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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의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 다섯마리

Slaty-backed Gull 1st-winter at Hupo Port

 

Slaty-backed Gull 1st-winter.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후포항에서 항구 안쪽에서 놀고 있는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 다섯마리를 만났다. 불가사리로 잔뜩 뒤덮인 바닥에서 어민들이 항구에 버린 소라를 먹기도 하고, 갯가재(?)를 먹기도 하면서 놀고 있었다. 한 때 큰재갈매기는 동정이 꽤 명확하고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들어 느끼는 건 이들에 대한 동정이 너무 어렵더라는 거다. 갈매기에 관심 가지면서 동정이 더 어려워지는 아이러니라니. ^^; 특히 셋째날개와 첫째날개의 색 변이의 폭이 무한정으로 넓은 1회 겨울깃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후포항에서 바로 눈 앞에서 놀고 있는 다섯 마리를 두고도 녀석들을 큰재갈매기라고 자신있게 불러줄 수 없었다. 변명같지만 그만큼 모두 제각각으로 생겼고, 전체적인 색감이나 첫째날개의 색이 많이 달라 보였다. 후포항에서 만난 큰재갈매기 다섯마리. 이들이 큰재갈매기가 맞는지, 이들의 첫째날개의 변이는 어느 정도까지 나타나는지 지금부터 살펴 보려고 한다.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첫째날개와 셋째날개의 스펙트럼 분류하기

Ujihara 도감에 보면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등판보다 훨씬 어두운 흑갈색의 첫째날개를 가지는 A형과 등판과 비슷한 연한 갈색의 첫째날개를 가지는 B형. 필드에서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을 관찰해 보면, 재갈매기처럼 검은색에 가까운 첫째날개를 보여주는 녀석부터, 수리갈매기처럼 등판과 거의 같은 색을 보여주는 녀석까지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도대체 어떠한 연유로 그렇게 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가볍게 다뤄보려고 한다.

 

우선 Ujihara도감에 나오는 A형과 B형을 기준으로 삼아서 분류를 전개해 보려고 한다. 우선은 표현형보다 유전자를 떠올려보자. 등판보다 어두운 흑갈색을 나타내는 유전자를 A형이라 하고, 등판과 같은 연한갈색을 나타내는 유전자를 B형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첫째날개는 날개의 진하기를 결정하는 A 유전자와 B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표현형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를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유전자의 결합 갯수로 나타내면 어떨까? 물론 실제로 유전자가 이렇게 조합되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조합들이 가능할 것이다. 매우 진한 흑갈색을 나타내는 'AA'형부터 매우 연한갈색을 나타내는 'BB'형까지.

 

첫째날개의 색을 기준으로 한 큰재갈매기의 분류 

단계

유형

유형의 특성

1

AA

  극단적인 흑갈색. 재갈매기와 비슷한 정도

2

A

  흑갈색의 첫째날개

3

AAB

  A형에 좀 더 가까운 색

4

AB

  A형과 B형의 중간에 가까운 색의 첫째날개

5

ABB

  B형에 좀 더 가까운 색

6

B

  연한갈색의 첫째날개

7

BB

  극단적인 연한 갈색. 수리갈매기와 비슷한 정도

 

물론 이 유형들은 1회겨울깃에만 한정되며, 시기적으로도 12월~1월 정도에만 적용 가능할 것이다. 2월이 되면 빛과 모래에 의한 탈색과 마모로 인해 대부분의 개체가 매우 연한갈색을 보여줄 테니.

 

 

첫째날개의 색을 기준으로 한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분류 ⓒ Larus Seeker

 

이번 유형 분류에선 등판의 깃색과 대비되는 첫째날개의 색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는 지 아니면 몸 전체의 색을 살펴 유형을 정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급조한 유형 조합이 맞아들어갈 지 어떨 지는 필드에서 좀 더 적용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일단 해보고, 안되면 수정하는 걸로.

 

 

1-1.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위에서 분류한 유형 조합에 따르면 'B'형. 첫째날개의 색이 등판과 비슷한 연한갈색을 나타내고 있다. 셋째날개의 색도 연한 갈색.

 

1-2.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자세에 따라서 머리의 형태가 전혀 달라 보인다. 이런 자세에서 두상의 특징을 파악하는 건 너무 어렵다. 바닥에 깔린 불가사리가 마치 단풍처럼 보인다.

 

1-3.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첫째날개 바깥쪽과 안쪽의 대비가 재갈매기처럼 명확하지 않다. 큰날개덮깃의 무늬는 재갈매기처럼 4열 정도의 반점을 보여준다. 재갈매기의 피를 물려 받았나? 몸 아랫면은 뭉개진듯한 연한갈색이 나타나는데, 회색이 섞여 있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인다.

  

1-4.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등과 날개의 대비가 약해서 거의 같은 색으로 보인다.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 꼬리끝 검은띠는 연한 흑갈색이며, 폭이 넓고, 꼬리끝에 하얀 테두리가 나타나고 있다. 허리와 윗꼬리덮깃은 하얗고, 작은 갈색반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1-5.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두상은 재갈매기처럼 보인다. 눈 주위의 아이마스크도 강하지 않고, 머리에 후드 형태도 보이지 않는다. 이 녀석이 큰재갈매기인지 잘 모르겠다. 큰재갈매기가 맞나? ^^; 그렇긴 해도 재갈매기라면 이 시기에 이보다 훨씬 더 진행된 깃갈이를 보여주어야 한다. 재갈매기에서 이 정도의 진행을 보여주는 건 10월 하순 정도. 재갈매기를 많이 닮긴 했지만 깃갈이 진행 정도나 등판과 날개의 특징 등으로 볼 때 큰재갈매기겠지? 어렵다 어려워. 

