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성포구 재갈매기류 동정
- GULL ID
- 2015. 11. 3.
북성포구에서 만난 재갈매기류 동정하기
Identification of LWHG at Bukseong Port(2015-10-17)
Vega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2주 전 인천 월미도 근처의 작은 어항인 북성 포구에 다녀왔다. 인천 지역에서 갈매기들을 관찰하기에 좋은 곳을 찾던 중 발견한 장소. 물때가 잘 맞아야만 갈매기들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라 갈 수 있는 날이 제한되지만, 물때만 잘 만난다면 아주 가까이에서 다양한 재갈매기류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물높이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대체로 만조 후 3~4시간이 지난 시간대가 촬영에 가장 적당해 보인다. 관찰에 적당한 시간은 만조 후 1~2시간 후부터. 물이 점차로 빠지면서 드러나는 뻘 속의 생선 사체들을 먹으러 몰려드는 재갈매기류들의 액티브한 모습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곳에서 갈매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심한 악취와 지저분한 주위 풍경을 감수해야만 한다.
10월 중순에 만나게 되는 재갈매기류
10월 중순은 재갈매기류가 여름깃을 끝내고 겨울깃으로 깃갈이(이 깃갈이는 완전깃갈이로 이루어짐)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갈매기들을 보러 가면 여름깃에서 겨울깃으로 깃갈이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고, 겨울에 동해안에서 거의 보기 힘든 유형과 패턴의 재갈매기류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깃갈이를 이용하여 재갈매기류 구분하기
우리나라에 월동하러 오는 재갈매기류 주요 3종은 깃갈이 시기에서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한국재갈매기의 깃갈이가 제일 먼저 진행되고, 재갈매기가 그다음,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깃갈이가 제일 느리다. 이 시기에 한국재갈매기는 머리깃이 이미 겨울깃으로 변해 있고, 첫째날개깃이 깃갈이(P1-7 새깃, P8-10 자라는 중)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이에 반해 줄무늬노랑발갈매기는 머리에 줄무늬가 전혀 없는 깨끗한 여름깃을 아직 가지고 있으며, 첫째날개의 깃갈이도 막 시작되어 P1-2(3)정도만 새깃으로 교체된 상태를 보여준다. 재갈매기는 머리의 줄무늬가 조금씩 생겨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첫째날개가 중간 정도까지 깃갈이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개체에 따라 깃갈이 시기에 어느 정도 차이를 보여주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무시할 수 없으므로 깃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이 시기에 깃갈이 진행 정도는 3종의 동정에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그러나 성조가 아닌 미성숙 개체들의 깃갈이 전략과 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 이 시기에 깃갈이 패턴을 통해 3종의 미성숙 개체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도래하는 재갈매기류 3종의 깃갈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재갈매기류의 깃갈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 외에 [한국재갈매기의 깃갈이]를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북성포구에서 만난 재갈매기류의 동정
이제부터 북성포구에서 만난 재갈매기류의 동정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이 시기에 재갈매기류를 관찰한 경험이 워낙 적어서 동정에 많은 애를 먹겠지만 말이다. 아래에 소개하는 녀석들은 모두 같은 날(2015년 10월 17일)에 만난 녀석들이다.
1. 한국재갈매기(Larus vegae mongolicus Mongolian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겨울깃으로의 깃갈이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머리는 여름깃이 끝나고 가늘고 약한 줄무늬로 덮힌 겨울깃을 보여준다. 부리의 색도 여름의 샛노란색에 비해 더 연한 노란색을 보여주며, 아랫부리에 작은 검은반점이 있다. 홍채는 연한색을 가지고 있다. P1-8은 새깃으로 깃갈이를 마쳤고, P9은 4/5 정도 자랐으며, P10은 3/5 정도 자라 있다. P10에 작은 미러가 1개 보이며, P9에는 미러가 나타나지 않는다. 날개끝 검은띠는 P10-4까지 7장을 보여주며, P4의 검은띠는 바깥우면에만 약하게 나타난다. P3부터 둘째날개로 이어지는 날개끝 하얀 선(트레일링 엣지)은 폭넓게 발달해 있다.
