 보여주는 개체들이 일정 부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니 이에 대해 살펴보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Birula's Gull은 재갈매기와 어떻게 다를까?

재갈매기는 북극권 지역의 섬과 바닷가 절벽에서 번식하는데, 동쪽 Chukci반도부터 서쪽 Taimyr반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번식한다. 이 중 동쪽 지역의 번식 집단은 다리색이 언제나 분홍색 또는 짙은 분홍색이며, 서쪽 지역의 번식 집단은 다리색이 밝은 노란색부터 살색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리색이 노란 서쪽 지역의 집단을 아종인 Birula's Gull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리의 색 이외에도 두 집단 간에는 몇 가지 차이들이 나타난다. Birula's Gull의 등판의 회색은 재갈매기보다 좀 더 어둡다. 일반적으로 재갈매기 번식 지역의 북쪽 끝단에서 번식하는 집단의 등판 회색이 가장 연하며, 서쪽과 동쪽의 집단이 더 어둡다. 또한 Birula's Gull은 재갈매기에 비해 날개의 검은색이 더 검고 폭넓게 나타난다. P10의 미러는 크기가 더 작으며, 날개끝 검은띠는 P4까지 확장되어 나타난다(재갈매기는 일반적으로 P5까지 나타난다). 겨울이 되면 재갈매기는 머리와 목에 줄무늬가 많이 나타나는데, Birula's Gull은 겨울에 뒷목의 줄무늬가 더 제한적으로 나타나며, 더 하얗게 보인다. 재갈매기와 구분되는 Birula's Gull의 이러한 특징들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와 종종 혼동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은 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형태적 차이에 의해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깃갈이의 진행 정도에서도 두 종을 구분할 수 있다.

 

Birula's Gull의 특징

  다리색은 밝은 노란색부터 살색까지 다양하다.

  등판의 회색이 북쪽 집단 재갈매기보다 더 어둡다.

  첫째날개의 검은색이 더 어둡다(P10의 미러가 더 작고, 날개끝 검은띠는 P4까지 확장된다).

  겨울에 뒷목의 줄무늬가 제한적이고 더 하얗게 보인다.

  겨울에 주로 일본 지역에서 월동하는 것 같다(Del Hoyo et al. 1996, filchagov et al. 2001).

[출처: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2004.]

 

 

 

1. 노랑발재갈매기 성조 여름깃→겨울깃  Birula's Gull(Larus vegae birulai) Adult summer→winter?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샛노란색의 다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머리는 둥그스름하고, 부리는 굵고, 고니딜은 발달해 있다. 부리는 아직도 진한 노란색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랫부리 붉은점은 꽤 커다랗게 보인다. 머리와 목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있지만 아주 작은 양만 나타나고 있다. 눈테는 붉은색이며, 홍채는 연한 노란색이다. 등판의 회색은 어두워 보이는데 다른 개체와 비교를 해봐야 더 정확할 것 같다. 첫째날개는 P7에서 P10까지 4장은 낡은깃을 가지고 있으며, P5-6은 빠져 있다. 사진에서 보이지 않지만 P1-4는 새깃으로 깃갈이가 완료되었을 것이다. 이 개체에서 나타나는 이 정도의 깃갈이 진행은 이 시기 재갈매기에서 관찰할 수 있는 평균적인 깃갈이 진행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반대쪽 날개의 P10의 미러(underside P10)는 크기가 그닥 크지 않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괭이갈매기 등판색과 비교할 때 이 개체의 등판색이 더 어두운 회색으로 보인다. 비록 이 개체가 사선으로 서 있어서 더 어두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개체의 등판 회색은 일반적인 재갈매기에 비해 충분히 어두운 것으로 보인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압도적인 부리를 보라. 이 개체의 부리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가 보여주는 가늘고 평행한 부리가 아니라 굵고 고니딜이 매우 발달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아랫부리 붉은점은 크기가 꽤 커보이는데 윗부리까지 확장되어 있지 않다. 머리와 목의 줄무늬는 펜으로 그은듯한 매우 가늘고 날카로운 터치를 보여주는데, 이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에서 나타나는 특성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 시기에 줄무늬노랑발갈매기는 머리와 목에 줄무늬나 반점이 거의 없는 깨끗한 두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개체와 차이가 있다. 연한 노란색의 홍채에는 어두운 반점들이 조금 섞여 있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가운데 서 있는 개체가 1번 개체. 오른쪽 맨 앞에 서 있는 개체는 누구인지 아직도 전혀 감이 없다(등판의 회색이 큰재갈매기만큼 진하고, 다리가 샛노랗고, 두상이 매우 크다. 누구일까??). 1번 개체의 덩치가 작아 보인다. 알컷일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재갈매기와 일치하는 깃갈이 진행 정도, 형태적인 유사함 등으로 볼 때 이 개체는 재갈매기의 아종인 Birula's Gull(Larus vegae birulai)로 보인다. 다만 본 아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이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다. 다리가 노란 이 아종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다리가 노란 재갈매기이니 잠정적으로 '노랑발재갈매기'라 부르면 어떨까?

