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흑로가 있을까? Pacific Reef Egret[흑로]

[Birds of East Sabah]


하얀 흑로가 있을까?

Pacific Reef Egret [흑로]


Pacific Reef Egret[White Morph]. KK Waterfront, Kota Kinabalu. 17 August 2016 ⓒ Larus Seeker

  

Kota Kinabalu에서 집까마귀와 함께 정말 보고 싶었던 녀석. 하얀 흑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흑로[Pacific Reef Egret] 백색형(white morph). 간혹 도감에서 하얀 색의 흑로를 볼 때마다 세상에는 별 녀석이 다 있구나 싶었었다. 내가 이런 녀석을 보게 되는 날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었고. 그러다가 Kota Kinabalu 해안에 녀석이 산다는 걸 알았을 때 녀석은 이번 탐조의 1순위가 되었다.



하얀 흑로를 만나다

    

녀석을 만나기 전까지 계속 궁금했었다. 하얀 흑로라는 건 어떤 느낌일까? 백로랑 비슷해서 구별하기도 힘든 거 아닐까? Kota Kinabalu 해안엔 이 시기에 황로, 쇠백로, 중백로, 대백로가 모두 살고 있기 때문에 녀석들과 하얀 흑로를 구별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였다. Sabah에 도착한 첫날부터 내 첫번째 타겟은 녀석이었다. Tanjung Aru에서 Sea Front까지 해안을 뒤졌지만 녀석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검은 흑로(?)조차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Sea Front 근처의 골프장 경계에서 흑로 2마리를 만났다. 몇 마리의 백로류와 함께. 흑로가 어디냐 하며 열심히 사진을 찍던 그 때 조금 이상한 백로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덩치가 작고 녹색 계열의 다리색을 가진. 녹색 계열의 다리를 가질 수 있는 건 두 가지 경우. 노랑부리백로 비번식깃이거나 하얀 흑로. 덩치로 보나 부리의 패턴으로 보나 노랑부리백로는 아니었다. 그럼 하얀 흑로!! 우와~


그 뒤로 흑로는 버려둔 채로(?) 녀석을 정말 열심히 쫒아 다녔다. 하지만 녀석은 자기가 귀한 줄 아는 건지 멀리서만 어슬렁 거렸다. 맘에 드는 사진을 찍지 못한 채로 Kota Kinabalu를 떠나야 했고, 며칠이 지나 Kota Kinabalu로 돌아왔을 때 나에게 남은 시간은 단 하루였다. 집까마귀도 찾아야 하고, 녀석도 찾아야 하고. 시간은 없고 마음은 분주한 그런 하루였다. 9일 전 녀석을 만났던 Sea Front의 해안으로 녀석을 만나러 갔으나 녀석은 거기에 없었다. 시간에 쫒겨 결국 녀석을 포기하고, 집까마귀를 찾으러 간 KK Water Front에 녀석이 있었다. 뭐냐 이 시츄에이션은. 그것도 아주 많이. Water Front 근처에는 아주 큰 어시장이 있었는데, 그 주변에는 많은 수의 흑로와 하얀 흑로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사람들을 그닥 경계하지도 않은 채. 헐~ 덕분에 아주 가까이에서 녀석들을 실컷 관찰할 수 있었다. 멋지다!!!




Pacific Reef Egret[Dark Morph]. KK Waterfront, Kota Kinabalu. 17 August 2016 ⓒ Larus Seeker

Filipino Market 근처의 어시장은 흑로들의 활동무대였다. 어시장 지붕 위에도 어선의 마스코트에도 녀석들은 있었다. 가까이에서 만나는 흑로들은 어딘가 어색했다. 제주에선 언제나 멀리에서만 관찰할 수 있었던 녀석들인데. 가까이에서 만나는 흑로의 깃 색은 제주에서 늘상 보던 모습과는 달라 보였다. 제주의 개체들도 깃에 이렇게 붉은빛이 감돌았던가? 어쩌면 먹이라던가 환경 때문에 제주에 서식하는 개체와는 다른 표현형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좋았는데 녀석들이 번식깃이 아닌 점은 아쉬웠다. 그리고 녀석들을 찾느라 아침 좋은 빛을 놓쳐서 녀석들을 만났을 땐 빛이 너무 강했다. 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강렬한 빛!! 그래서 사진은 망했다 ㅠㅠ



깃을 자세히 보면 검은색 외에도 푸른 빛과 붉은빛이 섞여 있다. 의외로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깃.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의 마스코트에도 녀석은 앉아 있었다.







이 녀석의 깃에선 등판에 푸른 빛이 유독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얀 깃을 빼면 흑로와 똑같다. 전체적인 크기, 형태, 다리의 색까지. 옷이 날개라더니, 하얀 깃이 녀석의 인상을 흑로와는 완전히 다른 개체로 만들어 버렸다.



연한 녹색을 띠는 녀석의 다리는 녀석이 흑로 외에 다른 종일 수가 없음을 보여준다. 노랑부리백로의 다리는 비번식기에 좀더 어두운 초록. 그리고 윗부리는 검은색, 아랫부리는 기부에서부터 2/3지점까지 노란색을 보여준다. 이 녀석의 다리와 부리를 보라!





생선이라도 훔쳐 먹었는지 녀석의 부리와 깃 여기저기에 피가 묻어 있다.



흑로 백색형 유조. 깃 여기저기에 검은색 줄무늬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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