한국재갈매기는 3종 중에서 깃갈이가 제일 먼저 시작되는데 이 시기에 첫째날개의 4/5 정도가 깃갈이가 끝나는 패턴을 보여준다. 이 개체는 평균적인 깃갈이 시기에 비해 조금 빠른 깃갈이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2. 한국재갈매기(Larus vegae mongolicus Mongolian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사진 속 가운데 뒤쪽에 위치한 개체. 부리의 색은 연한 노란색이고, 머리뒤쪽에 가늘은 줄무늬가 조금 보이며, 안쪽 둘재날개깃이 깃갈이 중인 모습이 보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깃갈이가 진행중인 첫째날개깃을 보면, P1-7은 새깃으로 깃갈이가 모두 완료되었고, P8은 3/5정도 자라 있으며, P9-10은 깃이 빠져서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각도에서 보이지 않을 뿐 아마도 P9은 어느 정도 자라고 있는 중일 것이다. 10월 중순이라는 시기를 고려하면 이 개체의 깃갈이는 평균적인 한국재갈매기보다 조금 느리고, 재갈매기보다는 깃갈이 진행 정도가 조금 빠르다. 따라서 깃갈이 진행 정도만 가지고 이 개체를 동정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 개체의 첫째날개의 특징을 좀 더 살펴보면, 날개끝 검은 띠는 P4까지 나타나 있다. 이럴 경우 P10에서부터 역산한 이 개체의 날개끝 검은띠의 갯수는 7장이 된다. 이것은 한국재갈매기에서 주로 나타나는 패턴이다. 날개를 통해 알아낼 수 있었던 건 여기까지. 아직 동정을 마무리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개체의 머리 형태는 재갈매기처럼 둥그스름하게 보이기도 하고, 한국재갈매기처럼 각이 진 걸로 보이기도 하는데...잘 모르겠다. 눈 주위에 가늘고 날카로운 줄무늬가 조금 보이고, 뒷머리에 역시 가늘은 줄무늬가 보인다. 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뭉쳐진 듯한 줄무늬라기 보다는 한국재갈매기나 줄무늬노랑발갈매기에서 나타나는 날카롭고 가늘은 줄무늬로 보인다. 이 시기에 겨울깃으로 넘어가고 있는 걸 보면 줄무늬노랑발갈매기는 아니라는 결론. 부리는 여름깃의 샛노란색이 아닌 겨울깃의 연한 노란색. 아랫부리 붉은반점은 그닥 크지 않고, 부리 검은 점이 아랫부리에 작게 보인다. 부리는 육중하다기 보다는 조금 가늘고 평행하게 뻗어 있는 형태. 재갈매기스럽다. 눈테는 붉은색이고, 홍채는 연한색인데 검은 반점이 보이지 않는다. 재갈매기의 경우 홍채에 어두운 작은 반점들이 자주 나타나 홍채가 어둡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개체는 오히려 한국재갈매기의 홍채 패턴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다리의 색은 옅은 살색. 이건 재갈매기와 한국재갈매기 모두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라 동정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
깃갈이 진행정도와 전체적인 생김새에서 재갈매기와 한국재갈매기의 특징을 모두 보여주는 이 개체, 누구일까? 느낌으로는 한국재갈매기로 보이는 데 이 시기에 이런 특징을 가진 녀석은 동정하는 건 역시 나에겐 아직 어려운 것 같다.