 


 

이 개체에 대해 네덜란드에서 갈매기를 연구하는 Mars Muusse(Gull Research Organisation의 창립 멤버)에게 문의를 했었는데, 두 번에 걸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답장을 받았다. 

 

동아시아의 재갈매기류에 관심이 많아서 종종 연락을 주고 받곤 하던 네덜란드의 갈매기 연구자 Mars Muusse가 유럽,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갈매기 동정에 관해 쓴 정말 멋진 책이 올해 4월에 프린스턴 출판부에서 출간되었다. GRO 창립 멤버답게 내용이 정말 알차고, 참 어려운 갈매기 동정을 단계별로 잘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사진을 활용한 설명이 매우 직관적이어서 갈매기에 대해 공부하고자 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갈매기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Gulls of Europe, North Africa, and the Middle East: An Identification Guide

 

https://www.amazon.com/Gulls-Europe-North-Africa-Middle/dp/0691222835/ref=sr_1_1?crid=25GOQ2M3SB6WL&keywords=Gulls+of+Europe%2C+North+Africa%2C+and+the+Middle+East%3A+An+Identification+Gui&qid=1671066361&s=books&sprefix=gulls+of+europe%2C+north+africa%2C+and+the+middle+east+an+identification+gui%2Cstripbooks-intl-ship%2C236&sr=1-1

 

 

Probably the main difference between these two taxa is that taimyrensis is more like a Lesser Black-backed Gull (elegant posture in the few pictures that are available), while birulai is more of a Herring Gull (robust). Also, from internet pictures I understand that there is consistency in birulai showing rich yellow legs, just as your bird does.

아마도 이 두 종의 주요한 차이는 taimyrensis는 Lesser Black-backed Gull(보다 더 우아한 자세)과 더 비슷해 보이는 반면, birulai는 Herring Gull(건장한 체격)과 더 비슷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터넷의 사진들에서 나는 birulai가 당신의 사진에서 그러는 것처럼 진한 노란색 다리를 보여주는 일관성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Your bird is more of a Herring Gull like bird, than it is a Lesser Black-backed like bird, and other features seem to not contradict the idea this is birulai.

당신의 갈매기는 Lesser Black-backed Gull보다 Herring Gull과 더 비슷합니다. 그리고 다른 특징들도 이 개체가 birulai라는 생각과 모순되는 점이 없어 보입니다.
 
 

Biruali is a name used sometimes; for the gulls with yellow legs that breed east of the Taimyr. Some ornithologists consider them eastern heuglini, some other ornithologists think they should be a separate species. The exact name of this population is not the issue, there is agreement on how they look like, and the bird in your picture very much match this description.

Birulai는 때때로 Taimyr 동쪽에서 번식하는 노란색 다리를 가진 갈매기들을 나타내기 위한 이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어떤 조류학자들은 그들을 동쪽의 heuglini로 고려하고 있고, 어떤 조류학자들은 그들을 독립된 종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종의 정확한 이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이들이 어떻게 보이는 지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당신 사진 속의 갈매기는 이러한 설명과 매우 많이 일치합니다. 