 

Vega Gull(Larus vegae vegae) 1st-winter. Bukseong Port, Incheon. 17 October 2015. ⓒ Larus Seeker

작년 10월 17일에 촬영한 재갈매기 1회 겨울깃. 후포에서 만난 큰재갈매기 1번 개체랑 얼굴이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얼굴을 제외하면 다른 점들도 많지만. 일단 이 녀석은 뭉개진듯한 깃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회색이 거의 섞여 있지 않고, 첫째날개가 길고, 다리의 색이 연한 분홍색. 큰재갈매기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1-6.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등판과 같은 정도의 연한갈색을 보여주는 첫째날개. 이 정도를 'B'형으로 보는 게 맞으려나? 아님 'ABB' 정도로 봐야 하려나?

   

2-1.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위에서 분류한 유형 조합에 따르면 'AB'형. 첫째날개의 색이 등판보다 조금 진한 갈색을 나타내고 있다. 이 녀석 정도면 한 눈에 뵈도 큰재갈매기라는 걸 알 수 있다. 회색이 많이 섞인 갈색, 온몸에서 나타나고 있는 뭉개진듯한 안개가 낀듯한 느낌의 깃 배치. 첫째날개도 꽤 짧고(P7의 끝이 꼬리 안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리의 색도 진한 살색.

 

2-2.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이 각도에선 머리에 후드 형태의 줄무늬가 나타나고 있다. 눈 주위의 아이마스크도 두드러진다. 턱밑, 멱, 뒷목이 유조와 달리 좀 더 연하고 밝은 색을 보여주고 있다. 등과 어깨의 깃은 대부분 깃갈이가 완료되었다. 이제 2월로 가면 이 상태에서 탈색과 마모가 더 진행되어 극단적으로 하얗게 진행되리라.

  

2-3.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큰재갈매기의 전형적인 자세는 아니다. 전형적인 자세에서 큰재갈매기는 앞가슴이 불룩하고, 뒤쪽으로 갈수록 갸름한 형태의 체형(pot-bellied)을 보여준다.

  

2-4.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등판의 안개가 낀듯한 회색이 두드러진다.

  

2-5.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눈 주위의 음침한 아이마스크 때문에 큰재갈매기를 보며 귀엽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녀석은 꽤 귀엽다. ㅎ

 

2-6.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ㅇ     

3-1.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A'형. 첫째날개의 색이 등판보다 어두우며 진한흑갈색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동해에서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을 관찰하면서 부척 앞쪽에 어두운 흑갈색의 줄무늬가 나타나는 게 자주 눈에 띄었다. 어두운 다리색을 나타내는 수리갈매기 못지 않게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에서도 어두운 흑갈색의 부척 앞쪽 줄무늬가 두드러지는 것 같다.  

 

3-2.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3-3.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꼬리끝 검은띠는 흑갈색이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만큼이나 폭이 매우 넓다. 이 녀석은 1번 개체와 다르게 허리와 윗꼬리덮깃 부분이 상당히 어둡다.   

  

4-1.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이 녀석은 'ABB'형. 첫째날개가 갈색을 보여주는데, 등판의 색보다 조금 더 어둡다. 얼굴 주변에 후드가 나타나고 고, 눈 주위에도 아이 마스크가 나타난다. 큰날개덮깃은 반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셋째날개의 마모가 다른 개체에 비해서 심하지 않다.  

  

4-2.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녀석이 먹고 있는 건 뭘까? 홍채의 색은 아직 어둡다. 2월이 되면 홍채의 색이 점차 연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고 싶다.  

 

4-3.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갯가재같은 것도 먹더라. 이 시기 후포항 안쪽에는 먹을 게 참 많아 보였다.

  

4-4.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이 녀석의 꼬리끝 검은띠도 폭이 매우 넓어 보인다. 허리와 윗꼬리덮깃엔 굵은 갈색의 반점이 많아서 어두워 보인다.

  

5-1.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AAB'형. 첫째날개보다 어두운 흑갈색의 첫째날개를 보여준다. 얼굴에 후드가 나타나고 있다. 등판과 몸 아랫면까지 회색이 많이 섞여 있으며, 깃이 뭉개져서 나타나고 있다.

  

5-2.

Hupo port, Gyeongbuk. 10 January 2016. ⓒ Larus Seeker

 

 

큰재갈매기 1회 겨울깃을 첫째날개의 색 패턴에 따라 7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이를 후포에서 만난 다섯마리의 큰재갈매기에 적용해 보았다. 아직은 여러 면에서 어설프긴 하지만, 좀 더 많은 개체들을 대상으로 적용해 나가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참고문헌

박종길. 2014.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자연과 생태.

이우신, 구태회, 박진영, 타니구찌 타카시. 2000.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 LG상록재단.

Malling Olsen, K. & Larsson, H. 2004. Gulls of Europe, Asia and North America. London: Christopher Helm.

Howell, S. and Dunn, J. 2007. Gulls of the Americas. New York: Houghton Mifflin Company.

氏原巨雄・氏原道昭,2004.シギ・チドリ類ハンドブック.文一総合出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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