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wan의 새를 만나러 가다
- BIRDS OF THE WORLD/TAIWAN
- 2017. 3. 27.
[Birds of Taiwan]
Taiwan의 새를 만나러 가다
Taiwan 탐조는 말레이시아 반도 탐조를 다녀오는 길에 잠시 들른다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하여 준비도 부실했고, 정보도 그닥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aiwan 탐조에 나선 건 고산지대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고유종들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행의 목적지를 Taiwan 중부의 Dasyueshan 단 한 곳으로 한정하고,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유종들을 만나는 데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선택으로 인해 많은 새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짧은 일정 중에서도 Taiwan의 매력적인 고유종들을 꽤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도 마음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여행을 멋지게 완성할 수 있었다. 부실한 준비를 채워주는 멋진 인연들, 여행의 또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다.
탐조 일정
2017년 1월 20일(금) ~ 23일(월) 3일 반나절
탐조 장소
Taiwan
• Dasyueshan(大雪山)(Taiwan 중부 고산지역 - 고유종이 많은 곳)
• Taipei Botanical Garden(Taipei 도심의 Garden Bird들을 볼 수 있는 곳)
관찰한 새들
Taiwan은 오랜동안 고립되어 있었던 섬이기에 그리 넓지 않은 지역임에도 꽤 다양한 고유종들이 살고 있다. 대략 27종 정도의 고유종과 50종이 넘은 고유아종이 살고 있다. 고유종들은 평지보다는 주로 고립된 고산지역에서 텃새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번 탐조지로 정한 Dasyueshan은 특히 고유종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차량도 없이 걸어서 탐조를 해야만 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정말 친절하고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14종의 고유종과 17종의 고유아종을 만날 수 있었으니 성과가 꽤 좋았던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아쉬웠던 점은 다양한 식생의 탐조지를 가보지 못한 점과 번식시기인 4월의 화려한 모습들을 보지 못한 것 정도.
Taipei 시내에선 Garden Bird들을 제법 만날 수 있었다. Dasyueshan에서 차량도 없고 시간도 부족해서 저지대의 새들을 살펴보지 못해 마음에 걸렸는데, Taipei 시내에 있는 식물원에 잠시 들른 덕분에 이를 만회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워낙에 짧은 시간이어서 다양한 새들을 만나진 못했지만 꽤 착한 녀석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리 심심하지 않았다.
Taiwan의 모습들
Taiwan에 도착한 첫날 묵었던 Enterpriser 호텔 앞 풍경
Taichung 시내에 있는 3성급 호텔. 가격이 저렴해서 선택했다. 아침 포함해서 하룻밤에 4만7천원 정도(2인 기준). 이른 아침인데도 오토바이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활기가 넘쳐 보였다. 호텔 프런트의 친절한 직원들 덕분에 이후 일정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었다.
Dasyueshan가는 길에 만난 과일 가게
귤 비슷해 보였는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가격이 저렴해 보여서 한 봉지 사서 먹었는데 꽤 맛이 좋았다.
Dasyueshan 아랫지역에 있던 과수원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건 귤처럼 보였다. 1월이라도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여기저기 꽃도 많았고, 귤도 많이 달려 있었다.
Dasyueshan 21km 지점 표지판
Dasyueshan은 산 아래를 기점(0km)으로 해서 거리에 따라 저렇게 지점 표시를 해놓고 있어서 위치를 찾기가 수월했다. 새들의 출몰 위치도 지점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편했고. Dasyueshan의 핫 스팟은 21~23km지역에 몰려 있었다. 21km 지역은 날씨가 꽤 따뜻했는데 고도에 따라 기온이 너무 달라서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 지 퍽 난감했다. 47km 지역은 아침에 3~4도 정도, 37km 지역은 7~8도 정도, 21~23km 지역은 13~15 정도, 13km 지역은 15 이상.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덥다가 쌀쌀하다가 하는 날씨 때문에 참 당황스러웠다.
Dasyueshan Guest House Visitor Center
43km 지점에 위치한 Visitor Center는 Dasyueshan에 새를 보러 오는 모든 탐조인들이 머무는 숙소로 알려져 있다.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주변에 새도 많아서 꽤 매력적인 곳. 단점이라면 너무나 비싼 가격(하룻밤에 12만원 정도. 주말엔 가격이 더 올라감)과 너무나 추운 실내(고산지역이라 여기는 밤이 되면 너무나 춥다 ^^;). 너무나 춥고 숙소에 난방도 안되서 어떻게 자나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침대에 한국산 전기장판이 있어서 따뜻하게 잘수 있었다. 누군가 Dasyueshan에 새를 보러 간다면 이 곳에서 자기 보다 13km마을의 숙소를 이용하길 추천하고 싶다. 그 편이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핫 스팟인 21~23km로 접근하기에도 훨씬 편리하다.
Dasyueshan Guest House의 식당
식당이 이거 단 하나였는데 음식이 Taiwan 전통식이 많아서 유럽 사람들의 Trip Report를 읽어 보면 음식에 대한 혹평들이 많았었다. 나에게도 잘 맞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워낙에 음식을 가리는 편이 아닌데다가 배가 고파서 그럭저럭 잘 먹었다. 이 식당의 제일 큰 문제는 음식의 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거였다.
Dasyueshan 47km 지점
숙소에서 Mikado Pheasant를 보기 위해 47km까지 걸어서 올라갔었다. 결국 Mikado Pheasant는 보지 못했지만 멋진 풍광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Dasyueshan 13km 마을
둘째날 머물렀던 13km 미을의 해질녘 풍경. 고도가 높았던 43km 지점에 비하면 이 곳은 꽤 따뜻해서 좋았다. 그닥 크진 않지만 여관들도 몇 개 있었고, 식다을도 있어서 며칠 머물면서 새를 보기엔 참 좋은 마을인 것 같았다.
