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재갈매기[Larus thayeri] 4회 겨울깃 - 2016년 1월 주문진

작은재갈매기 4회 겨울깃

Thayer's Gull[Larus thayeri] Fourth winter at Ayajin

 

Thayer's Gull[Larus thayeri] Fourth winter.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우리나라에 작은재갈매기가 도래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동해안에 갈 때면 늘 녀석을 찾아보게 된다. 처음엔 잘 보이지 않던 녀석들이 점점 눈에 많이 띈다. 올 1월에만 동해안에서 작은재갈매기로 보이는 개체를 3개체나 만났다. 안전한(?) 2개체와 안전하지 않은 1개체. 동해안에 작은재갈매기가 도래하는 개체수가 늘어나는 건지 아니면 녀석에 대한 필드 마크가 많이 알려진 탓인지.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다만 아직도 전형을 벗어나는 작은재갈매기들에 대해서는 동정을 주저하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 [아야진의 작은재갈매기는 정말 작은재갈매기일까?]에 잘 나타나 있다. 경험이 좀 더 쌓이고, 자료가 점차 모아지다 보면 나아지겠지.

 

대진항에서 선상탐조를 하고 내려오면서 아야진에서 이 녀석을 만났다. 날이 많이 흐렸고, 거리가 좀 멀었지만 작은재갈매기의 특징들을 모두 가진 전형적인 개체여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특징을 볼 때 성조로 보이지만 부리에 검은 반점이 남이 있으니 4회 겨울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녀석, 내년에도 다시 와줄까? 내년에 다시 만나면 다 자란 성조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 그 때 알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아야진에서 만난 4회 겨울깃을 작은재갈매기로 동정한 이유

 작은 크기 - 재갈매기보다 작고, 괭이갈매기보다 약간 크다(9~12번 사진 참조)

 작고 둥그스름한 머리

 가늘고 평행한 부리와 부리 기부의 녹색 기운

 머리와 목을 덮고 있는 옅은 갈색의 줄무늬 패턴

 분홍색 눈테와 반점이 섞인 어두운 갈색의 홍채

 재갈매기보다 살짝 연한 등판 회색

 매우 짧고 분홍색이 강한 다리

 회색 기운이 섞인 검은색 첫째날개

 첫째날개 끝의 커다란 흰 반점

 첫째날개 바깥쪽 검은띠의 패턴(특히 P9의 thayeri wing-tip pattern)(6~8번 사진 참조)

 매우 긴 날개 돌출부(P7의 하얀 반점이 꼬리 뒤로 돌출됨)

 

 

1.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목을 구부리고 있는 이 사진에선 머리의 모양이 좀 더 각져 보이고, 작은재갈매기의 전형적인 머리 모양과는 달라 보인다. 갈매기의 머리 모양은 자세에 따라 시시때때로 달라져서 동정을 참 어렵게 만든다. 다른 부분들은 모두 작은재갈매기의 특징들과 일치한다.

 

2.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이 자세가 전형적인 작은재갈매기의 자세. 머리 모양을 보라. 아야진의 이 녀석은 지나치게 작고 부리도 얌전한 걸로 보아 암컷으로 보인다.

 

3.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물에 들어간 상황에서 머리 모양이 또 달라 보인다. 반대쪽 첫째날개의 아랫면이 보이는 데 아주 연한 색을 보여준다. 2013년에 작은재갈매기의 동정에 관한 논란이 한창일 때 날개 아랫면의 색이 중요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작은재갈매기에 대한 많은 자료를 접하면서 날개 아랫면의 색은 작은재갈매기 동정에 있어 충분 조건이 아니라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4.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머리 크기에 비해 눈이 정말 커 보인다. 그래서 참 순한 인상을 준다. 작은재갈매기는 다른 재갈매기류에 비해서 눈이 커 보인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녀석에 대해서 만큼은 확실히 수긍할 수 있겠다. ^^

 

5.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6.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첫째날개의 검은띠는 P6-10까지 5장. P5에도 옅은 회색의 잘린 띠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포함시키면 6장이 된다. P10의 미러는 크고, 검은띠가 잘려 있어서 날개끝 하얀 점과 연결되어 있다. P9의 미러는 안쪽 우면에서 화이트 텅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작은재갈매기에서 보여지는 thayeri 패턴. P9과 P10의 안쪽 우면에 검은색이 꽤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작은재갈매기 미성숙 개체나 젊은 성조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패턴이다. 첫째날개의 깃갈이가 반복되면서 나이가 들수록 P9-10의 검은색이 범위가 줄어들어 결국에는 바깥 우면에만 나타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Adult primary patterns of presumed Thayer's Gulls Larus thayeri (a-o, I) and selected Nearctic congeners (II-V)]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 설명에 나타나는 그림과 대조해 보면, 아야진의 이 녀석은 4회 겨울깃 이상에서 주로 나타난다는 'd형'과 닮아 보인다. 

 

7.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8.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날개 아랫면은 전반적으로 연한 색을 띠고 있으며, 첫째날개 검은띠가 연한 검은색으로 보인다.

 

9.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이 개체의 크기를 드라마틱하게 드러내는 사진이다. 오른쪽에 있는 괭이갈매기 성조와 크기를 비교해 보라. 괭이갈매기에 비해 크기가 좀 더 커 보이며, 머리 크기는 거의 비슷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에 비해 다리는 괭이갈매기의 가는 다리보다 꽤 굵어 보인다.

 

10.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이 사진도 꽤 드라마틱한데, 오른쪽에 있는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 개체에 비해 너무 작아서 마치 거인 옆에 서 있는 소인처럼 보인다. 부척의 길이는 비율적으로도 짧게 느껴진다.

 

11.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오른쪽 뒤편에 있는 큰재갈매기 3회 겨울깃 개체와 크기를 비교해 보라. 머리의 모양도 매우 차이가 나는데 비슷한 자세에서 작은재갈매기가 훨씬 더 작고 둥글게 보인다. 머리 크기를 고려할 때 작은재갈매기의 눈이 상대적으로 더 커 보인다. 오른편 큰재갈매기의 눈이 앞 이마에 더 가까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이것도 작은재갈매기를 구별하는 필드 마크라고 하는데, 필드에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경험이 많이 쌓인다면 전체적인 형태를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할 것 같다. '커다랗게 보이는 눈과 앞이마에서 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눈'

 

12.

Ayajin, Gangwon. 16 January 2016. ⓒ Larus Seeker

뒤편에 있는 재갈매기류(아마도 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잡종)와 크기를 비교해 보라. 두 개체에서 부리의 길이와 굵기에 차이가 느껴진다. 이 녀석을 맑은날 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전형적인 개체를 만난다는 건 어떤 느낌이려나? 일단은 안심이 되고, 확실한 자료를 모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고, 도전할만한 무언가가 결여되어 조금 실망스럽고. 그래도 내년에 이 녀석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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