3.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개체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샛노란색의 부리와 많이 노란색의 다리, 그리고 줄무늬나 반점이 없는 깨끗한 머리. 정면샷이어서 날개 깃갈이 패턴을 볼 수 없지만 각 종의 특징과 깃갈이 시기를 고려하면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줄무늬노랑발갈매기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날고 있는 두 번째 사진에서 녀석의 정체가 좀 더 드러난다. 가늘고 평행하게 뻗은 샛노란부리, 줄무늬나 어두운 반점이 없는 깨끗한 머리. 녀석이 아직 몸깃을 겨울깃으로 깃갈이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즉, 깃갈이가 늦는 종이라는 거다. 날개깃에서 좀 더 많은 단서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P1-2의 깃은 새깃으로 깃갈이가 이루어졌으나 아직 다 자라지 못했다. 깃갈이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P6-10의 깃은 깃이 많이 닳아 있고 낡은깃을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P3-5가 깃이 빠지고 자라고 있는 중일 것이다. 오른쪽날개에는 P10에 미러가 1개가 보이고, 왼쪽날개에서는 P10에 미러가 하나, P9에 아주 작은 미러가 하나 보인다(한국재갈매기에서는 이렇게 양쪽날개의 미러가 서로 다른 갯수로 구성되는 경우가 약 10% 정도 된다고 한다). 날개끝 검은띠는 P6까지 5장이 보이는데 깃갈이 때문에 P3-5가 빠져 있어서 날개가 모두 자라있을 경우 검은띠가 몇 장일 지는 이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다. 첫째날개 바깥쪽의 검은색 부분은 평균적인 한국재갈매기에 비해서 더 적게 보인다. 깃갈이 시기와 전반적인 특징들을 종합하면 이 개체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로 동정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4.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뒷머리가 줄무늬없이 깨끗하고, 첫째날개의 깃갈이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은 개체. 첫째날개가 잘 찍히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바깥쪽 날개 다섯장(P6-10)은 낡은 깃을 가지고 있고, P5(또는 P4도 포함)는 빠져 있고, P4(또는 P3)가 4/5 정도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깃갈이 시기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 패턴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사진에선 맨바깥쪽 첫째날개(P10)에 커다란 미러가 한 개 있는 것이 보인다. 날개 바깥쪽의 검은 색은 한국재갈매기처럼 넓지 않으며, 재갈매기나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정도의 넓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에서도 겨울깃으로 넘어가지 않은 하얀색의 머리가 눈에 띄는데 이 시기에 이런 정도의 머리를 보이는 건 줄무늬노랑발갈매기. 부리는 가늘고, 아랫부리 붉은점고 꽤 크게 보인다. 이상의 특징들을 종합해 보면 이 개체는 여름깃에서 겨울깃으로 이행중인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성조로 보인다.
5.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깨끗한 하얀 머리. 일단 줄무늬노랑발갈매기가 후보로 떠오른다. 왼쪽에 앉아 있는 괭이갈매기와 비교할 때 몸윗면의 회색이 약간 연한 정도. 그렇다는 건 일반적인 재갈매기나 한국재갈매기보다는 좀 더 진한 회색의 등판이라는 이야기. 부리는 여름깃에서 나타나는 밝은 노란색. 이것 또한 줄무늬노랑발갈매기를 떠올리게 한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사진에선 양쪽날개 끝에 하얀 미러가 보인다. 오른쪽 날개에는 P10에 1개의 미러, 왼쪽 날개에는 P9-10에 2개의 미러가 보이는데, P9의 미러는 작아 보인다. 일부 개체에서 이렇게 양쪽날개의 미러 갯수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첫째날개의 P1-3는 새깃이 완전하게 자라 있고, P4는 자라고 있는 모습이 살짝 보인다. 오른쪽 날개의 P3 오른편에 날개 중간 즈음에 까만 반점이 보이는 데 이게 바로 P4의 날개끝 검은띠로 보인다. P5-6는 빠져 있고, P7-10은 낡은 깃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시기에 따른 깃갈이패턴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여름깃을 유지하고 있는 하얀 머리와 밝은 노란색의 부리도.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아랫부리 붉은반점이 상당히 크게 형성되어 있다. 이 사진에선 부리가 꽤 육중하게 보이긴 하는데. 눈테는 붉은색. 홍채는 중간 정도로 보이는데 이 사진에선 동공이 크게 나타나서 눈이 전체적으로 어둡게 보인다. 깃이 많이 닳아 있어서 그렇겠지만 어깨흰점과 셋째날개흰점도 꽤 작아 보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다리에 뻘흙이 잔뜩 묻어 있어서 다리의 색을 알아보기가 힘들지만 이 사진 속에 슬쩍 드러난 경부의 색은 밝은 노란색이다. 이상의 여러 가지 특징들로 볼 때 이 개체는 여름깃에서 겨울깃으로 이행중인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성조로 보인다. 겨울 후반부였다면 아마도 이 개체를 한국재갈매기로 분류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리라.