Dasyueshan 아래에 있는 마을
Dasyueshan을 내려오면서 만났던 마을 옆 풍경.
Taipei Botanical Garden
Taipei Botanical Garden은 Taipei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식물원이었는데 일단 무료라서 좋았고, 사람들이 그닥 많지 않아 한적해서 좋았고, 정말 다양하고 많은 새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오후에 비행기를 타야 해서 오전 짧은 시간동안만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24종이나 관찰할 수 있었다.
Taipei Botanical Garden 근처 연못에서 새를 기다리고 있는 Taiwan Birder
Taiwan에 가서 참으로 놀랬던 게 새를 보는 곳마다 버더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점이다. 어디를 가나 버더들이 많았고, 성별과 나이도 참으로 다양했다. Taiwan이 새가 많아서 그런 지 몰라도 탐조 문화가 꽤 발달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Taiwan에서 만난 사람들
Taichung 시내에서 Dasyueshan 숙소까지(3시간이나 걸렸다) 우리를 태워다 주었던 택시기사 아저씨. 영어가 거의 안되는 분이었는데도 아는 영어 총동원해서 우리에게 가이드를 해주려 애를 많이 쓰셨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답답할 때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우리랑 삼각대화(?)를 시도하기도 하셨다 ^^; 참 친절했던 분. 숙소로 짐을 전부 옮겨 주시고 나서 한 장 찰칵!
Dasyueshan과 마을을 오가는 마을버스 기사할아버지의 손자. 할아버지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잘도 놀더라. 똘망똘망 귀엽게 생겼다. 정말 정이 많았던 버스 일행 덕택에 무거운 짐들고 길바닥에서 헤메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고마운 분들. 마을버스에 타신 분들과 단체사진 한 장 찍어두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3km마을에서 만난 아이들. 참 착해 보인다. 남매였는데, 오빠는 내 쌍안경에 관심이 무지 많았다. 쌍안경으로 전선 위에 앉아 있는 검은바람까마귀를 보여주니 너무 좋아라 했다.
역시 13km마을에서 만난 아이들. 왼쪽 아이가 고등학생, 오른쪽 아이가 중학생이라 했는데 Taiwan 여자 아이들도 이맘때는 굴러다니는 낙엽만 봐도 까르르 하나 보더라. 어찌나 잘 웃고 수다스러운지. 사진 같이 찍으면 안되겠냐고 물어와서 당황했지만 자연스러운 척 한 장.
Dasyueshan 탐조 중 만난 Taiwan Birder. 참으로 유쾌한 이였는데, 다음에 Taiwan에 오면 꼭 연락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
13km 마을에 있는 여관 주인 아저씨. 처음엔 꽤 험상궂어 보였는데 알고보니 정이 깊은 분이었다. 이 분도 영어가 전혀!!! 되질 않아서 퍽 난감했었는데 구글 번역기 덕분에 서로 핸드폰 하나씩 들고 어찌어찌 대화를 해나갈 수 있었다. 돌아오는 날까지 살뜰하게 챙겨주어서 아직까지도 참 고맙다.
Taipei Botanical Garden에서 만난 대학야조회 친구들과 수강생들(?). 탐조문화가 발달한 탓인지 정말 많은 탐조인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진지하게 새를 관찰하는 대학야조회 친구들을 만난 건 그 중에서도 즐거운 일이었다. 사진에 목숨거는 새 사진가들도 제법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 마주칠 때마다 이 친구들이 무척 난감해 하면서 저러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
Taiwan에서 먹었던 음식들
13km 마을 식당에서 먹었던 음식.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랑 야채볶음. 돼지고기가 좀 짜긴 했는데 그래도 맛이 좋았다.
이건 물고기를 마늘과 함께 튀겨낸 거였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 우리나라 빙어튀김같은 맛?
Taipei 시내에 묵던 날 먹거리 골목에 구경나갔다가 고른 음식.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 해서 시켜 봤는데 특히 아래에 있는 굴전은 맛이 좋았다. 요즘 Taipei 먹거리 여행이 인기가 좋다는데 이번 탐조에선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 맛있다는 음식들을 제대로 먹어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Taipei 식물원 구경 마치고 나오다가 바로 앞 골목길에 있는 국수집에서 먹었던 국수. 값도 매우 저렴했고, 의외로 맛도 좋았다. 사진으로 보니 맛이 없어 보이네 ^^;
Taiwan에도 독특한 방식으로 새 사진을 찍는 분들이 제법 있었는데, 식물원 바로 옆에서 새들을 불러 모아 이쁘게 찍으려고 이렇게 세트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있었다. 어찌나 정성스럽게 세트를 만드시던지 신기해서 한 장.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세트인데 마지막에 저 꼭대기에 모형 꽃을 달아 놓고, 먹이를 준 후에 몰려드는 새들을 찍는 거란다. 대학야조회 친구들은 이 분들 보면서 인상을 상당히 찌푸렸던 기억이 난다. 젊은 친구들 보기엔 거슬려 보일 수도 있겠지만 새들을 괴롭히는 건 아닌데다가 나름의 즐거운 취미이니 뭐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탐조여행을 다녀왔으면 근사한 Trip Report 하나 정도는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게으름 때문에 쉽지가 않다. 언제쯤 게으름 이겨내고 근사한 Trip Report 하나 쓸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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