 


 

2. 노랑발재갈매기 성조 여름깃→겨울깃??  Adult summer→winter??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1번 개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재갈매기류 3종(재갈매기, 한국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중 어디에도 일치하는 종이 없기에 혹 Birula's Gull은 아닐까 다뤄보려고 한다. 전체적으로 육중한 모습이며, 머리는 크고, 부리도 굵고 고니딜이 발달해 있다. 줄무늬노랑발갈매기와는 확실히 다른 형태. 부리는 샛노랗고, 아랫부리 붉은점은 크지 않다. 등판의 회색은 그닥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머리와 목에는 반점이나 줄무늬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깨끗하다. 눈테는 붉은색이며, 홍채는 어두운 반점이 섞인 갈색이다. 다리는 노란색 기운이 있는 살색이다. 첫째날개는 P1-6은 새깃이며, P7은 빠져 있고, P8-10은 낡은깃이다. 반대쪽 날개의 P10의 미러(underside P10)는 크기가 꽤 크다. 이 개체는 노란색 기운이 있는 다리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형태와 깃갈이 진행 정도에서 여름깃에서 겨울깃으로 깃갈이 중인 재갈매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리색이 짙은 분홍색이거나 분홍 기운이 강한 살색이 아닌 점이 마음에 걸린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전체적으로 육중하고 깨끗해 보이는 인상이다. 이 개체를 한국재갈매기로 보기에는 겨울깃으로의 깃갈이가 너무 느리며, 머리의 형태도 한국재갈매기와는 달라 보인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왼쪽의 재갈매기와 비교해 보라. 왼쪽의 재갈매기는 머리와 목의 줄무늬가 이미 많이 나타나 있고, 부리도 겨울깃 상태로 변해가고 있다. 첫째날개의 깃갈이 또한 오른쪽 2번 개체에 비해 보다 많이 진행되고 있다(P1-7 새깃, P8-9 빠짐, P10 낡은깃). 등판의 회색은 두 개체가 비슷한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2번 개체의 머리가 훨씬 더 크고 육중해 보인다. 두 개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리의 색인데, 동일한 빛 상태에서 왼쪽의 재갈매기는 분홍색 다리를 보여주는 반면 오른쪽 2번 개체는 노란 기운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덩치도 훨씬 커보이는데 이는 암수간 차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물 가에 가장 가까이 있는 개체가 2번 개체. 오른쪽의 재갈매기와 등판의 회색이 비슷한 정도로 보인다. 덩치도 비슷해 보이고. 2번 개체의 앞에 있는 개체는 앞 사진의 재갈매기와는 다른 개체이다. 이 개체 역시 다리에 노란색 기운이 나타나고 있다. 깃갈이는 매우 느린 편인데, 아마도 P1-4는 새깃, P5-6은 빠짐, P7-10은 낡은깃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정도의 깃갈이라면 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중간 정도. 이 개체는 형태적인 특성과 깃갈이 정도로 볼 때 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잡종으로 보인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맨 뒤에 있는 개체가 2번 개체. 앞 쪽으로 지나가는 재갈매기와 비교해 보라. 앞쪽의 재갈매기는 진한 분홍색 다리를 가지고 있다. 앞쪽으로 지나가는 재갈매기의 겨울깃 깃갈이 진행 정도가 좀 더 많이 진행되어 있다(P1-7 새깃, P8-9 빠짐, P10 낡은깃). 덩치가 비슷한 앞쪽의 재갈매기에 비해서도 2번 개체의 머리는 확실히 크고 육중하게 보인다.

 

Daecheon,  Chungnam. 9  October 2015. ⓒ Larus Seeker

 

전체적인 형태와 깃갈이 정도는 재갈매기와 유사하지만 다리에 노란색 기운이 강하고, 머리가 크고 육중한 이 개체는 누구일까? 등판의 색이 평균적인 재갈매기에 비해 어둡지 않고, P10의 미러가 큰 것으로 볼 때 노랑발재갈매기(Birula's Gull)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깃갈이가 재갈매기에 비해 아주 살짝 느리고 다리에 노란색 기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잡종이려나? 이 개체에 대한 판단은 현재로선 내리지 못하겠다.  

 

 

 

 

 

참고 문헌

Olsen, K. M. & Larsson, H. 2004.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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