6.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왼쪽의 개체를 위에서 재갈매기로 잠점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오른쪽에 앉아 있는 녀석은? 왼쪽 재갈매기에 비해 더 짙은 등판의 회색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럼 줄무늬노랑발갈매기를 후보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부리는 매우 밝고 진한 노란색. 아랫부리의 붉은반점은 꽤 크게 보인다. 눈테는 붉은색, 홍채는 매우 연한색을 보여준다. 머리는 둥그스름하고, 전체적인 크기는 옆의 재갈매기와 비슷하다. 다리는 노란색 기운이 있는 살색. 왼쪽에 재갈매기로 동정한 개체와 거의 비슷하며, 조금 더 진한 정도? 접힌 날개를 보면 첫째날개 바깥쪽 깃의 깃갈이는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P10과 P9에 미러가 2개 보인다. 언뜻 드러난 다리의 색은 연한 노란색을 보여준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사진만으로 첫째날개 깃갈이 진행 정도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 일단 확실한 건 P6-10은 낡은 깃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P6-10이 낡은 깃이라는 건 날개끝 흰점이 다 닳아 있고, 날개끝 검은띠의 색이 바래서 연하게 보이는 것들을 바탕으로 알 수 있다. 어려운 것 새깃의 깃갈이 정도인데...사진으로 판단하기에 P1-2의 깃이 깃갈이 되었고, P3-5의 깃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에 대한 확신은 없다. 아직은 깃갈이 정도에 대한 판단 능력의 부족!!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아 사진에서 두드러지는 건 아랫부리의 붉은반점이 윗부리까지 꽤 넓게 확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랫부리의 붉은반점이 이렇게까지 확장되어 나타나는 경우를 전에 본 적이 없다. 있으려나? ^^;; 전체적인 특징으로 볼 때 이제 막 겨울깃으로 깃갈이를 시작한 줄무늬노랑발갈매기로 보인다. 마음에 걸리는 점은 두 가지. 첫째, 다리의 색이 전형적인 줄늬노랑발갈매기에 비해 노란색이 꽤 약하게 나타나는 점. 둘째, 아랫부리의 붉은반점이 윗부리까지 많이 확장되어 나타나는 점. 제대로 된 동정을 위해서는 이 개체에 대한 겨울동안의 변화 관찰을 통해 정보를 좀 더 수집해야할 것 같다. 다시 만나지려나?
7.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재갈매기 아종(Larus vegae birulai Birula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얼굴과 머리 전체에 가는 줄무늬가 생기기 시작하고 있으며, 부리는 밝은 노란색을 띠고 있고, 아랫부리 붉은반점은 조금 크게 보인다. 다리는 괭이갈매기만큼이나 밝고 연한 노란색. 이 녀석은 누굴까? 줄무늬노랑발갈매기로 보기에는 머리에 나타나는 겨울깃의 줄무늬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한국재갈매기라면 부리가 아직도 밝은 노란색을 띠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리고, 또 필드에서 이렇게 밝은 노란색을 띠는 한국재갈매기를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재갈매기에 관한 탁월한 연구자인 Yésou의 관찰 자료를 보면 필드에서 관찰한 555마리 중 다리가 샛노랗게 보이는 개체는 겨우 7마리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리가 노란 재갈매기? 다리가 노란색을 띠는 재갈매기는 재갈매기 번식지역의 서쪽 집단에서 나타나는 Birula Gull(Larus vegae birula)이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머리의 줄무늬는 가늘은 갈색으로 보이고, 일부가 뒷목까지 확장되어 있다. 몸윗면의 회색은 왼쪽 괭이갈매기에 비해서는 밝지만 꽤 어두운 색으로 보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첫째날개를 보면 양쪽날개에 모두 2개의 커다란 미러가 있는 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건 P7-8의 잘 발달된 그레이텅과 화이트텅팁. P1-4은 새깃으로 깃갈이를 마쳤고, P5-6이 빠져 있으며, P7-10은 낡은 깃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재갈매기에 비해선 느리고, 줄무늬노랑발갈매기에 비해서는 조금 빠른 중간 정도의 깃갈이 시기를 보여주고 있다. 서쪽의 타이미르 지역에서 번식하는 재갈매기 집단(때때로 이 집단을 별개의 아종으로 보아 Larus vegae birulai로 보기도 한다)과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이 경우 Larus heuglini heuglini와 Larus heuglini taimyrensis를 모두 포함)는 번식지역이 겹치기 때문에 잡종이 많이 출현하며, 두 종의 잡종은 두 종의 깃갈이 시기의 중간에 해당하는 특징을 보여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 개체의 경우 두 종의 잡종 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 또는 동쪽지역(추코트 반도)에서 번식하는 재갈매기 집단이 분홍색 다리를 가지는 데 비해서 서쪽지역(타이미르 반도)에서 번식하는 집단은 노란색 다리를 보여준다는 자료를 생각할 때 이 개체가 서쪽 타이미르 지역에서 번식하는 Birula Gull(Larus vegae birulai)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꼬리에 꼬리끝 검은띠의 흔적이 약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건 이 개체가 아직 완전한 성조가 아니라는 의미. 다른 모든 특징들은 성조의 특징들을 보여주는 데 꼬리만 아직 성조가 아닌 개체. 그렇다면 이게 흔히 말하는 어드밴스드 개체인가? 잘 모르겠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전체적으로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특징이 더 많이 나타나는 걸로 보이는 이 개체는 깃갈이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간혹 등장하는 깃갈이 진행이 매우 빠른 개체(아마도 번식에 실패한 개체?)일 수도 있고, 재갈매기의 아종인 다리가 노란 Birula Gull(Larus vegae birula)일 수도 있다. 현재로선 Birula Gull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어 이 개체에 대한 판단은 좀 더 미뤄둬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재미있는 특징을 보여주는 개체!!
8. 재갈매기(Larus vegae vegae Vega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머리와 뒷목에 강한 검은갈색의 줄무늬가 형성되어 있다. 한국재갈매기라기엔 조금 과해 보일 정도. 첫째날개는 깃갈이 중인데 P1-5까지 다자란 새깃, P6가 4/5정도 자라고 있고, P7은 이 사진에선 보이지 않는다. P8-10이 낡은 깃을 유지하고 있다. 양쪽날개의 깃갈이는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날개 바깥쪽에 2개의 미러가 형성되어 있는데, P10의 미러는 꽤 크고, P9의 미러는 조금 작은 크기이다. P10의 미러가 날개끝 하얀점까지 연결되어 있는 지 이 사진에선 확인하기 어렵다. P8에 그레이텅이 매우 크게 확장되어 있다. 전체적인 첫째날개의 특성은 재갈매기와 비슷하게 보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부리는 육중하지 않으며, 아랫부리에 붉은반점이 보이지만 반점의 크기는 그닥 커보이지 않는다. 눈태는 붉은색, 홍채는 연한색이지만 검은 반점이 섞여 있어 아주 연하게 보이진 않는다. 다리의 색은 노란색 기운이 있는 밝은 살색 정도로 보인다. 이 개체는 누구일까? P7까지 진행되고 있는 첫째날개의 깃갈이 속도와 첫째날개의 패턴, 그리고 머리와 뒷목의 꽤 굵은 줄무늬, 다리색 등으로 볼 때 이 기체는 재갈매기로 봐도 무난할 것 같다.
9. 재갈매기(Larus vegae vegae Vega Gull)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지금 막 내려앉고 있는 가운데에 있는 개체. 머리와 뒷목의 굵은 줄무늬. 둥글어 보이는 머리, 노랗고 가늘은 부리, 노란색 기운을 보여주는 살색 다리. 첫째날개는 P1-8까지 깃갈이가 진행중이며 P9-10은 낡은 깃을 가지고 있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오른쪽에 보이는 개체에 비해 몸윗면의 회색은 좀 더 연하게 보인다. 머리는 위 사진에서보다 확실히 둥그스름하게 보인다. 깃갈이 상태와 이런저런 특징들을 감안할 때 재갈매기로 보인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하나는 다리색에 관한 것이다. 전형적인 동쪽 집단의 재갈매기는 다리색이 분홍색으로 나타나는 데 이 개체의 다리색은 어떻게 봐도 분홍색이라기 보다는 노란 기운이 섞인 살색으로 보인다. 이 개체처럼 다리색이 애매한 개체는 어떻게 봐야 할까? 어쩌면 이런 개체들을 재갈매기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와 하이브리드된 개체들로 봐야하는 건 아닐까? 두 종(재갈매기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하이브리드에 관한 부분들은 따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단 이 녀석은 재갈매기에 가까운 걸로.
10.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유조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등판의 색이 전체적으로 어두워 보인다. 첫째날개깃의 안쪽은 바깥쪽에 비해 특별히 어두워 보이진 않는다. 둘째날개깃과 큰날개덮깃의 색 대비는 그닥 강하지 않다. 꼬리의 검은 갈색띠는 꽤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큰날개덮의 안쪽에 점무늬가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건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의 특징 중 하나.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꼬리의 검은띠는 꽤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맨바깥쪽 꼬리(T6) 기부는 재갈매기 유조만큼 밝은 흰색을 띠고 있지 않다. 셋째날개깃의 끝단은 연한색의 테두리를 보여주지만 그 폭이 넓지 않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부리는 육중하지 않으며 평행하게 뻗어 있다. 부리는 기부부터 부리끝까지 검은색에 가깝게 보인다. 아직 1회겨울깃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 큰날개덮깃의 무늬는 조밀하며, 3~4개의 작은 반점을 보여준다. 이 정도의 큰날개덮깃의 형태로만 봐서는 재갈매기인지 줄무늬노랑발갈매기인지 판단이 잘 되지 않는다. 머리와 가슴에는 약한 갈색 반점이 흩뿌려져 있다. 셋째날개깃은 어두운 색이며, 1/3 정도의 끝단이 밝은 색으로 보인다. 이 개체는 누구일까? 현재로선 재갈매기라기보다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유조로 보인다. 재갈매기류 3종의 유조와 1회겨울깃 개체들에 대해선 보다 많은 필드 경험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1. 줄무늬노랑발갈매기(Larus heuglini taimyrensis Heuglin's Gull) 유조?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머리와 배에 전체적으로 갈색 기운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한국재갈매기 유조와는 조금 달라 보인다. 꼬리끝 검은띠는 폭넓어 보인다. 이 사진에선 둘째날개와 큰날개덮깃의 색 차이가 크지 않아 대비가 심하지 않아 보인다. 이건 줄무늬노랑발갈매기 유조의 특징. 첫째날개 바깥쪽과 안쪽의 색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재갈매기에서 나타나는 특징. 이 녀석은 누굴까?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둘째날개와 큰날개덮깃의 색 차이는 확실히 그닥 많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 전의 사진에서 보였던 것과는 달리 첫째날개 안쪽(P1-5)과 바깥쪽(P6-10)의 색 차이도 많이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꼬리의 검은띠는 매우 폭넓어 보인다. 등과 어깨의 무늬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에 좀 더 가까워 보인다. 전체적인 특징들로 미루어 볼 때 줄무늬노랑발 유조로 판단된다. 하지만 유조의 동정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이 개체가 재갈매기 유조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
12. 한국재갈매기(Larus vegae mongolicus Mongolian Gull) 유조??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전체적으로 갈색이 적고 흑갈색의 등판과 날개를 보여준다. 이와 관련하여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한국재갈매기 유조. 둘째날개와 큰날개덮깃은 색 차이가 심해서 명확한 대비를 보여준다. 허리와 윗꼬리덮깃은 매우 하얗고, 꼬리의 검은띠는 폭이 그닥 넓지 않아 보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머리는 둥그스름하게 보이지만 이 각도에서 머리의 모양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부리는 기부까지 검은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1회겨울깃으로 완전히 이행하지 않은 개체인 것으로 보인다. 머리와 목은 연한 갈색을 띠고 있고, 줄무늬는 그닥 보이지 않는다. 첫째날개 안쪽(P1-5)과 바깥쪽(P6-10)의 색 차이가 약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큰날개덮깃의 점무늬는 복잡하지 않으며 한국재갈매기 패턴을 보여준다. 꼬리의 검은띠는 이 각도에선 폭이 매우 좁아 보이며, 맨바깥쪽 꼬리깃(T6)의 기부는 깨끗하고 반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몸아랫면은 흰색 바탕에 흑갈색의 얇은 줄무늬가 보이며, 갈색톤이 강하지 않다. 날개의 아랫면은 그닥 어둡지 않으며 밝은 톤을 보여준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전체적인 특징으로 볼 때 이 개체는 한국재갈매기 유조로 보인다. 그러나 이 시기에 이미 1회겨울깃으로 깃갈이를 끝마쳤어야 할 한국재갈매기가 아직까지 유조깃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 개체는 누구일까? 1회겨울깃으로의 이행이 늦은 한국재갈매기 유조? 아니면 꽤 밝은 색 패턴을 보여주는 재갈매기 유조?
13. 한국재갈매기(Larus vegae mongolicus Mongolian Gull) 유조?? 재갈매기(Larus vegae Vega Gull) 유조???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이 개체는 위에서 관찰했던 12번 개체와 매우 비슷한 특징을 보여준다. 다만 하나의 차이가 있다면 이 개체가 12번 개체에 비해 뒷머리와 뒷목에 갈색의 줄무늬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 이 개체도 꼬리의 검은띠가 명확하고 폭이 좁게 나타난다. 허리와 윗꼬리덮깃도 매우 하얗고.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첫째날개 안쪽과 바깥쪽은 색 차이가 있지만 차이가 심하지 않다. 재갈매기에 있어서도 색 차이가 나타나는건 1회겨울깃 개체에서부터이니 이건 그닥 중요한 점이 아닐지도 모른다.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부리는 완전한 검은색을 보여주는 데 이는 이 개체가 유조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머리의 형태는 어떻게 봐야할까? 재갈매기처럼 둥그스름한 머리? 아니면 한국재갈매기처럼 각진 머리? 재갈매기류 머리 형태의 판단은 여전히 너무 어렵다. 이 개체 또한 전체적인 형태는 한국재갈매기 유조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이기엔 깃갈이 시기가 너무 느리게 진행되는 걸로 생각되고. 이 개체는 누구일까? 아직은 전혀 모르겠다.
참고 문헌
• Yésou, P. (2001). Phenotypic variation and systematics of Mongolian Gull. Dutch Birding 23: 65-82.
• 氏原巨雄・氏原道昭,2004.シギ・チドリ類ハンドブック.文一総合出版.
• 박종길. 2014.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자연과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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